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한예령] 시리즈 영화가 가지고 있는 장단점은 매우 명확하다. 기존의 주인공들과 이야기를 토대로 전 시리즈의 연장선에서 이야기를 펼쳐 가기 때문에 충성도 높은 팬 층이 생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칫 하면 이야기를 억지로 늘린 것 같다는 관객의 혹평을 받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리즈 영화의 장점을 잘 활용하고 단점을 보완하지 못한다면 관객의 선택도 받을 수 없다. 다행히 이번에 개봉한 영화 <쿵푸팬더3>는 장점을 확대하고 단점을 최소화한 모습으로 관객의 앞에 나왔다.

1편과 2편 그리고 3편의 포는 많이 다르다. 1편에서 평범한 팬더였던 포가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기다린 용의 전사였다는 것을 입증했다면 2편에서는 용의 전사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하는 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개봉한 <쿵푸팬더3>에서는 용의 전사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쿵푸마스터로서의 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세 편의 시리즈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육체적, 정신적으로 점점 성숙되어 가는 포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1편, 2편, 3편 중 어느 하나라도 빠진다면 완성되지 못할 포의 이야기다. 그리고 이렇게 잘 짜인 이야기 뼈대에 관객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요소를 곳곳에 배치하여 시리즈 영화의 장점을 극대화하였다. 그것은 포가 스스로도 명확하게 결론 내리지 못했던 자신의 정체성이었다. 1편과 2편에서 용의 전사라는 타이틀을 얻기는 했지만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왜 자신과 같은 팬더는 찾을 수 없는 것인지 등에 대한 물음을 항상 가지고 있었던 포다. 이러한 포의 고민은 새로운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조금씩 풀린다.

이번에 개봉한 3편에서는 포가 오래 전부터 바라던 아버지와의 재회하고 다른 팬더들을 만나면서 포의 모든 고민이 풀리고 쿵푸마스터로서의 모습을 완성한다. 또, <쿵푸팬더3>에서 포는 쿵푸를 통해 함께 하는 법도 알게 된다. 전편에서 쿵푸 5인방과 함께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준 포지만 3편에서는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특별한 쿵푸 실력을 가지고 있는 포가 다른 친구들에게 쿵푸를 가르치고 위험에 처했을 때 그들의 도움을 받게 되는 것이다. 어느 날 시푸 사부로부터 갑작스럽게 쿵푸 5인방의 사부가 되어 그들을 가르치라는 말을 들은 포는 큰 부담을 느끼며 그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다. 하지만 팬더 마을에서 자신과 같은 모습의 팬더들과 함께 하면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신감을 가진 포는 상대방과 눈높이를 맞추며 성공적으로 쿵푸를 가르친다. 그리고 그렇게 쿵푸 능력을 갖게 된 팬더들과 친구들은 포가 위기에 처했을 때 온 힘을 다 해서 그를 구한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돕고 함께 위기를 헤쳐 나가는 모습은 진정한 쿵푸마스터로 성장한 포의 변화를 더욱 빛나게 해 준다.

<쿵푸팬더 1>이 나올 때만 해도 팬더가 쿵푸를 한다는 독특한 설정의 애니메이션 영화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3편까지 나온 지금 <쿵푸팬더> 시리즈는 탄탄한 이야기와 재미에 교훈까지 더해진 잘 만들어진 시리즈 영화가 되었다. 쿵푸마스터가 된 포를 앞으로 또 만나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포를 통해 울고 웃었던 기억은 잊지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