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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투영화 Choice 5
조재형 칼럼니스트  |  superjjh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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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18  15:3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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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소리 복서' 스틸컷

  [디아티스트매거진=조재형]  2019년 10월 또 하나의 권투영화가 개봉했다. 엄태구, 이혜리, 김희원 주연의 ‘판소리 복서’가 개봉했다. 정말 안 어울리는 두 단어의 조합이다. 판소리와 복서. 그러나 영화 ‘판소리 복서’는 이 두 가지를 영화 안에서 귀엽고 리듬감 있게 담아냈다. 장구장단에 맞춰 상체를 위빙하는 병구의 움직임은 색다르고 멋졌다. 영화화하기에 언제든 구미가 당기는 권투영화가 이제는 다른 영역으로 융합까지 이뤄낸 것이다. 그렇다. 권투라는 운동은 영화하기 좋다. 온전히 개인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며 결핍이라는 시작점에서 완주라는 결과물까지 하나의 이야기로 담아내기에 적합하다. 그동안 영화 역사에서 권투를 소재로 하여 발자취를 남긴 작품들을 다시 감상해보자.

 

   
▲ '챔피언' 스틸컷

  챔피언

  권투는 12라운드로 치러진다. 하지만 원래는 15라운드였다. 축소된 결정적 계기는 김득구 선수 사망사건이었다. 3분 15라운드. 그야말로 권투는 극한의 체력을 요하는 운동이다. 권투 라운드 축소의 결정적 계기를 부여한 김득구 선수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가 유오성, 채민서 주연의 ‘챔피언’이다. 권투는 고독하고 고독하다. 물론 주변에 세컨드들이 존재하지만 링 위에선 나 혼자다. 나 혼자서 상대를 이겨내야 한다. 이 고독한 감정을 영화 ‘챔피언’은 김득구라는 인물로 유오성의 연기로 표현했다. 권투라는 운동의 진한 정체성을 알고싶다면 ‘챔피언’을 보면 된다.

 

   
▲ '밀리언 달러 베이비' 스틸컷

  밀리언 달러 베이비

  앞서 말했듯이, 물론 권투는 혼자 한다. 링 위에는 나 혼자 뿐이다. 그러나 그 나 혼자서만 경기를 준비하고 진행할 수 없다. 나 자신을 선수로 완성시켜줄 트레이너나 코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 둘의 존재에서 영화로 만들어내기 적합하게 드라마를 부여하고 누구나 지켜보고 싶은 작품으로 만들어진 것이 ‘밀리언 달러 베이비’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직접 연기와 연출을 도맡아 새로운 권투 드라마를 탄생시켰다. 선수와 코치가 교감하며 경기를 준비하고 그 과정에서 생겨난 드라마는 전세계를 집중시켰고, 결국 ‘밀리언 달러 베이비’라는 영화는 제7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거머쥐어 권투영화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 '주먹이 운다' 스틸컷

  주먹이 운다

  권투는 그래도 격한 액션으로 풀어가는 운동이다. 액션? 우리나라에 액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감독이 류승완 감독이다. 류승완 감독이 권투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어냈다. ‘주먹이 운다’는 최민식과 류승범 두 배우의 주연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특이하게도 두 주연은 영화 내내 마지막 링에서 맞붙기 전까지 단 한 번도 만나지 않는다. 즉 두 인물의 드라마가 고조돼 마지막 링에서 펼쳐지는 경기에서 그 드라마의 고조가 폭발하게 되는 ‘주먹이 운다’ 드라마 구조다. 두 사내의 드라마는 곧 권투를 할 수 밖에 없는 필연적 이유로 귀결됐고 이유를 해소하고픈 갈증은 권투로써 모든 것이 폭발했다. 권투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정직한 드라마를 따른 영화 ‘주먹이 운다’였다.

 

   
▲ '록키 발보아' 스틸컷

  록키 발보아

  사실 ‘록키 발보아’라고 선택은 했지만 세계 영화 역사에 있어 권투영화를 꼽고 권투 인물을 꼽고 권투 음악을 꼽으라면 전부 ‘록키’ 시리즈에서 선택돼야한다. ‘록키’는 시대의 아이콘이고 권투의 아이콘이고 록키를 연기한 실베스타 스텔론을 있게 했다. 빌 콘티의 ‘Gonna Fly Now’, 서바이버의 ‘Eye of the Tiger’은 ‘록키’ 시리즈를 청각적으로도 완성시킨 OST의 걸작이라고도 할 수 있다. 1976년부터 1990년까지 20세기 스포츠영화계를 직접 담당해온 ‘록키’가 2006년 ‘록키 발보아’라는 이름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모든 올드 록키 팬들은 환호를 질렀다. 비록 피부가 약간 쳐진 록키, 실베스타 스텔론이었지만 역경을 딛고 목표를 이루고야 만다는 록키의 모습에서 세계 전체가 다시 감동했다. 이제 ‘록키’라는 두 글자를 넘어 ‘발보아’라는 세 글자에서 ‘언더독의 성공’을 해석하고 성공을 이룬 언더독들에게 ‘발보아’라는 세 글자를 붙여준다. 즉 록키 신드롬은 여전히 유효한 것이다.

 

   
▲ '리얼 스틸' 스틸컷

  리얼 스틸

  이제는 미래를 꿈꿔볼 차례다. 물론 권투는 인간이 해온 운동이다. 그 틀을 깨보자. 이 상상에서 ‘리얼 스틸’은 탄생했다. 엑스맨 시리즈로 성공가도를 달리던 휴 잭맨은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 ‘리얼 스틸’에 출연했다. 직접 권투를 뛰는 것도 아니었다. 권투를 뛰는 것은 다름 아닌 로봇이었다. 로봇이 일상생활의 일부가 될 것이라는 누구나 하는 그 미래의 상상에 권투라는 운동과 휴 잭맨이라는 배우를 첨가한 것이다. 유려한 로봇들의 권투동작에서 우리는 미래 로봇세계, 새로운 권투 광경을 엿볼 수 있었다. 권투영화긴 하나 새로운 권투영화의 지평을 연 ‘리얼 스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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