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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 음악
방탄소년단, 도전 혹은 답습
황희상 칼럼니스트  |  ghko100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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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5  0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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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디아티스트매거진=황희상] 방탄소년단은 데뷔 이후 강렬한 컨셉의 랩이 중심이 되는 곡들을 발표하며 고유의 정체성을 쌓아왔고, <화양연화> 시리즈 앨범에서 그들은 서정적인 색의 곡들과 비디오를 선보이며 기존의 음악적 정체성을 확장하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이미 두 가지 노선에서 음악적 정체성을 구축하는 일에 성공한 그들이기에 <LOVE YOURSELF 承 `Her`>에서 기존의 힙합 중심의 장르성을 내려놓고 EDM POP의 장르적 트렌드를 쫓아가려 한 것은 사뭇 너무 이른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팝 씬의 트렌드를 쫓아가려 시도한 곡들을 연이어 내놓고 있는 흐름에 방탄소년단이 합류한 것은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닐 것이다.

그 변화를 가장 잘 나타내는 곡은 인트로 트랙 이후의 두 곡이다. 어쿠스틱 기타로 시작해 EDM 드랍으로 이어지는 ‘DNA’의 구성이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이러한 구조를 “드랍 파트를 과감하게 사용하는 음악적 구조는 K팝으로서는 가히 새로운 문법을 제시”했다고 표현했는데, 이러한 구성은 CL이나 빅뱅, 블랙핑크, EXO 같은 팀들이 이전부터 선보였던 구성이었기 때문에 새롭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확실히 방탄소년단의 전작들과는 다른 장르적 도식으로 이루어져 있는 곡이다. 바로 이어지는 트랙인 ‘Best Of Me’ 역시 The Chainmaker가 작업에 참여했다는 점을 빼놓더라도 가장 최근에 상업적으로 성공한 팝과 일렉트로니카 장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곡이다. 특유의 작사 스타일에 큰 변화는 없지만 <LOVE YOURSELF 承 `Her`>은 주류 팝 트렌드에 편입하려는 노력이 강하게 담겨 있다. 팀의 리더 랩몬스터의 코멘트 중 “방탄소년단의 분기점이 될 앨범”은 이러한 시도들에 대한 이야기였을지도 모르겠다.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하지만 힙합과 댄스, 그리고 일렉트로니카 장르에까지 그룹의 장르적 범주를 넓혀가는 과정에서 방탄소년단보다 먼저 일련의 요소들로 음악적 정체성을 구축하고 그 흔적을 강하게 남긴 빅뱅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물론 이 과제는 방탄소년단을 포함해 힙합을 기반으로 한 EDM 장르의 곡들을 선보이고 있는 위너, 아이콘, B.I.G과 여타 다른 그룹들이 당면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련의 장르적 요소를 결합한 스타일의 곡과 오랫동안 빅뱅의 특징으로 여겨진, ‘스웨그’나 사랑 같은 주제를 직설과 비유, 반복으로 표현하는 작사 스타일을 그들 역시 구사한다는 점은 좋은 방향으로든 나쁜 방향으로든 방탄소년단에게 빅뱅의 영향력이 가장 짙게 드리워져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도 한다.

공교롭게도 지난 20일, 뉴욕 타임즈의 Jon Caramanica는 방탄소년단의 새로운 앨범을 소개하며 그들이 다른 어떤 K-POP 그룹보다 빅뱅의 휴식기로 인해 가장 많은 혜택을 보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두 그룹의 활동과 휴식이 실제로 팬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들 사이에 존재하는 음악적 공통점이 단순한 공통점이 아닌 답습으로 여겨질 수 있음은 분명하다.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아이덴티티를 구축해온 방탄소년단이 포스트-빅뱅으로 평가절하될지, “K-POP의 새로운 문법을 제시”하게 될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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