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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 영화
힘들며 힘내지 않아도 괜찮아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
박영성 칼럼니스트  |  i_am_jenn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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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4.01  00: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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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 포스터

매년 우울증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각박해진 사회 속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무관심하다 못해 자기 자신을 챙길 여력도 없는 나날이기 때문일까.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는 우울증. 누구나 감기에 걸리듯 마음의 감기를 앓은 한 남성이 있다. 평범한 외국계 소프트웨어 회사원인 미키오(사카이 마사토분)와 만화가라 하기에는 겨우 연재를 하는 하루코(미야자키 아오이) 부부. 소박하지만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가는 부부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인가 남편(일본어로 츠레'ツレ'라고 발음) 미키오에게 알 수 없는 무력감과 통증이 찾아오고 이내 ‘우울증’이라는 판정을 받는다.

 

  기분이 침체됨에도 자력으로 기분 전환이 불가능해지며 정신 증상뿐만 아니라 신체 증상도 나타난다. 그 예로 좋아하던 반찬도 손도 대지 않는 등 식욕이 감퇴된다. 또한,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끼며 실제로도 아무것도 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출근길에도 지하철을 타지 못하고 구토를 하는 등 말이다. 회사를 그만두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책임감이 극도로 생긴다. 모두가 자신 때문에 곤란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보다 남의 입장을 더 헤아리느라 자신에게는 누구보다 엄격하고 유난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밤에 잠을 못 이뤄서 괴로워함에도 낮잠도 못 잔다. 대낮부터 자는 건 면목 없는 일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의 감기'에 걸린 남편을 위해 하루코는 그녀의 가족과 애완동물 '이구'와 함께 서두르지 않고 남편의 재활을 돕는다.

   
 

 

  미키오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남이 잘 안되는 것도 다 본인의 탓이라고 생각한다. 주변에서는 “힘내!”라고 말하지만, 오히려 그 말이 악영향을 끼친다. 정말 힘들 때 ‘꼭 될 것이다, 되어야 한다.’는 긍정이 아니듯 말이다. 이것은 어쩌면 최면이자 압력일지도 모른다. ‘한 번 해보자. 잘 되면 참 좋을 거야. 하지만 안 된다 하더라도 좋아.’ 하는 게 진짜 긍정이다.

 

  이 영화는 우울증에 걸린 남편을 대신해 생활 전선에 뛰어든 아내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풀어나가며 가족에 대해 돌이켜보는 계기를 만든다. 중간중간 나오는 하루코의 일러스트와 함께 우울증의 증상과 치료의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나가며 간병을 하는 아내 또한 성장해 간다는 또 다른 교훈을 준다.

   
 

 

  어느 소설에서 그랬다. 사람들은 옷을 입은 채로는 물에 빠지지 않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하지만, 옷을 입은 채 물에 빠지는 것도 인생이라고. 마음속에 금기를 가지지 말자. 생은 그렇게 인색한 게 아닐 테니까. 우린 다 잘하고 있다. 새벽하늘이 아무리 흐릴지라도 밤보다는 밝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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