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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의 삼총사 이야기
현선영 에디터  |  remapping_@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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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2.07  23: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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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IST 매거진=현선영] 자고 일어났는데 온 세상이 회색빛으로 가득하다면 어떨까요? 밥과 반찬이 검은색이고 푸르렀던 하늘이 회색으로 가득 차있다면... 아마 우리는 하루만 지나도 우울하고 식욕도 잃을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보는 모든 사물에는 색이 있고, 이를 통해 우리는 그 사물에 대해 생각하고, 특정한 느낌을 느끼며, 판단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보는 색을 어떻게 사용되어왔을까요? 삼원색이라고 불리는 빨강, 노랑, 파랑에서 그 이야기를 알아보도록 합시다.

 

   

▲ 레이에르 판 블로멘달, 1655년 캔버스에 유채, 272x176, 팔라초 다쿠르지오, 볼로냐

우선 빨간색하면 백설공주를 유혹했던 새빨간 사과가 생각나기도 하고, 빨간색을 좋아한다는 중국인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빨간색은 강렬함의 상징입니다. 위험한 것 같지만 매력적인 두 얼굴을 가진 색입니다. 공포영화에 나오는 붉은색 피는 섬뜩하고 죽음을 나타내서 섬뜩한 느낌을 줍니다. 그러나 서양에서 붉은색은 예수의 피를 상징했습니다. 예부터 그림을 그릴 때도 예수의 상징으로 붉은색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적색의 포도주가 신성함을 상징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따라서 붉은색은 섬뜩함이 아닌 부활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동양에서는 붉은 색이 수호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색이었습니다. 붉은색 동지 팥죽은 음기가 가장 강한 동지에 양기를 가진 붉은 음식을 먹음으로써 귀신을 물리친다고 믿었던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음식입니다. 집시들은 병이 생기면 약지에 붉은 실을 담아 몸을 지켰습니다. 그렇다면, 이 붉은 색은 어디서 얻었을까요? 요즘에는 염색공장에서 화학염료로 쉽게 선명하고 아름다운 색을 얻을 수 있지만, 옛날에는 무명천에 염색을 하는 일은 매우 고된 일이었습니다. 게다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염료의 양도 적어 염색된 옷감은 매우 비쌌습니다. 붉은 색은 비교적 얻기 쉬운 색 중 하나였는데, 바로 흙토 덕분입니다. 이러한 흙토 덕분에 선사시대 벽화나, 도자기 등에도 흙토가 쓰인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그러나 흙토를 제외한 다른 염료들은 희귀했는데, 꼭두서니라는 식물이나 딸기우유에 들어간다는 연지벌레가 그 주인공입니다. 희귀한 재료로 만들어진 비싼 붉은 옷감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왕족이나, 고위 귀족에게 사용되었습니다.

 

   
▲ 구스타프 클림트, 키스, 캔버스에 유채, 180x180

다음으로 노란색은 고흐가 그린 해바라기가 떠오르기도 하고, 클림트의 상징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 황금을 떠올리기도 하죠. 서양의 중세화가들은 황금을 영적인 빛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에도 황금은 귀중하고 아름답게 여겨집니다. 위에서 말했던 클림트는 그림을 금빛으로 물들여 화려하면서도 고혹적인 아름다움을 전했습니다. 특히 그가 그렸던 ‘다나에’에는 그녀를 만나고 싶어 황금 빗물로 변신한 제우스의 신화가 얽혀있기도 합니다. 서양의 고대 웨딩드레스는 사실 흰색이 아닌 노란색이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구하기 힘들었던 매우 귀한 재료인 사프란이 염료여서 중요한 날 노란 웨딩드레스를 입었던 것일까요? 순백의 흰색은 염색이 까다로워서 비교적 쉬웠던 노란색을 드레스에 사용했던 것일까요? 그 기원은 정확히 모르지만 노란색 웨딩드레스는 이후 하얀색 드레스로 변화했고, 여기에 여성의 순결과 순수를 강요하는 분위기가 흰색드레스를 입는 결혼식을 더더욱 부추겼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노란색은 황제들만 입을 수 있던 색으로, 태양을 상징해서인지 세상의 중심을 뜻했다고 합니다. 영화 베이징 올림픽을 홍보하는 차원으로 만들었던 중국 영화‘황후화’에는 어지러울 정도로 황금빛으로 가득한 황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토록 찬란했던 노란색은 중세유럽에서 배신을 상징하게 됩니다. 예수를 배신했던 유다는 항상 노란색 옷을 입고 등장을 합니다. 질투, 배신, 기만을 상징했던 노란색은 다시 르네상스 시기 이후 다시 아름다운 색의 지위를 되찾고 오늘날에도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지막으로 색의 삼총사 중 파란색 이야기입니다. 파란색은 다른 색을 섞어도 파란색의 명도만 달라질 뿐 고유의 파란성질을 잘 잃지 않습니다. 푸른 하늘과 짙은 바다를 상징하는 파란 색은 보기만 해도 가슴이 뻥 뚫리게 시원한 색입니다. 이런 파란색은 염료를 얻기는 가장 힘들었던 색입니다. 생각해보면, 흙은 붉은색 , 꽃 은 노란색이지만 파란색은 참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파란색은 남동석이나 청금석에서 얻었는데 이들의 생산지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오래 전 염료를 얻기는 모두 힘들었다고는 하나, 이 파란색이 제일 희귀해보입니다. 이제까지 글을 읽으셨다면 아시겠지만, 구하기 힘든 색은 신성하거나, 높은 지위의 인물을 나타냅니다. 따라서 이 파란색도 아무에게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빨간색을 얘기할 때 잠깐 언급했지만 예수는 붉은 색을 나타냈고, 성령은 초록색, 파란색은 바로 성모 마리아에게 주로 쓰였습니다. 이토록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던 파란색 역시 고난의 시기를 겪기도 했는데요, 바로 파란 눈 때문입니다. 이슬람교도들은 파란색을 자연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색 이라고도 했지만, 자신들의 적인 서양인들의 색이라고 생각하여 거부하는 색이기도 했습니다. 코란에서 최후의 심판에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는 죄인들을 <청색인> 이라 부르기도 했답니다. 그러나 현재의 파란색은 신뢰, 지혜 등을 상징하여 유엔의 문장, 은행의 문구에 주로 쓰이는 색이 되었습니다. 지나가다 유심히 은행 간판을 살펴보면 파란색 흰색이 많이 들어가는 것을 알 수 있지요.

   
▲ 빈센트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 캔버스에 유채, 73.7 x 92.1

이렇게 색의 삼총사에 얽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알고보면 색들은 참 귀하게 얻을 수 있는 존재였습니다. 지금 다양한 색들이 거리 곳곳에서 우리의 눈을 즐겁게 만들어 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삶의 소소한 행복이 하나씩 더 늘어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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