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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좌] #17. 명품 조연 고용하기주연을 돋보이게…
강태욱 칼럼니스트  |  photomel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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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28  22: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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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강태욱]

 

#1. 명품 조연의 시대

최근 몇 년 사이 드라마 혹은 영화에서 ‘명품 조연’이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쓰이고 있다. 과거의 주연 위주의 작품 구성에서 벗어나, 조연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고 있는듯 하다. 다소 드문 케이스로 조연이 주연의 역할을 대체해 버릴 정도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 일도 있지만, 대부분 조연의 역할은 주연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영상매체에만 조연이 쓰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장르의 예술에도 충분히 ‘다른 의미의’ 조연들이 작품의 재미와 구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심지어 최근의 참여예술(Participatory Art) 경향에서는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을 작품의 일부로 끌어들여 조연화 하는 케이스도 많이 발견되고 있다. 갤러리의 작품이 메인이기는 하지만, 그 작품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작품의 일부로 포함시켜 예술 공간으로써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혹은, 유럽의 거리 공연들은 그 도시를 돋보이게 해주는 조연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도 있다. 아름다운 비엔나의 봄거리에 악사들이 없다면 그 얼마나 밋밋한 풍경이겠는가?

 

#2. 사진에도 조연이 필요하다!

사진을 찍으면서 범하는 가장 흔한 실수 중 하나는, 주 피사체에 100% 집중하는 것이다. 최고의 집중력으로 피사체를 담으려 노력하는데 무엇이 문제일까? 그 이유는 주변을 보는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여행이나 풍경사진을 찍으면서 그러한 현상이 가장 두드러지는데, 눈에 띄는 무언가를 보게되면 피사체 그 이상을 보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눈 앞에 있는 피사체를 담으려고만 하지, 좀처럼 주변 상황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마치 에펠탑 앞에 쭈그리고 앉아 어떻게든 폰카메라 안에 에펠탑 전체를 넣으려고 끙끙대는 것처럼 말이다. 

 

   
▲ 포르투, 포르투갈 / 2014년 11월 / 작가 : 강태욱 (본인)

 

오래전에 포르투갈에서 찍은 사진이다. 이 때, 파두 공연장에서 가수의 사진을 여러장 찍었는데, 그때 당시에 고른 사진이 위의 사진이었다. 이 사진을 고를 당시의 생각을 유추해보면, 노래를 부르는 주연의 제스처와 표정이 가장 다이나믹하게 표현되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사진에 대해서 더 알아가고, 더 좋은 느낌의 사진을 추구하다 보니 최근에는 다른 사진에 더 애정이 간다. 

 

   
▲ 포르투, 포르투갈 / 2014년 11월 / 작가 :강태욱 (본인)

 

위 사진이 최근에 포트폴리오에서 대체된 사진이다. 첫번째 사진과 다른점은 주연의 동작이 다소 정적이라는 점이다. 그러한 면에서 ‘주 피사체’만 놓고 보았을 때는 매력이 비교적 덜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과장된 움직임이 없는 대신 그녀의 뒤에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한 여자 관객이 그 존재감을 빛내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녀는 아웃포커싱 되어 마치 표정을 알 수 없는 미묘한 느낌의 여인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실 주연이 아무리 매력적이더라고, 한 작품을 오래 보고 있으면 금방 식상해지고 발걸음을 돌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주연의 역할이 끝나고, ‘어? 저런 사람이 있었네? 저 사람은 어떤 표정을 하고 있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걸전까?’ 라는 추가적인 물음을 작품 안에서 던질 수 있다면 작품 감상에 대한 전체적인 조화가 좀 더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한 면에서 두번째 사진은 첫번째에 비해 강점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 신트라, 포르투갈 / 2014년 11월 / 작가 : 강태욱 (본인)

 

이 사진은 주된 내용이 도시의 해질녘 풍경이다. 하지만 도시의 모습만 프레임에 담는다면 밋밋하고 매력없는 사진이 될 수도 있었다. 보통 유럽여행에서 사진을 찍으면 도시 자체가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에 개인적인 만족이라는 측면에서는 괜찮은 사진을 건지기가 비교적 쉽다. 하지만 문제는 모든 사람이 그렇게 찍을 수 있다는 것이고, 자신의 사진을 차별화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말이 된다.

보통 필자가 유럽여행에서 사진을 찍으면(아주 많이 여행해 본것은 아니지만) 한 장소에서 구도를 잡고 매력있는 사람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마치 대어가 낚기기를 조용히 기다리는 낚시꾼처럼 구도를 잡아놓고 사람들을 기다린다. 그러다보면 내가 원하는 구도에 알맞는 주인공이 마법처럼 걸어들어올 때가 있다. 위 사진 또한 같은 장소에서 같은 구도로 10분 이상 대기하다가 찍은 사진이다. 오른쪽을 보면 가죽자켓을 입은 남성이 마치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가는 아버지처럼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석양과 함께 이러한 조연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FIN.

사진을 찍을 때 훌륭한 주연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명품 조연을 프레임에 함께 담는 것이 더욱 좋은 사진을 만드는 지름길이다. 사실 하나의 대상에 몰입하다보면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는게 당연할 수도 있다. 그것은 사진을 잘 찍는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된다. 다만 그 몰입 속에서 자유롭게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고, 그러한 마음가짐을 얻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 멋진 주연은 누구나 찾을 수 있지만, 은은하게 빛을 발하는 조연을 알아보는 안목은 더 많은 생각과 경험을 통해서 얻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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