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강규일] 어린 시절에 피카소의 작품을 책으로 보고는 마냥 신기해했다.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사람들의 초상화도 아니었고 아름다운 마을의 풍경이 있는 풍경화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미술학원에 가면 그저 사과 한쪽의 그림자를 그리고 시들해져가는 꽃도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라 아직은 생생한 듯 붓칠을 했던 그 어린 시절에는 피카소라는 대가의 아티스트적 감각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쩌면 지금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 입체파거장 파블로 피카소(1881-1973)

피카소는 스페인 태생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한 입체파 화가이다. 프랑스의 미술적 감각에 영향을 받아 르누아르나 고갱, 뭉크, 고흐 등 거장들의 영향을 받았다. 읽기, 쓰기 등 학습능력도 저조했고 프랑스어도 구사하지 못했던 피카소는 프랑스에서 혼란을 겪었던 화가였다. 하지만 그는 인내했고 그의 삶을 반영한 그림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1903년에 제작된 “인생”이라는 작품은 피카소의 감정을 매우 잘 표현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 <피카소의 인생,1903년>, 프랑스 파리 오랑주리 미술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15새기)나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1857년),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1485년) 알만한 화가들의 알만한 작품들은 늘 존재하기 마련이다. 피카소의 그림은 작품의 이름을 알아도 그 작품이 어떤건지 쉽게 알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번 각인된 그의 작품은 전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유니크함을 갖고 있다. 피카소가 할렘의 여인들을 강렬한 색조와 놀라울 정도의 입체감으로 표현한 1955년 작품 “알제의 여인들”(Les femmes d'Alger)이 경매에 올라왔다. 세계적인 경매업체 크리스티가 홍콩에서 언론들을 상대로 이 작품을 사전 공개하였고 사상 최고가에 거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피카소가 평소 존경해왔던 낭만주의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의 동명 작품을 재해석하여 그린 15개 연작 중 마지막 작품으로 예상낙찰가를 1,535억원으로 추산했다. 이 작품은 5월 12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967억원에 낙찰되었고 기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20세기 미술의 거장인 피카소의 이름이 다시 한번 전세계에 울려퍼진 것이다.

▲ <알제의 여인들(Les femmes d'Alger), 1955년>

피카소의 작품이 1천억원 이상의 가치로 평가받고 있는 지금, 그의 작품을 보며 아티스트의 꿈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전해질 파급력은 그 이상이 될 것이다. 프랑스의 힘들었던 피카소의 젊은 시절의 삶이 그가 죽고 난 지금에서야 눈이 부실 정도로 환하게 빛이 나고 있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피카소의 명성과 그가 남기고 간 작품들의 가치가 영원히 빛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