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정은정] ‘대전예술가의집’ 개관 기념으로 시각예술의 시간의 흐름을 한 장소에서 감상할 수 있는 프리뷰 형식의 '대전미술 150인 초대전'이 시작되었다.

▲ '대전미술 150人 초대전' | 대전예술가의집

3월 27일부터 4월 5일까지 3층 전시실에서는 서양화, 한국화, 서예, 문인화, 조소, 판화, 공예, 디자인의 8개 분야에서 활발하게 창작 활동을 하면서 지역 문화 예술계에 이바지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생명, 인간, 자연 등을 주제로 풍경이나 인물 등 대상을 단순화시키고 재조합하는 방식으로 조화로운 균형을 찾는 것이 주를 이루는 원로작가 임봉재, ‘행운을 부르는 픽토그램’ 시리즈로 유명한 정장직 작가, 실경산수를 고집하며 자연과 공감하는 작업을 벌이는 작가 이재호 등을 비롯해 김배히, 김지은, 남철, 민동기, 신현국, 윤여환, 임립, 정명희, 조평휘, 허강 등 원로작가와 중견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 임봉재 作 <고향> 2015 | 대전예술가의집

▲ 정장직 作 <승리의 탑 연작> | 대전예술가의집

▲ 허강 作 <자연으로부터> | 대전예술가의집

150명이라는 많은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만큼 각자의 개성이 묻어나는 인상 깊은 작품이 많았다.

또한 3층 전시실은 8개의 독립된 공간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각 공간들이 원형으로 서로 이어져 있어 타 미술관과는 색다른 동선으로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었다. 또한 전시 벽면도 인체 공학적인 곡면으로 설계되어 독특하고 흥미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 대전예술가의집 3층 전시실

시민과 지역 예술가의 소통공간의 개관 기념 전시로는 손색없는 전시였다.

21세기 도시 트렌드의 하나가 창조도시다. 창조도시(Creative City)란 시민의 창의적인 활동을 중심으로 창조산업 기반이 조성되고 창조경제가 활성화되는 도시이며, 이를 통해 도시는 지속발전가능성이 구축되는 것이다. 창조도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문화 환경, 즉 창조성의 원천인 문화예술이 중요하다. 지역 문화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문화 환경을 가져야 진정한 창조도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지역 문화콘텐츠는 지역 예술가와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시민들에게 지역 예술가들은 생소하다. 해외와 서울에서 성공한 예술가들이 우리 지역 출신이어서 재조명 받는 경우는 많지만 지역에서 이름을 알리고 더 큰 무대에서 성공하는 경우를 자주 접하지 못한다.

많은 지역의 문화재단과 정부기관에서 소외되고 어려운 지역 예술가들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지역문화를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지역자원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그것을 적절히 수용하고 키워내는 구조를 만들기란 여전히 어렵고, 진정한 지역 아티스트는 탄생하기 어렵다.

이번 전시는 대전지역 시각 예술의 과거, 현재를 감상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번 전시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지역 예술가들의 힘이 되어 줌과 더불어 지역의 역량 있는 젊은 예술가를 발굴해서 시민들에게 소개해 주며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내고, 지원의 디딤돌이 되어 대전 예술의 미래를 이끄는 계기가 되어 다른 지역에서도 벤치마킹할 수 있는 모범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