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 버린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를 남긴 적이 많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그땐 그러지 않았을 텐데 라는 상상을 하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라는 전제로 만들어진 영화가 여기 있다. 팀(돔놀 글리슨)은 성인이 된 날, 아버지(빌 나이)로부터 놀랄만한 가문의 비밀을 듣게 된다. 바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 모태 솔로였던 팀은 런던에서 우연히 만난 사랑스러운 여인 메리(레이첼 맥아덤스)를 만나게 되고 그녀를 사로잡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사용하기 시작한다.

  이뿐만 아니다. 자신의 능력을 통해 주변인들에게도 변화를 준다. 그 변화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됨으로써 영화 전반부에서는 이 능력이 행복한 것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시간을 되돌린다는 게 과연 행복한 능력일까. 영화가 진행돼갈수록 진정한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시간을 돌리는 일’에도 모순과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행복은 시간을 돌린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을 돌릴 필요가 없을 때야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시간이 흘러도 우리 인생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있다. 우리는 묵묵히 살아가야 한다. 무슨 일이든 시간이 좀 지나면 나쁜 일보다 좋은 일이 더 자주 기억하게 된다. 텅 빈 침묵은 이야기 소리와 웃음소리로 조금씩 채워지고 뾰족하기만 하다. 슬픔의 모서리도 점점 닳아 무뎌진다. 어쩌면 아쉬운 것은 흘러가 버린 시간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아쉬운 건 생겨나서 사라지는 매 순간순간을 맘껏 기뻐하고 감사할 줄 모르는 우리 자신일지도 모르겠다. 오늘 하루를 그 충만하고도 완전한 행복으로 살지 못하는 우리 자신 말이다.

  기대와 희망이 있기에 내일을 맞이할 수 있다. 시간을 돌릴 수 있는 능력을 지닌 팀도 그러지 않았는가. 인생은 모두가 함께하는 여행이다. 매일매일 사는 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 이 멋진 여행을 만끽하는 것이다, 라고.

▲ 영화<어바웃타임>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