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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 영화
'남한산성' 주역들의 시대극 Choice 5
조재형 칼럼니스트  |  superjjh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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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05  21: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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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한산성' 포스터

  [디아티스트매거진=조재형]  2017년 10월 3일 추석 연휴를 맞이하야 또 하나의 기대작이자 또 하나의 역사영화가 개봉했다. ‘남한산성’은 1636년~1637년 두 해에 걸쳐 한반도에서 일어난 치욕의 역사를 소재로 한 정치사극이다. 인조, 최명길, 김상헌, 이시백, 서날쇠 등 굵고 날 선 인물들이 등장함에 따라 ‘남한산성’을 연기하는 배우들에게는 사극을 감당해낼 줄 아는 경험이자 관록이 필요했다. ‘남한산성’을 지탱한 주역들인 박해일, 이병헌, 김윤석, 박희순, 고수는 이미 시대극을 경험해본 실력자들이었다. 그 실력자들이 모여 만들어낸 ‘남한산성’, ‘남한산성’이란 영화의 디딤돌이 될 수 있었던 그 주역들의 지난 시대극 작품들을 다시 감상해보자.

 

   
▲ '최종병기 활' 스틸컷

  박해일의 ‘최종병기 활’

  ‘남한산성’에서 고뇌 끝에 결국 청에게 항복하는 조선의 군주 인조 역을 연기한 박해일은 역설적으로 이미 동시대의 역사극의 인조와는 전혀 다른 입장의 인물을 연기해본 적이 있다. ‘남한산성’에서 박해일은 조선의 군주이면서도 결국 항복하는 인조를 연기했다. ‘최종병기 활’에서 박해일은 역적의 집안 자식이지만 결국 최고의 활 기술로 결국 청의 장수 쥬신타를 꺾는 신궁 남이를 연기했다. 극단적으로 다른 인물었지만 분명히 ‘최종병기 활’에서 남이 역을 연기한 경험은 박해일에게 동시대를 다시 연기하는데 도움이 됐다. 보다 자연스러운 시대 이해로 서서히 시대적 갈등에 힘을 잃어가 눈빛의 초점 또한 잃어가는 인조의 역을 충분히 연기했다. ‘최종병기 활’에서의 남이는 박해일에게 꼭 필요했던 배역이었다.

 

   
▲ '광해, 왕이 된 남자' 스틸컷

  이병헌의 ‘광해, 왕이 된 남자’

  ‘남한산성’에서 비록 역사에 역적이 될지언정 당장의 백성을 구하고 싶은 주화파 최명길 역을 연기한 이병헌은 과거에 이미 왕을 연기해봐서인지 왕을 향하는 최명길의 언변에서 왕을 이해하는 듯한 뉘앙스가 적당히 느껴졌다.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이병헌은 파격적인 설정의 연기인 광해 역 그리고 광해를 대신하는 하선 역 즉 1인 2역을 연기했다. 이 고난이도의 연기설정을 이병헌은 자신의 이름값에 맞게 완벽히 해냈고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또 하나의 역사수작, 또 하나의 천만관객 돌파 영화를 만들어냈다. ‘남한산성’에서든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든 이병헌은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해낼 줄 아는 배우다.

 

   
▲ '전우치' 스틸컷

  김윤석의 ‘전우치’

  ‘남한산성’에서 죽어도 오랑캐 청에게 머리를 조아릴 수 없다는 조국의 자존심을 최후의 가치로 내세우는 척화파의 대표인물 김상헌을 김윤석은 무게감 있게 연기했다. 김상헌이 줄곧 주장하는 척화라는 보수적인 가치를 모두가 인정할 수 있게 김윤석은 정확히 연기했다. 이 안정감은 이미 변칙적인 시대극을 한 번 경험해본 반작용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 싶다. 최동훈 감독의 판타지 시대극 ‘전우치’에서 김윤석은 전우치와 대립하는 또 한 명의 도인 화담 역을 맡아 정적인 표정을 유지하면서도 동적인 움직임을 여실히 소화하는 격동적인 시대극을 잘 소화했다. 격정을 경험해봐야 동적을 감당해낼 수 있는 것이다. 이를 김윤석을 ‘전우치’로 시작해 ‘남한산성’으로 마무리 지었다. ‘남한산성’에 김상헌이 있기에는 ‘전우치’의 화담이 필수적으로 필요했다.

 

   
▲ '밀정' 스틸컷

  박희순의 ‘밀정’

  ‘남한산성’에서 정쟁보다는 전쟁이라는 영역에서 조선을 지키려는 고독한 무인 이시백을 연기한 박희순에게 ‘남한산성’ 이전의 시대극 작품 ‘밀정’은 참으로 오묘한 기억일 것이다. ‘밀정’에서 박희순의 역은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밀정’이란 영화에 가장 중요한 매력으로 느껴지는 한 부분 오프닝 시퀀스에 박희순은 독립운동가 김장옥으로 특별출연했다. 오프닝 시퀀스에만 출연했음에도 독립운동가의 단상, 가장 강렬하고 정확한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 ‘밀정’이란 영화의 정체성 등을 박희순 자신의 연기력으로 여럿 일궈냈다. 독립을 바라는 김장옥의 눈빛, 청의 대군을 앞두고 감정을 아끼는 이시백의 눈빛, 이 두 가지 모두 박희순의 눈빛이며 같은 눈빛이다.

 

   
▲ '고지전' 스틸컷

  고수의 ‘고지전’

  ‘남한산성’에서 주역들 중 유일하게 가상인물이며 지배층의 공기가 아닌 피지배층의 공기를 대변해주는 서날쇠를 배우 고수가 연기했다. 보통 피지배층에 배치되어 지배층에게 의견을 전달하는 기능적인 요소를 갖춘 배역들은 지난 영화들에 수도 없이 있었다. 그 배역이 약간이라도 과해지면 영화는 감정적으로 흐를 수 있으며 영화의 완성도까지 해치게 된다. 이 조심해야할 부분을 고수는 넘치지 않게 이야기 전개 안에서 잘 행해냈으며 이전 ‘고지전’이라는 시대전쟁영화의 경험으로 ‘남한산성’이라는 또 하나의 전쟁적인 요소가 들어간 영화 안에서 전쟁통을 몸소 겪으며 피지배층의 목소리를 영화 안에서 유일하게 잘 호소했다. ‘남한산성’에서 전쟁을 겪는 서날쇠에서 ‘고지전’의 김수혁을 우리는 언뜻 느낄 수 있었으며 그 동일한 배우가 살아남길 바라는 마음에서 우리는 일반인들의 정쟁을 떠나 살고 싶은 마음을 위안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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