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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우리는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줄 수 있을까?동화대로 살라고 말할 수 없는 시대에 동화 읽어주기
주동일 칼럼니스트  |  diju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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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4.05  03: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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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주동일]

   
▲ 신데렐라 포스터

 

[Intro]

 

우리는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줄 수 있을까?

 

이마에 난 땀 때문에 앞머리가 엉긴 아이가 동화책을 들고 총총거리며 달려온다. 아이는 동화를 읽어주고 있는 우리의 무릎을 베고 손장난을 치며 딴청을 피운다. 하지만 주인공의 위기가 다가오면 눈을 땡그랗게 뜨고 우리를 올려다본다. 그리고 동화가 끝날 때까지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의 이야기를 듣는다. 동화가 끝나고, 우리는 다소 진지해진 아이에게 교훈을 말해주려다 멈칫한다. 과연 우리는 아이들에게 동화 속 주인공들처럼 살아야 한다고 말해야 할까?

 

현실에 고개 숙이지 않으면 철이 덜 들었다는 말까지 듣게 되는 지금, 우리는 동화 속 교훈들을 현실 앞에서 꼭꼭 눌러오며 커왔다. 우리의 말을 알아들을까 싶다가도 두 눈을 반짝이는 아이들의 앞에 선 우리는 - 과연 아이들에게 동화 속의 교훈과 정의를 읽어줘야 할까?

   
▲ 이미지의 대조, 변환이 역동적으로 이루어져 인상깊었던 '엘라'의 집

[Title / Track 1 : 영상美]

 

영화 ‘신데렐라’는 영상미 측면에서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디즈니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신데렐라의 스토리를 완벽한 영상미로 동화보다 아름답게 그려냈다.

우선 이 영화는 주인공 엘라의 집이 가진 이중성에서부터 관객들을 끌어당긴다. 무역상인인 아버지가 엘라에게 나비 장식을 주는 장면에서 집은 평온하고 단란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지만 어머니의 유언 장면과, 성인이 된 엘라가 아버지와 함께 거실에서 책을 읽는 장면에서 집은 절제된 쓸쓸함과 그 속에서 단단하게 뻗어나가는 화목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계모가 등장하면서부터 엘라가 서 있는 어둡고 음산한 공간과, 계모와 언니들이 서 있는 따뜻하고 사치스러운 공간들은 두 인물들의 상황을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이 과정이 미셸 공드리의 ‘무드 인디고’처럼 극적으로 대조되는 것이 아니라, 두 공간을 자연스럽게 어우르며 대조시켜 집의 이중성을 부각시키고 그 속에서 현실감이 묻어난다.

무도회 장면에서 등장하는 비밀 정원이나 성 내부 인테리어들도 단순히 화려하게만 꾸미기보다는 어느 정도의 현실성을 가지고 있어 배경과 배우들이 분리되는 느낌이 들지 않아 좋았다.(쉽게 말하면 배우가 배경에서 붕 떠버리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마지막 장면에서 신데렐라와 왕자가 결혼하는 배경으로 봄이 아닌 겨울로 설정한 점도 현실감이 증가되어 오히려 더 동화의 감동에 젖어들게 되었고, 매우 인상적으로 남았다.

   
▲ 기존 작품들과 달리 유독 입체감이 뛰어났던 계모역. 케이트 블란쳇의 악역 연기가 신선했다.

[Track 2 : 현실은 또 다른 교훈]

 

디즈니가 아이들에게 로맨스 이상의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고 느낀 것은 계모의 배역과 설정에서였다. 일반적으로 신데렐라의 계모는 못생기고 심술궂은 외모로 등장하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반지의 제왕’과 ‘호빗’,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블랙버드’ 등에서 주연을 맡았던 케이트 블란쳇이 계모로 출연한다. 케이트 블란쳇의 악역 연기를 보는 맛도 있지만 보통 배우의 얼굴에서 풍겨오는 온화한 인상 때문에 계모가 기존 작품들과 달리 인물이 입체적으로 바뀌고 더 현실적으로 보인다.

이런 현실감은 배역뿐만 아니라 인물의 대사에서도 느낄 수 있는데, 영화의 후반부에서 계모는 두 딸을 데리고 살기 위해서 이렇게 살 수밖에 없다는 대사를 한다. 디즈니의 ‘신데렐라’ 역시 기존의 동화책들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제작되었다. 하지만 ‘악역답게 생긴 외모’와 ‘어릴 때부터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웠다’는 식의 설정으로 ‘악한 사람은 날 때부터 악하다’는 식의 기존 동화들이 가진 논리를 벗어난 점이 마음에 들었다. 우리의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마주할 악은 어둠에서 태어나 뼛속까지 어두운 악이 아닐 것이다.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이나 필립 짐바르도의 ‘루시퍼 이펙트’에서 볼 수 있듯이 악은 우리가 매일 걷고 있는 평범한 세상에서 나름대로의 논리를 가지고 생겨난다. 아이들이 선과 악을 이분법적으로 보지 않고 새로운 프레임을 통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든다는 점에서도 이번 디즈니 ‘신데렐라’를 바라 볼 필요가 있다. 고전 동화를 현재의 어린이들을 위한 영화로 제작하는 입장에서, 어떤 교훈을 어떻게 전달할지 디즈니사가 부단히 고민한 흔적들을 영화 곳곳에서 찾아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일 것이다.

