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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 영화
영화와 연극의 경계선 줄타기버드맨과 박수칠 때 떠나라
최보영 칼럼니스트  |  boyung35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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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22  03: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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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하는 오해 01. 영화는 연극에서부터 탄생했다. 

흔히들 하는 오해 02. 영화와 연극은 많이 닮아있다.

   
▲ 영화 <버드맨>의 포스터

[디아티스트매거진=최보영] 많은 사람들은 영화는 연극에서부터 탄생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의외로 연극은 영화의 탄생과 관련이 없다. 연극과 영화는 둘 다 연기를 기반으로 이루어진 예술이다. 하지만 초기 영화는 연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지금과 같은 형태가 아니었다. 영화는 기술의 발전과 도시화, 산업화와 맞물려 탄생했으며 초기영화는 연기가 없는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하고 있었다. 이에반해 연극은 모방의식인 춤, 무용, 음악 등의 형태로 제의식이 펼쳐졌던 곳에서 탄생했으며 인간중심의 공연예술이라는 본질을 갖고있다. 이렇게 영화와 연극은 아예 다른 탄생배경을 갖고 있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영화와 연극은 배우의 연기를 기반으로 이루졌다는 공통성을 갖는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영화와 연극이 같은 종류의 예술이라고 생각하지는 말자. 영화와 연극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시공간의 제약성이다. 영화는 샷을 기초단위로 하며 얼마든지 편집이 가능하다. 그래서 실제 시간과는 달리 거꾸로 시간을 돌리거나 일정 부분의 시간을 늘리거나 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또한 영화의 공간은 카메라의 프레임에 의해 결정된다. 카메라가 선택하는 부분만을 보여주게 되는데 이 또한 상영 전에 얼마든지 편집이 가능하기 때문에 공간의 제약이 적다. 이에 반해 연극은 장을 기초단위로하며 한 장의 시간의 실제의 시간과 일치한다. 실시간으로 공연되기 때문에 시간의 제약을 많이 받는다. 연극의 공간 또한 무대 위 관객들에게 보이는 공간만이 배우의 행동범위가 되기에 제약이 크다. 또한 영화는 카메라를 통해 클로즈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사의 비중이 낮고 표정이나 사물을 직접 비추는 보여주기식 예술이다. 그러나 연극은 무대와 관객사이의 거리가 멀기때문에 표정과 사물만으로 이야기를 전개할 수 없고 모든 것을 대사로 전달해야한다. 

 이렇게 영화와 연극은 닮은 듯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매우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극과 닮은 영화들이 있다. 영화와 연극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영화에서 연극성을 강조한 작품이다. 오늘 소개할 영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고 현재 우리나라에서 상영중인 영화 버드맨과 10년 전 개봉한 장진감독의 영화 박수칠 때 떠나라도 그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극과 닮은 두 영화,버드맨과 박수칠 때 떠나라.

시공간의 제약 그리고 연극적 대사

   
▲ 영화 <박수칠 때 떠나라>의 포스터

 영화는 시공간의 제약을 거의 받지 않고 보여주기만으로 전달이 가능하다. 그러나 버드맨과 박수칠때 떠나라는 일부러 시공간의 제약과 연극적 대사를 갖고 옴으로써 연극과 영화의 조화를 꾀한다. 버드맨은 '버드맨'이라는 슈퍼히어로 영화로 성공했던 배우 리건톰슨이 재기를 꿈꾸며 만든 연극의 개막 전 3일간을 그린 영화이다. 원테이크는 아니지만 마치 원테이크로 찍은 것 처럼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편집이 많은 주목을 끌었는데 연극적 속성은 여기서 비롯된다. 리건톰슨이 창 밖을 바라보며 공중에 떠서 좌선을 하고 있는 첫 장면부터 마지막 엔딩크레딧이 나오기 전까지 모든 장면은 주연들의 동선에 따라 화면이 이동한다. 갑작스런 화면전환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관객들은 시간의 엉킴이 없이 흘러가는 연극적 시간을 경험하게 된다. 리건톰슨에게 벌어진 일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리건톰슨과 내가 같은 시간을 경험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 속에서 영화를 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관객은 더 영화에 집중할 수 있게되며 버드맨이 보여주는 놀라운 몰입도는 여기에서 비롯된다. 이는 박수칠때 떠나라도 마찬가지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연극감독으로 오래 활동했던 장진감독이 연극의 속성을 끌어와 만든 영화이다. 한 모텔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후 범인을 밝혀내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버드맨처럼 시간을 초월한 편집을 자제하고 있다. 원테이크처럼 편집을 하진 않았지만 관객이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이 밝혀지는 과정을 방송을 통해 풀어내며 관객이 사건을 실시간처럼 느껴지도록 만든다. 

