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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영화 <사운드 시티>, 백 투 더 아날로그락음악의 어벤저스
정인채 칼럼니스트  |  inchaijung@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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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4.03  13: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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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 영화 <사운드 시티> 포스터

락 음악에 대한 관심 여부를 떠나 <사운드 시티>는 볼 만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음악을 잘 모르더라도 '릭 스프링필드', '레이지 어게인스트 머쉰', '너바나' 정도는 누구나 알고 이러한 위대한 뮤지션들을 만나 볼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벌써 이목을 끈다. 이 영화는 그룹 '너바나'의 드러머였고 현재 '푸 파이터스'의 리더인 데이빗 그롤이 감독했는데 그 스스로 화자가 되어 ‘너바나’의 명반 <네버마인드>가 태어난 스튜디오 '사운드 시티'의 역사와 그곳을 거쳐간 뮤지션들을 재조명한다. 음반 작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명당이라는 것이 있다던데 '사운드 시티'가 바로 그곳이다. 스튜디오 거쳐간 사람들의 얘기는 마치 추억의 파노라마처럼 화면을 채운다.

   

영화는 스튜디오의 역사를 되새기며 ‘사운드 시티’의 성공에 대한 이유를 몇 가지 언급된다. 먼저 '니브 콘솔'이라는 장비에 대한 얘기다. 간단히 말해 테이프 기반의 프로듀싱 툴인데 모든 기능을 다이얼로 조정하고, 테이프를 끊어 부쳐서 음악을 편집하던 장비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야말로 혁신적인 장비였는데 ‘니브 콘솔’로 전에 없는 사운드가 만들어졌고, 그 사운드에 이끌린 뮤지션들이 스튜디오에 모이게 된다. 다음은 '드럼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다. 원래 '사운드 시티'의 건물은 앰프 공장으로 사용되던 곳이으로 악기의 사운드를 위해 특별히 건물을 디자인했던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사운드 시티'의 드럼 소리는 이 스튜디오만의 매력이 된다. 스튜디오 내에서 드럼을 위한 자리를 단 한 곳이다. 사람들이 그것을 우연한 발견이라고 얘기한다. 마지막으로 '사운드 시티'를 운영해 왔던 사람들이다. 설립자인 조 갓필드를 비롯해 스튜디오에 몸 담았던 사람들은 음악의 열정을 이해했고 재능있는 뮤지션이 성공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 주었다. 당시 ‘사운드 시티’는 그곳에서 잡일을 하던 사람이 엔지니어로 성장하는 그런 공간이었다. 영화의 전반부는 이처럼 더불어 스튜디오의 성공 과정을 명반의 탄생사와 얽힌 뮤지션들의 증언을 토대로 이야기한다. 반면 후반부는 이 스튜디오의 쇠락에 대해 이야기한다. CD의 등장에 이은 디지털 시대가 열리면서 한물간 시스템을 갖춘 낡고 누추한 '사운드 시티'는 점차 갈 길을 잃는다. 그 자리를 최신  컴퓨터 장비로 무장한 스튜디오가 대신했다. 컴퓨터 사운드에 대한 불만과 초기 디지털 툴의 한계도 있었지만 결국 변화를 거스를 수는 없었다. 데이빗 그롤은 '사운드 시티'에서 '니브 콘솔'을 인수받아 자신의 스튜디오인 '스튜디오 606'에 설치한다. 데이빗은 말한다. "이걸 구석에 둘 장식품으로 가져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리고 그는 '니브 콘솔'을 복구해 뮤지션들을 부르기 시작한다. 

 

   
▲ 영화 <사운드 시티> 중에서

데이브 그롤이 감독이라는 점에는 이야깃거리가 많다. 참신하기는 하지만 그는 영화 감독의 경험이 전무하지 않은가. 그는 <사운드 시티>에서 성쇠를 이야기하다가 난데없이 '니브 콘솔'을 사들여 자신의 스튜디오로 뮤지션들을 불러 모으며 음악 영화로 만든다. 어떤 의도였는지는 알겠지만 엄밀히 말해 두서가 없다. 반면 뮤지션 스스로 만들었기에 느껴지는 힘과 진정성이 있다. 전달하고 하는 메세지가 강하게 와닿는다. 또한 등장하는 인물의 면면을 볼 때 그 어떤 제작자나 감독도 쉽지 않은 캐스팅이다. 설령 가능했다고 쳐도 이처럼 진솔한 시각이 드러났을지 의문이다. 적어도 ‘사운드 시티’의 시대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만들기에는 역부족이다. 영화적 완성도는 차치하고 이야기는 마지막으로 갈수록 점입가경이 된다. 엉성하지만 날것 그대로의 순수함이다. 이 영화는 음악 이외의 다른 창작 영역에서도 의미있는 울림을 남긴다. 첨단 장비에 둘러쌓여 홀로 작업하는 요즘의 창작자들에게 영화는 소중한 메세지를 전한다. 

"혼자 무언가를 만드는 일도 좋지만 함께 하면 더 좋다."

이 메세지를 들으면서 주위를 둘어보게 된다. 갖가지 디지털 장비로 둘러싸인 작업실. 물론 혼자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 한다면 더 훌륭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다른 한편으로 <사운드 시티>는 조금 씁쓸한 마음도 가지게 만든다. ‘사운드 시티’의 대가들은 말한다. "지금처럼 잘못 연주해도 컴퓨터로 간단히 수정하면 되니까 다들 연습을 게을리하고 연주 실력이 뒤쳐질 수 밖에 없지." "더 편리한 장비가 나왔다고 해서 예전보다 더 많은 명반이 나오지는 않아." 밤새도록 수백번 연주하고 들으면서 만든 음악이 사라져 간다는 느낌은 어쩐지 슬프다. “그래 바로 그거야”를 연발하여 아날로그 장비로 녹음하는 그들의 모습은 아름다운 석양을 보는 것 같다.

"어렵네요." 데이빗 그롤이 말한다.

"원래 그런거야." 폴 메카트니의 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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