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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 여행&핫플레이스
붉게 매료될 그곳, 지우펀(Jiufen)붉을 홍.
장용훈 칼럼니스트  |  hiteccc@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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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27  18: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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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등이 밝혀진 지우펀

 

[디아티스트매거진=장용훈] 가끔은 여행이 아주 사소한 것에서 부터 시작될 때가 있다. 지우펀(九份, Jiufen)이 그랬다. 불현듯 마주친 붉은 등이 제법 어둑한 거리를 어슴푸레 비추고 있는 사진 한장에 시작된, 헤매고 싶은 동화 같은 골목을 가진 대만 (臺灣, Taiwan) 의 지우펀에 관하여.

 

 

 대만 북부 신베이시(新北市)에 위치한 굽이굽이 산길을 올라 산 중턱에서야 마주칠 수 있는 지우펀. 과거 아홉 가구만이 거주하던 마을에서 물건을 함께 구매해 아홉 가구로 나누었다 하여 지우펀(九份)이라 불리게 된 작은 마을. 192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일본의 식민지 시절 금광 채굴로 많은 인구가 유입되었으나 폐광된 이후로는 다시금 한적해졌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2)   비정성시(悲情城市, 1989)

 

 

조용하던 지우펀은 허우샤오센(侯孝賢) 감독의 영화 비정성시(悲情城市, 1989)가 흥행하며 중국어 영화로는 최초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인 베네치아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관광객들의 발길이 닿기 시작하면서 작은 마을은 대만 관광의 명소로 거듭났다. 

 

 하늘로 이어지는 듯한 비탈길, 그 길을 따라 시야에 들어오는 아기자기한 상점, 예스러운 목조건물, 그런 건물들을 감싸고 있는 홍등. 지우펀이 자아내는 동화 같은 분위기는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배경으로 등장하곤 한다. 
 
 SBS에서 방영된 드라마 온에어(2008), 미야자키 하야오(Hayao Miyazak)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2)에서 비춰진 지우펀의 모습은 관광객들을 충분히 매료시킬 만했다. 특히 찻집인 아매차루(阿妹茶樓)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제작의 영감을 받은 곳이며, 지우펀을 대표하는 건물이기도 하다.
 
   
아매차루(阿妹茶樓)

 

 

붉은빛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지우펀을 여행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지우펀의 오래된 골목길을 지나 좁고 가파른 돌계단을 거치면 지우펀을 둘러볼 수 있다. 평평하며 지우펀의 입구 격인 지산제(基山街)에서 시작해 비탈길을 수놓은 홍등이 있는 수치루(竪崎路)로 끝을 내면 좋다.

 

 대부분 여행객들이 지우펀을 해가 질 무렵부터 시작해 몇 시간을 둘러보고서 지우펀 여행을 끝맺고서 돌아간다. 지우펀의 운치를 조금 더 느리게 느끼기 위해선 하루를 머무는 것도 좋다. 많은 사람들에 둘러쌓여 느끼기엔 여운이 많이 남는 곳이니까. 저물어가는 태양을 대신해 붉게 타오르기 시작하는 홍등이 온전히 자신의 빛을 다 낼 때까지 기다리고, 한적해진 골목을 비추는 홍등에 감성을 맡겨도 좋다.

 

 
                                                                              수치루(竪崎路)

 

 

웅장하거나 화려한 것은 없다.

가파른 골목길 마주친 귀여운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생각나는 곳. 먼발치에 보이는 바다가 보이지 않을 쯤 나타나는 홍등에 설레던 곳. 느린 걸음으로 한발 한발 내딛으며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는 곳.

지우펀은 그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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