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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 전시&공연 리뷰
<제 57회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 한국관 귀국보고전>
도혜린 칼럼니스트  |  haerind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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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06  01: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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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코미술관 공식 포스터

[디아티스트매거진=도혜린] 이대형 예술감독에 의해 기획되어, 해외 관람객들의 호평으로 마무리된 2017년 베니스비엔날레의 한국관 전시를 상반기에 국내에서 다시 볼 수 있었다. 아르코미술관은 올 3월 20일부터 5월 20일까지 베니스비엔날레의 한국관 귀국보고전을 전시함으로써, 베니스비엔날레를 직접 방문하지 못한 한국 관람객들에게 세계적으로 가치 있게 평가 받는 우리의 동시대 미술을 경험하게 해 줄 뿐만 아니라 국제전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춰 주고 새로운 진입로를 개척해 주었다. 특히, 공간적, 시간적, 경제적 제약으로 전시 기간 동안 베니스를 방문하지 못하는 일반 관람객들에게, 이러한 재연 전시는 새로운 기회로써 작용한다. 실제로, 창작자로서 큐레이터의 역할을 다시금 상기한 스위스 베른 쿤스트할레에서 열린 헤럴드 제만의 <태도가 형식이 될 때(When Attitudes become Form)>(1969) 등과 같은 유서 깊고 의미 있는 기획 전시들은 이후 세대의 관람객들과 미술 애호가, 그리고 연구자들을 위해 종종 재(Re)전시되곤 하였다. 상기한 전시는 2013년 베니스 프라다 재단에 의해 거의 흡사하게 재연됨으로써 다시 한 번 혹평과 호평에 휩싸이고, 논의의 중심이 되었다.


    실제로 두 전시를 모두 관람한 필자는, 한국관 파빌리온의 전시를 단순히 그대로 옮겨 왔을 거라는 짐작과는 달리, 아르코에서 진행된 전시가 같은 기조와 작업들만을 채택하고 있을 뿐, 상당 부분 큐레이터에 의해 새롭게 재구성되었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었다. 베니스에서 코디최 작가와 이완 작가의 작품들이 뒤섞인 채로 디스플레이 됐다면, 아르코에서는 아버지 세대를 대표하는 코디최를 1관에, 아들 세대를 대표하는 이완 작가의 작품들을 2관에 각각 배치함으로써 ‘한국관’을 대표함으로써 작가들의 작업이 융화될 수 있는 지점을 희석시키고, 오히려 작가 개인의 차별적 특성을 두드러지게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코디최의 <생각하는 사람>이나 이완의 <MR.K> 등과 같은 대규모의 대표작들은 전면에 제시하고, 비교적 규모가 작은 한국관 파빌리온에 전시되지 못했던 코디최와 이완의 다른 작업들도 상당 부분 포함함으로써, 전시는 공간적 한계를 뛰어넘고 더욱 풍부하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한국관 파빌리온 파사드에 전시됨으로써 수많은 지나가던 해외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던 화려한 네온사인 작품인 <베네치안 랩소디>가 아르코미술관의 파사드가 아닌 전시장 내부로 들어와 전시된 점, 그리고 베네치아라는 지리적 특이성이 배제된 맥락에서 다시 이루어진 한국관 전시의 정치적인 메시지와 의미가 조금은 퇴색될 수밖에 없던 점 등은 상당 부분 아쉬움으로 작용했다. 이는 <태도가 형식이 될 때>의 재연 전시에서도 부딪힐 수밖에 없었던 한계이기도 하다. 결국, 포스트프로덕션에 의해 창작된 작품들이 그 장소과 맥락을 벗어났을 때에는 제 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점을 필자는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귀국보고전을 관람함으로써 다시금 인식할 수 있었다. 비록 재구성을 위한 노력의 흔적이 뚜렷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전시 제목 자체가 <베니스비엔날레 귀국보고전>인 것처럼, 본 전시는 결국 재창조의 지점까지는 나아가지 못한 채, 단순 보고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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