   
▲ 엘라와 왕자가 함께 있는 비밀정원

[Track 3 : 꽃들에게 희망을]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살라고 가르쳐야 할까? 이상과 현실 중 어느 것을 알려줘야 할까?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동화 속 교훈처럼 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동화를 읽어주던 어른들은 현실을 바라보며 살라고 말할 것이다. 아이들은 그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거나 현실에 절망할 것이다. 그렇게 커서 어른이 된 우리는 지금 우리의 아이들에게 이상과 현실 중에서 어느 것을 따르라고 가르쳐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영화 ‘신데렐라’는 이 고민에 대해 ‘방법’과 ‘방향’으로 나누어 대답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영화는 아이들에게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현실을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되, ‘용기와 따뜻한 마음’이라는 교훈을 ‘방향’으로 제시한다.

어머니의 유언이자 엘라 자신의 신념인 ‘용기와 따뜻한 마음’은 엔딩으로 가면서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갈등을 직·간접적으로 해소한다. 엘라의 신념으로 인해 모든 신분이 왕실 무도회에 참석할 수 있게 되고 정약결혼을 주장하던 왕은 왕자의 사랑을 인정한다. 그리고 나약한 엘라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역경을 헤쳐 나간다. 이 영화는 엘라의 신념이 사회를 바꾸는 힘으로 확장되며 끝난다. 디즈니는 이번 영화에서 새로운 프레임을 통해 아이들에게 현실의 모습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면서도, 동화 신데렐라의 고전적인 교훈을 통해 아이들에게 살아가야 할 방향과 마음가짐을 가르친다.

 

이런 관점으로 봤을 때 아쉬웠던 부분은 결국 이 모든 것을 바꾸는 데에 요정 대모의 마법이 필연적이라는 점이다. 물론 마법이라는 소재를 통해 아이들은 영화를 보면서 신데렐라의 교훈에 믿음을 갖게 된다. 이는 훗날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아이들이 용기와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게 만든다는 측면에서는 현명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법이나 기적 없이도 이 모든 것이 이뤄지는 스토리로 이어졌다면 그것대로 색다른 의의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단순히 로맨스를 넘어, 아이들에게 어떤 영화를 제공해야 하는 지까지도 열심히 고뇌한 흔적이 보여 디즈니가 자신들의 역할을 톡톡히 아는 제작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 왕자를 처음으로 만나는 엘라. '다 그렇다고 해서 꼭 옳은 건 아니에요.'

[Track 4 : Dear Mama]

 

‘방법’과 ‘방법’이라는 측면으로 이 영화를 봤을 때, 이 영화의 또 다른 메시지는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주는 방법일 것이다.

 

영화의 초반부에는 이런 내레이션이 등장한다.

 

“이름에는 힘이 있죠. 계모와 언니들이 그렇게(=신데렐라 ’재투성이‘라는 뜻) 부르니까 엘라는 정말 그렇게 된 느낌이었어요.”

 

계모를 선천적인 악인으로 설정하지 않은 것에서부터 시작해 영화 곳곳에는 아이들에게 현실을 알려주려는 흔적들이 눈에 띈다. 하지만 위의 내레이션이 나온 뒤, 엘라는 숲속에서 우연히 사슴을 사냥 중이던 왕자를 만난다. 사슴을 놓아달라는 엘라의 말에 왕자는 ‘사냥은 원래 그런거죠.’ 라고 대답한다. 그러자 엘라는

 

“다 그렇다고 해서 꼭 옳은 건 아니에요.”

 

라고 답한다. 왕자는 그 말을 듣고 사슴 사냥을 중단한다. 성으로 돌아온 뒤, 사슴을 놓쳤다며 신하들이 왕자에게 조롱조의 농담을 하자 왕자는 엘라의 말을 똑같이 반복한다.

 

“다 그렇다고 해서 꼭 옳은 건 아니야.”

 

‘이름에 힘이 있다’와 ‘다 그렇다고 해서 꼭 옳은 건 아니에요.’는 동화를 읽을 아이들뿐만 아니라, 동화를 읽어줄 어른들의 가슴에도 남아야 할 교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들에게 동화 속 교훈을 읽어줘야 한다고 디즈니의 ‘신데렐라’는 말하고 있다.

 

이 점에서 아이들에게 교훈을 말해주는 어른들의 심정이자, 엘라의 어머니가 유언을 남길 때의 심정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은 ‘유리 구두’라고 생각한다. 플롯 측면에서 봤을 때 유리구두는 신데렐라의 발에만 맞는다는 설정을 통해 왕자가 신데렐라를 찾아가도록 만들어주는 사건의 개연성을 불어넣기 위해 등장한 소재다. 하지만 의미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유리구두는 요정대모의 마법 중에서 열두시가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유일한 마법이다. 유리구두는 가장 약할 것 같지만 가장 투명하며, ‘마법’이라는 설정에서 벗어나 끝까지 사라지지 않는다. 아무리 어두운 세상이 와도 아이들에게서 절대 사라지지 않는 신념이자 기적으로 남기를 바라며, 우리는 아이들에게 교훈을 읽어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OUTRO]

 

우리가 주저하는 사이 아이는 먼저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러면 착하게 사라야겐네???” 우리는 땀이 식은 아이의 이마를 쓸어 넘기며 벅찬 마음을 어색한 말투로 받아친다. “응응 그래야지. 아무리 힘들어도 착하게 살아야지.” 잠자리에 드는 아이를 꼭 안아주고 잠시 화장실에 간다며 방 밖으로 나간다. 세상에 영원한 진리는 없다고 한다. 종교, 윤리, 법 심지어 과학에서도 새로운 진리가 나타나며 인류의 신념이 교체된다. 하지만 그것은 반대로 말하면 모순적으로 인류가 단 한 번도 마음속에서 신념을 비워둔 채 산 적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화장실 불을 끄고 나와 방문을 열자 아이의 숨소리가 들린다. 칭얼대는 소리에 옆으로 다가가 아이를 끌어안고 등을 쓰다듬어준다. 어두운 방 안 또 다른 신념이 내 품속에서 숨을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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