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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커센터 다이어리: 차이나타운 푸드 컴플렉스
장현석 칼럼니스트  |  gustjr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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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7.24  17: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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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장현석] 좋은 건 함께하라던가, 호커센터의 매력을 교환학생 친구들과 나누고 싶었다. 몇과는 호커센터가 진정한 싱가폴이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끝내 이에 정붙이지 못한 친구들도 있었다. 그들이 호커센터를 꺼린 가장 큰 이유는 지저분한 인상에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싱가폴과 한국은 다르다. 처음 경험한 호커센터는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내게 낯선 풍경이었다. 모든 호커센터가 청결하지 못하다 일반화할 순 없지만 사람 냄새나는 정겨운 공간으로부터 동시에 다소 꾀죄죄하다는 인상을 받곤했다. 직원들이 테이블을 훔치고 쓰레기를 치워도 허름한 식기와 시설들이 잊혀질만하면 한 번씩 눈에 밟혔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시도 때도 없이 실내로 날아드는 새 덕분에 꽤 자주 놀랐다. 싱가폴엔 부리와 다리가 샛노란 마이나라는 새가 있다. 호커센터 뿐 아니라 싱가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새다. 밥먹을 때 날벌레만 봐도 성가신데 허구한 날 그릇 앞으로 푸드덕 날아가는 새가 반가울 리 없었다.

 

더 놀라운 점은 이런 나와 달리 새가 날든 걷든 신경쓰지 않는 싱가포리언들이었다. 그들은 식사 공간의 위생에 대해 나만큼 예민하지 않은 듯했다. 시간이 지나 싱가포리언 친구들을 사귀면서 그들에게 호커센터의 위생에 불만이 없는지 물어봤을 때, 대부분이 음식 맛이 중요하기에 그 외의 요소들은 개의치 않는다고 답했다.

 

로마에서 지내다보면 자연스럽게 로마법을 따르는지 깨끗하네 마네 불평하던 나도 어느덧 싱가포리언의 생각을 닮아갔다. 내게도 음식 맛 때문에 위생을 눈감아주고싶은 호커센터들이 하나둘씩 생겼다. 그 중 하나가 차이나타운의 불아사(佛牙寺) 근처 차이나타운 푸드 컴플렉스다.

 

안타깝게도 이곳의 청결함에 좋은 점수를 주긴 어렵다. 여전히 내 기억 속 차이나타운 푸드 컴플렉스에는 가득 차 입벌린 쓰레기통과 교체가 시급해보이는 식기들이 있다. 등을 켜도 어두침침한, 영영 볕들지 않을 것 같은 2층이 함께 떠오른다. 우중충한 분위기는 위생을 안 좋아보이게 만드는데 일조하고있었다.

 

그럼에도 이곳을 찾는다면 첫째도 음식, 둘째도 음식 때문이다. 차이나타운 한복판에 위치해서인지 이곳에선 중국 음식들을 찾게된다. 차이나타운 푸드 컴플렉스에는 Zhong Guo La Mian Xiao Long Bao라는 덤플링 스톨이 있다. 줄이 길 땐 맞은편 가게까지 이어지는 맛집이다. 이곳의 덤플링을 위해서라면 위생 정도는 하루쯤 아무래도 좋다.

 

카운터 앞에 선 아주머니가 덤플링을 빚으며 동시에 주문을 받았다. 무표정으로 시큰둥하게 멀티태스킹하는 솜씨가 어딘가 고수같아 내심 기대하기 시작했다. 물론 주물주물 만두피를 빚던 손으로 지폐를 받는 게 손님으로서 썩 유쾌하진 않았지만 말이다.

 

내 앞에 줄 선 사람들이 주문하는대로 덩달아 사천식 완탄을 시켰다. 완탄은 우리가 익히 아는 물만두와 닮았다. 아주머니가 뜨거운 물에서 완탄을 건져내고 식을세라 서둘러 소스를 뿌려주었다. 한 입 베어물자 춘장과 간장, 고추기름 맛이 함께 난다. 중국 음식이지만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맛이었다.

   
 

김 고명을 완탄 위에 올려 함께 먹을 땐 눅눅한 김과 만두피 속 탱탱한 새우 식감이 어우러진다. 시켰을 때 덤플링이 몇 개 나왔는지 기억도 못할만큼 빠르게 먹고 있었다. 때로 맛있는 음식은 그 외의 모든 것을 잊게 해준다. 눈 앞으로 쓰레기통이 보여도, 그릇의 찌든 때가 눈에 들어도 신경쓰지 않았다. 이 완탄이라면 호커센터가 더 열악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허름한 분위기와 맛집은 어울린다. 꾀죄죄한 인상은 맛집으로 인정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런 분위기로부터 ‘소울’이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호커센터가 지저분하다고 때로 불평하면서도 나 역시 ‘소울’에 취해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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