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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서 펼쳐지는 the Fantasy'제나 할러웨이' 수중사진전
윤다빈 칼럼니스트  |  vnvn73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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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8.20  19:5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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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나 할러웨이, 천사 백조의 노래(Angel, Swan song), 2005년

“이 세상에 마법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물 속에 있을 것이다.” - 로렌 아이슬리

 

[디아티스트매거진=윤다빈]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는 7월3일부터 9월7일까지, 제나 할러웨이 사진전 'the Fantasy'가 열리고 있다. 뜨겁게 내리쬐는 여름 햇빛에 지쳐있던 필자는 ‘수중 사진전’이란 한 마디에 이끌려 전시장을 찾았고, 그 곳에서는 지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마법같은 순간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제나 할러웨이는 물의 중력을 이용한 찰나의 순간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사진에는 생동감과 고요함이 공존한다. 물속에서 자유로이 부유하는 이들의 움직임은 역동적이며 에너지가 넘친다. 동화 속에나 나올 법한 화려한 빛과 색감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렇게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주변을 둘러싼 소리들이 점점 희미해져 간다. 곧 시간이 멈춰버린 것만 같은 고요함이 찾아오고, 아무런 소리도 들을 수 없는 물속으로 가라앉는다. 전시장 밖의 현실은 잊은 채 ‘the Fantasy’ 수중세계의 황홀함과 신비로움에 빠져드는 것이다. 특히나 제나 할러웨이가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작업한 ‘백조의 노래’와 ‘워터 베이비 시리즈(the water babies)’는 강한 흡입력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전설 ‘백조의 노래’ 속의 은빛 백조는 평생을 울지 않고 살아간다. 그러나 죽음이 다가오면 백조는 아름답고도 구슬픈 노래를 부른다. 그렇게 단 한 번의 노래가 끝나면 백조는 즐거움을 뒤로한 채 죽음을 맞이한다. 이에 영감을 받아 탄생한 그녀의 작품 ‘백조의 노래.’ 그 곳엔 은빛 백조를 연상시키는 한 여성이 있다.

 

“이 작품을 통해 나는 생경한 무중력의 평온한 세계 속에 잔잔하게 부유하는 한 인물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 여성은 시력이나 청력이 상실된 곳, 감각이 무뎌지는 곳, 그리고 육체가 호흡할 수 없는 곳에 존재한다. 그녀는 두려움 없는 평화 속에 놓여있다.” -제나 할러웨이

 

어두운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죽어가는 백조의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녀에게선 어떠한 무기력함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그녀의 두 눈은 강렬하게 빛난다. 노래를 마친 그녀는 평화로운 마음으로 죽음을 마주한다. 지상에서의 삶을 다하고 떠나는 천사의 모습과도 같다.

 

   
▲ ⓒ제나 할러웨이, 워터 베이비(the water babies) 시리즈, 2005-2007년

The Water Babies 시리즈는 찰스 킹즐리의 판타지소설 ‘물의 아이들’을 위한 삽화 작업이다. 그가 이야기를 쓴 19세기 영국에는 미성년자 노동이 만연했으며, 아이들은 열약한 작업환경에서 노동을 착취당했다. 소설의 주인공인 꼬마 굴뚝청소부 톰 또한 어른에게 구박당하며 힘든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톰은 물에서도 숨쉴 수 있는 ‘물의 아이’가 되어 갖가지 모험을 하며 성장한다.

 

상상 속에만 존재하던 물의 아이들이 제나 할러웨이의 사진과 하이디 타일러의 일러스트를 통해 환상적으로 재현되었다. 신비롭고도 재치있는 일러스트와 아이들의 순수함에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물속에서 자유롭게 꿈꾸는 아기 천사들의 행복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하다.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기다린 긴 시간은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단 한 장의 사진과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 -제나 할러웨이

 

통제가 어려운 수중에서의 촬영은 많은 노력과 인내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그것이 그녀의 작품이 더욱 빛나는 이유일 것이다. 가을이 다가오기 전, 마지막 여름피서를 즐기고 싶다면 ‘제나 할러웨이의 수중사진전’을 다녀오는 건 어떨까.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그녀의 사진 속 판타지들이 당신을 시원하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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