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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 아트&디자인
Designers, Be Proud Of Yourselves!디자이너들이여, 자신감을 가져라!
김소형 에디터  |  sohyung@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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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0.07  15:4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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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IST 매거진=김소형 에디터]최근 사회적으로 학문간 융합에 대해 외쳐대는 목소리가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과학과 테크놀로지가 속한 영역과 미학과 예술의 영역은 매우 상반된 세계라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기계, 테크놀로지, 과학, 예술, 미학은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물들 중 고대에서부터 르네상스 시대를 살았던 많은 인물들은 철학자이자 공학자이며 예술가였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 사람들은 두 영역을 동떨어진 세계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이 분리된 두 세계에 걸쳐진 것이 바로 디자인이고, 이는 아직 많은 사람들이 두 영역 사이 융합의 중요성을 미처 깨닫지 못했을 때부터 그래왔다. 디자이너들은 기술과 예술의 사이에서 다른 이들보다 먼저 각각의 사고방식을 절충하는 법을 알았다. 이제 다시 시대는 ‘다빈치’형 인재를 원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 기술과 예술의 사이에서 디자인은 어떤 존재이며, 디자이너들은 어떠한 생각을 가져야 하는가?

과거의 미술은 보이는 것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중점을 맞추었다. 사물의 형태를 어떠한 방식으로 표현 할 것인가. 혹은 어떠한 색을 통해 표현 할 것인가. 사물의 움직임, 시간의 변화는 그림에서 어떻게 나타낼 것인가. 이러한 물음들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미(美)가 등장하였다. 극(極)사실주의를 표방할 수도 있고, 사물의 형태를 완전히 분리하거나 매우 강렬한 색채를 통해 왜곡하고 극적인 효과를 추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더니즘 이후의 미술은 더 이상 표현의 문제가 아니라 해석의 문제가 되었다. 많은 이들이 현대 미술을 난해하고 어렵다고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혹자들은 현대 미술은 ‘꿈보다 해몽’이라며 비꼬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미술은 더 이상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보다는 철학을 사유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한 방법이 되었다. 때문에 더 이상 일반인들은 미술에서 쉽사리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고 대신 사람들의 아름다움을 항한 욕구, 시각적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것은 디자인이 되었다. 과거 미술이 던졌던 물음은 디자인에서 똑같이 되풀이 된다. 상품이 어떠한 형태를 가질 것인가. 어떠한 색을 사용할 것인가.

그러나 디자인은 미술과는 달리 아름다움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디자인을 하는 데 있어 대상의 예술성과 기능성 중 무엇을 더 우선시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기능성이다. 아무리 아름답더라도 기능성을 갖추지 못한다면 그것은 나쁜 디자인이다.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기능적이어야 하고 미적인 가치 또한 뛰어나다면 좋은 디자인이라고 불릴 수 있다. 이는 디자인이 궁극적으로 상업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용성을 고려하지 않는 디자인은 디자인이 아니라 학생들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속된 표현을 빌리자면 ‘예쁜 쓰레기’에 지나지 않는다. 반대로 상품의 미학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는 것 역시 디자인이라고 부를 수 없다. 디자인은 예술과 기술을 아우르지만 그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은 채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왔다. 또 지금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은 디자인에 잠식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현대 사회에서 디자인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디자인의 입지가 이렇게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디자이너들은 미술가들에게 항상 열등감을 느껴왔다. 적어도 영국의 디자인 평론가 릭 포이너에 따르면 그렇다. 또 디자이너들이 열등감을 느끼는 만큼 미술가들은 내심 디자이너들을 상대로 우월감을 느꼈을 것이다. 공학도인 필자의 시선에서 바라볼 때, 이는 순수과학자와 공학자의 관계와 얼추 비슷한 것 같다. 필자는 그 중에서도 물리학자들과 기계, 전기전자 분야의 공학자들을 많이 만났는데, 서로가 하는 일에 대해 물리학자들은 자신들의 일에 훨씬 더 자부심을 가지고 반면에 공학자들은 물리학자들을 내심 동경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는 단지 지금까지 사회적으로 만연해 왔던 인식이고 말 그대로 낡은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디자인이 단순한 장식의 목적으로만 받아들여지던 시대는 이미 지난 지 오래이다. 디자인이 포괄하는 영역은 방대하다. 오늘날의 디자이너들은 기본적으로 충분한 공학적 지식과 예술적 감각을 가지고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상품의 판매를 위해 심리학 또한 알아야 하고 협상, 협업, 설득에 능해야 한다. 제작부터 마케팅까지 디자이너는 모든 요소들을 검토한다. 시대가 더 이상 골방 속 자신만의 세계에 박혀 한 가지에만 집중하고 그 하나만 아는 인재보다는 모든 분야와 융합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고 말한다. 일반화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미술가는 전자에 가깝고, 디자이너는 후자에 가깝지 않겠는가? 그런데 왜 아직도 디자이너들은 미술가들에게 열등감을 느껴야 하는가.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에는 상업적 목적은 가진 것은 천박하고 오로지 철학적, 예술적인 목적을 가지고 탐구하는 것이 더 가치 있고 고상한 것이라는 인식이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 그러나 디자인이 궁극적으로 상업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절대로 디자인의 목표가 돈이라고 해석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디자인의 목적은 사회적인 필요의 충족이며 문제에 대한 해결이다. 현실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해서 디자인이 그 가치를 경시당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현실의 필요와 문제를 해소한다면 그 가치를 높이 사야 마땅하다. 또한 이미 언급했다시피, 현대에서 미학적인 고찰은 오히려 미술보다 디자인에서 더 활발히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자이너들이여, 자신감을 가져라! 그대들이야말로 이 시대가 원하는 인재상에 가장 가까운 이들이라 말할 수 있으며, 이 사실에 스스로 자랑스러워 할 자격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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