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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플래쉬 : 자존감을 죽여라
김혁준 칼럼니스트  |  hj07237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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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29  23: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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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IST 매거진=김혁준]

이 영화를 볼 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은 ‘숨 쉬세요’이다. 그만큼 영화에 몰입하게 되면 몸이 불편해지는 것은 물론, 숨을 멈추고 집중한다. 계속해서 몰입돼 마지막 10분에는 온 몸이 집중하는 영화 <WHIPLASH>다.

 채찍질 이란 의미의 제목처럼 영화는 쉴 새 없이 달린다. 주인공(마일즈 텔러)은 계속해서 드럼을 치고 지휘자(J.K 시몬스)는 그런 주인공을 계속해서 채찍질 한다. 그 속에서 피어나는 주인공의 내적 갈등과 드러머와 지휘자간의 갈등은 보는 이마저 불편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 불편함은 전혀 기분 나쁜 불편함이 아니며 당연히 그리고 자연스레 받아들여지는 불편함이다.

폭군 선생과 미친 학생의 대립

 영화의 내용은 앤드류(마일즈 텔러)가 플레처 교수(J.K 시몬스)에 의해 최고의 재즈 드러머로 성장하는 것이다. 마치 “어벤져스가 세상을 구해!”처럼 축약하면 이토록 간단하지만 어벤져스가 보여주는 화려함처럼 앤드류와 플레처가 보여주는 심리전은 복잡하고 날카로우며 효과적이다. 플레처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이 한계를 뛰어넘는 것을 중요시하는 인물이다. 그 안에서 학생들을 몰아세우며 다그친다. 이러한 혹사를 이겨내지 못하는 학생들은 낙오되며 좌절한다. 그러나 앤드류 만은 다르다. 숱한 모욕과 경쟁 속에서 커가며 어느새 플레처에게 당당히 맞서는 드러머로 성장한다. 영화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대사로 ‘찰리 파커는 조 존스가 던진 심벌즈가 아니었으면 그만치 뛰어난 연주자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라는 구절이다. 이 인용을 통해 플레처가 가진 가치관을 그리고 제 2의 버디 리치가 되고 싶은 앤드류의 독함을 알 수 있다.

진실된 자존감

 느껴본 사람만 알 수 있는 합주가 시작되기 전 정적의 소름 끼침부터 손에서 피가 날 때까지 연습을 통해 얻은 성취감은 예술인과 예술영화가 가진 장점을 잘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러한 화려함 이면에서 플레처 교수의 모욕이나 경쟁은 마냥 좋지만은 않다.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은 설령 그가 과했다 한들 틀린 것은 아니다. 그는 뛰어나고 능력 있는 사람이며 재능을 키우는 사람이다.

영화 속에서도 ‘그 정도면 잘했어’보다 위험한 말이 없다고 말하는 것처럼 그는 예술가를 길러내는데 있어 탁월하다. 이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일상에서도 참 많은 것에 적용해 볼 수 있다. 어떤 사람으로부터 평가를 받을 때 싫은 소리를 들었거나 혹은 현재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불만을 바깥으로 표현하기 전에 내가 먼저 뛰어난 사람이 되어보는 것이다.

되도 않는 저렴한 힐링 따위가 아닌 진정한 노력을 통해 삶을 살아가야 한다. 자존감을 낮추란 말이 자존심도 아니기에 참 아니꼽게 보일 수 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원하는 것을 얻으려 할 때와 그저 그런 인생을 살고 싶지 않으려면  강구하며 진실되어야 한다. 좌절하고 낮아지며 다시 얻고 싶은 것을 향해 노력하여 진정 예술가, 혹은 원하는 이상에 걸맞은 이름을 가진 사람이 되라고 영화는 말한다.

바닥만 보던 주인공이 똑똑히 앞을 응시하는 것처럼 진짜를 마주하길 바란다.

   
▲ WHIPLASH 포스터 ⓒ네이버 영화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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