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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튜링으로 돌아 온 베네딕트 컴버배치비운의 천재, 앨런 튜링
한예령 칼럼니스트  |  mnjhk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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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31  00: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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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한예령]

몇 년 전, 영국드라마 <셜록>이 방송되고 셜록 홈즈를 연기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했다. 독특한 성격의 매력적인 천재 이미지의 셜록을 완벽하게 연기했던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그 덕분에 국내에도 많은 팬들을 가지고 있다. 그런 그가 <이미테이션 게임>을 통해 앨런 튜링이라는 실존했던 천재로 돌아왔다. 셜록과는 정반대의 이미지를 가진 인물을 연기한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그 자체가 앨런 튜링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관객들이 인물의 감정 하나 하나에 몰입할 수 있도록 연기했다.

   
▲ ⓒ 네이버 영화

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났던 시기에 영국은 독일의 암호 체계인 애니그마를 깨기 위해 천재들로 조직된 비밀암호조직을 만든다. 앨런 튜링은 그 조직의 한 멤버로 들어가 24시간마다 암호의 설정이 달라지는 애니그마를 해독하기 위해 특별한 기계를 만든다. 그리고 그 기계는 전쟁에서 연합군의 승리에 큰 역할을 한다. 하지만 앨런과 그의 동료들이 한 모든 일은 비밀리에 이루어졌기에 전쟁이 끝난 후 그와 관련된 어떤 흔적을 남기거나 말을 해서도 안되었다. 그렇게 종전에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는 앨런이지만 사람들은 그러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고 오히려 당시 시대가 죄악시했던 동성애 성향을 가졌다는 이유로 사회적 처벌을 받기에 이른다.

   
▲ ⓒ 네이버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에서 앨런 튜링을 연기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에게서 셜록의 이미지는 찾을 수 없었다. 누구보다 뛰어난 수학 실력을 가졌지만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에는 어려움을 겪었던 앨런 튜링만 있을 뿐이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외면부터 내면까지 앨런 튜링과 똑같다고 생각될 정도로 완벽하게 그를 연기했다. 영화 속에서 앨런은 자신의 감정을 완전히 드러내는 때가 거의 없다. 늘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듯 보였고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나타내는 것에는 서툴렀다. 또, 앨런은 천재라고 하기에는 너무 여려 보였고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한 위태로움을 지닌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 ⓒ 네이버 영화

하지만 애니그마를 깨기 위해 크리스토퍼라는 기계를 만들고 거기에 집중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유약함이라고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었고 도리어 강인함 속의 천재적 기질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와 동시에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다른 사람과는 다른 성적 성향 때문에 시대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혼자로 가두었던 앨런 튜링의 모습도 내 보인다. 외로웠던 10대 시절에 함께 해 주었던 크리스토퍼라는 친구의 이름을 자신이 만든 기계에 명명하는 모습은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많이 외로웠을 앨런에게 그가 어떤 존재였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오랫동안 사람들 앞에 감추었던 자신의 성적 성향이 공개된 후, 당시 시대적 분위기 탓에 호르몬 주사라는 고문과도 같은 처벌을 받은 앨런은 전과는 많이 달라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자신이 만든 크리스토퍼에 관한 연구를 놓을 수 없었다는 앨런의 말은 천재가 감내해야 할 운명에 대한 것이기도 했다.

   
▲ ⓒ 네이버 영화

앨런은 자신을 찾아 온 조안의 곁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 보이며 눈물을 보이는데 그것은 평범하지 않은 자신의 인생에 대한 후회가 섞여 있는 것이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당신이 평범하지 않아서 세상은 더 나아졌다고 하는 조안의 말은 세상이 앨런에게 해 주지 못한 감사였고 위로였다. 앨런이 원했던 것은 전쟁 중의 공로를 인정받고 보상을 받는 것이 아니라 단지 세상이 자신을 이해해 주기를 바랐을 것이다. 온 몸이 망가지면서도 자신의 연구를 놓지 않았던 앨런은 결국 41살의 나이에 스스로 눈을 감아 버렸다.

비운의 천재라는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앨런 튜링은 그가 이루어 낸 성과보다는 그 외적인 이유로 인해 고통받고 사회적 고립을 겪어야 했다. 이러한 복합적인 감정의 인물을 연기해야 했던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과하지 않은 감정 연기로 관객들이 과거 속의 앨런 튜링과 마주하게 해 주었다. 앨런 튜링을 스크린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 낸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다름 작품 캐릭터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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