 이 두 영화는 공간의 제약도 갖고 온다. 버드맨의 스토리는 리건톰슨이 제작한 연극이 올라가는 극장 건물을 주로 배경으로 삼는다. 중간 중간 장소의 이동이 있긴 하지만 거의 건물 안 연극 무대와 분장실, 복도와 옥상 등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영화에서 한국에서 미국, 나아가 지구에서 우주로 한 순간에 움직이는 걸 생각하면 비교가 쉽다. 박수칠 때 떠나라도 마찬가지다. 방송국이라는 한 건물안에서 사건의 테이프를 돌려보고 용의자를 취조하며 방송을 진행한다. 갑작스러운 장소이동은 일어나지 않는다. 즉 연극건물과 방송국은 영화의 무대인 것이다.

 또 하나는 연극적 대사이다. 두 영화는 보여주기식 연출외에도 대사를 활용해서 스토리를 진행시킨다. 단지 보여주기만 해도 알 수 있는 영화에서 오히려 대사를 사용해 하나하나 풀어줌으로써 의미를 크게 전달한다. 버드맨의 삼일에서 관객은 영화 속에서 리건톰슨의 연극 연습과 프리뷰 그리고 첫 공연까지 연극을 감상하게 된다. 연극무대의 뒷 편에서 무대로 배우를 따라 이동하고 같은 대사는 3번까지 반복된다. 그러나 처음에 흘려듣게 되는 연극대사는 영화 속 상황이 바뀜에 따라 연극 속 대사가 아니라 마치 리건톰슨 자신의 대사인 것 처럼 들린다. 직접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감정의 연극 역할의 대사를 통해서 주인공의 심정을 관객에게 천천히 전해주는 방식은 몰입하기 효과적이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영화 속 연극을 통해 대사의 효과를 낸 버드맨과 달리 영화 속 대사가 자체가 연극처럼 이루어진다. 영화의 프롤로그 후 첫 장면은 검사 최연기와  용의자 김영훈의 대화장면이다. 감독은 범행장면을 찍어 보여주는 방식 대신에 검사의 취조라는 방식을 통해 오로지 대사만으로 용의자의 감정과 정보를 전달한다. 영화는 첫 장면외에도 사건이 진행되기 보다는 사건을 회상하는 인물의 대사로 처리된다. 따라서 관객은 영상 속 어떤 사물보다는 배우의 대사에 집중하게 되고 영화의 몰입도는 배우의 연기에 따라 좌지우지된다. 그리고 차승원과 신하균 등의 배우들은 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처럼 두 영화는 영화임에도 연극의 속성을 끌어와 영화에 훌륭히 조화시킨다. 특히 버드맨은 연극의 속성과 함께 버드맨이라는 하늘을 날아다니고 초능력을 쓰는 슈퍼히어로의 특성을 이용해 초현실적인 요소를 넣을 수 있는 영화의 속성도 잘 살리고 있어 그 둘의 조화가 눈여겨 볼 만 하다. 가깝다고 생각되지만 사실은 많이 다른 두 예술, 영화와 연극의 경계선 줄타기를 이 두 영화는 놀랍도록 잘 해내고 있다. 줄타기는 관객이 필요하다. 버드맨은 절찬 상영중이니 이번 주말엔 당신도 같이 줄타기를 구경하며 영화의 연극적 요소와 영화적 요소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참고문헌 : 배상준, 영화 예술학 입문, 성신여자대학교출판부,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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