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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 영화
당신의 인생영화는 무엇입니까?단 3일의 여정으로 20년을 담아낸 영화
김새롬 칼럼니스트  |  tozja26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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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4.08  18:4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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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비포 선라이즈> 포스터

 

 

 

 

 

 

 

 

 

 

 

 

 

[THE ARTIST 매거진 = 김새롬]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어제 본 영화가 내 인생영화야’ 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여기에서 ‘인생’이란, ‘인생에 단 한번 있을까 말까 한, 그 정도로 최고로 평가 되는’ 정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다. 말 그대로 ‘인생’을 담고 있는 것. 그것 또한 ‘인생 영화’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이 두 가지 의미를 모두 담고 있는, 필자의 인생 영화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일명 ‘비포’시리즈라 불리는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

물론 결국엔 사랑으로 귀결되긴 하지만 이 영화들을 단순한 사랑 영화로 단정 짓기엔 영화 속에 담겨 있는 것이 너무도 많다. 사랑을 넘어선 인간관계, 삶과 죽음, 만남과 이별, 사고와 소통. 이 모든 것들이 영화의 주제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참으로 단출하기 짝이 없는 영화처럼 보인다. 극을 이끌어 가는 등장인물은 단 두 명, 특별한 무대적 장치는 물론 없다. 아름다운 이국의 경치가 극적 장치라면 또 모를까. 물론 다이내믹한 사건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영화는 그저 두 주인공의 대화로 시작해서 대화로 끝나며 단 하룻동안의 이야기만을 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셀린느가 되어, 혹은 제시가 되어 여행에 동행했을 것이다. 저 사람들이 연기를 하는 건지 아니면 진짜 대화를 하는 건지, 즉 영화인지 다큐인지 모를 정도의 긴 호흡과 현실적인 대화들. 마치 내 마음을 얘기하는 듯이 그들의 대화는 참으로 공감되고 또 재미있으며 마냥 얉지만도 너무 깊지만도 않다.

 

 

 비포시리즈는 말 그대로 ‘인생’을 담고 있는 영화다. 9년에 한편씩, 세 편의 작품이 만들어 진 것은 이미 너무 유명한 사실이다. 한편에 하루씩, 우리는 고작 3일 동안 제시, 셀린느와 함께 동행했지만, 그 속에서 20년의 시간을 공감했다. 마치 20년짜리 다큐멘터리를 보듯이 세월이 흘렀고, 배우들은 우리와 함께 늙었으며, 작품 속 인물들의 성격 또한 세월을 따라 변했다. 비포 미드나잇 속의 셀린느는 더 이상 순수하고 야무진 23살짜리 아가씨가 아니었다. 겉모습도 내면도 세월과 함께 변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제시가 더 이상 꽃미남이 아니라고 해서, 셀린느가 깐깐한 아줌마가 되었다고 해서 아쉬워하지 않는다. 그것이 곧 인생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러한 사실은, 인생의 여름날을 지나 와 이제는 평범한 날들 속에서 행복을 찾아야 하는 세대들에게 큰 위안을 준다. 무엇인가 큰 사건이 발생하지 않아도, 자극적이지 않아도, 그저 ‘우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세대에게 용기와 위로가 되는 영화. 그것이 ‘인생 영화’ 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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