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아티스트 매거진
THE ARTIST
디아티스트 on Instagran

디 아티스트 매거진
THE ARTIST
디아티스트 on 네이버 20Pick

THE ARTIST MAGAZINE

디 아티스트 매거진
THE ARTIST
디아티스트 on 다음 스토리볼

THE ARTIST MAGAZINE

디 아티스트 매거진
THE ARTIST
디아티스트 on 네이버 블로그

THE ARTIST MAGAZINE

> 칼럼 > 영화
수도사의 세 가지 시련_<신과 함께 가라>
이준건 칼럼니스트  |  dlwnsrjs98@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5.03.14  08:28:33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디아티스트매거진=이준건] 영화의 시작은 암울하다. 가톨릭으로부터 이단으로 파문당해 단 2개의 수도원만 남은 칸토리안 교단 사람들이 이야기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깐깐한 원장 신부님과 다소 고지식한 벤노, 알고 있는 유머라곤 3개밖에 없는 타실로, 아기 때부터 수도원에 살아 세상과 여자라곤 조금도 모르는 미소년 아르보. 세상은 그토록 발전했는데 독일의 칸토리안 수도원은 200년 전과 거의 변한 게 없고, 결국 법적으로 수도원이 넘어갈 지경에 이른다. 죽음을 앞둔 원장 신부님은 남은 세 명에게 ‘이탈리아에 있는 남은 수도원으로 가라.’고 유언하며 숨을 거두고, 이로써 벤노와 타실로, 아르보의 여행이 시작된다.

 

인간의 세 가지 시련

세 사람은 각각 시련을 마주한다. 타실로의 경우에는 ‘일상적인 삶’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이탈리아로 가는 여정 도중 어머니를 만나고, 그녀와 잠시나마 함께 살면서 수사의 삶을 포기하고자 한다. 어쩌면 남들에게는 너무나 평범한 삶, 일상적인 그 삶이 바로 타실로에게는 유혹이었던 셈이다. 프랑스의 시인 폴 발레리는 말했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어쩌면 자신의 길을 계속해서 발견해 나가야하는 인생여정에서, ‘그냥 사는 것’은 위험하다. 타실로는 그렇게 일상 속에 녹아든 채, 수도원으로 가라는 원장의 유언도 지키지 못하고 수사라는 본분도 다하지 못했다. 이것은 마치 자신의 삶의 이유를 찾지 못한 채 그저 그렇게 사는 인생과 비슷하다.

   
▲ 처음 기차를 탄 이들에게, 육중한 철마는 놀랍기만 하다.

지적으로 훌륭했던 벤노는 당연히 그런 종류의 유혹에 빠진다. 수도원의 경제적 사정으로 30년 연구를 포기해야하는 서러움, 그것을 잘 알고 있던 벤노는 클라우디우스의 유혹에 넘어가 복장도 교리도 신앙도 모두 가톨릭으로 바꾼다. 그는 분명 ‘신의 사명’이라 할 만한 거창한 것이 있었다. 오래 전부터 해오던 연구도 해야 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곳에서 학생들도 가르치고 싶다. 그러나 바로 그것이 그가 겪은 시련이었다. 신의 뜻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은 어느새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들로 대체되고, 마음의 목소리를 따르라는 우르반의 규범은 금고 속에 처박힌 채 쉰내만 난다. 벤노는 똑똑했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지만, 도리어 그것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렇다면 마지막 주인공, 아르보는 어떨까? 영화에서 아르보는 아주 신비스럽게 나온다. 꽃미남에 아무 것도 모르는 이 무지한 총각은 마치 어떠한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는 것처럼 나온다. 그는 타실로처럼 일상의 삶에 넘어가지 않으며 벤노처럼 지적인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는다. 오로지 우르반의 규범을 전달해야 한다는, 뚜렷하고 확실한 사명만을 갖는 듯하다. 하지만 영화의 끝에 이르면 비로소 그의 시련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그는 바로 종교적 교리에 얽매여 자유를 느끼지 못했던 모든 이들을 대표한다. 아르보와 키아라는 서로 사랑했고 잠시나마 사랑을 나누기도 했지만, 곧 아르보가 수도원에 들어가야만 하는 바람에 헤어진다. 그러나 아르보가 키아라에게 주었던 소리굽쇠는 키아라가 ‘마음의 목소리를 따르게’ 도와주었고, 아르보 역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는 마음의 목소리를 들었다.

   
▲ 우르반의 규범은 말한다. 마음의 목소리를 따르라고.

마음의 목소리를 따르라

정리하자면 인간의 삶, 특히 신앙인의 삶은 세 가지의 시련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삶의 이유를 찾지 못하고 일상적인 삶에 녹아든 채 몸은 안주하지만 정신적인 방황은 계속하는 시련. 둘째는 자기만의 확고한 교리로 정작 신의 목소리는 듣지 않고 지식으로만 판단하여 눈과 귀가 어두워지는 시련. 셋째는 신의 목소리에 맹목적으로 복종하여 자신의 참된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시련.

 

결국 영화는 인간이 고뇌하는 근본적인 질문 중 하나를 묻는다. ‘자유란 무엇인가?’라는 문제 말이다. 수많은 종교에서 자유를 말하지만 (종교인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정작 그 자유가 무엇인지 모른다. 어떤 사람은 일상의 삶에서 발견하려고 애쓰고 어떤 사람은 교리와 지식에서 구하려고 한다. 하지만 수도사들의 이 여행기에서는 오직 사랑만이 그러한 자유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던 벤노 역시 아르보에게 ‘가라’고 말할 수 있었고, 아르보 역시 자신의 사랑을 찾아 참된 자유, 곧 마음의 목소리를 따르게 되었다.

   
▲ 독일에서 이탈리아로 떠나는 세 수도사의 여정

마음의 목소리가 주제라서 그런 걸까, 영화에서는 세 사람이 서로 화음을 넣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아름다운 아르보의 소프라노와 타실로의 바리톤, 벤노의 베이스 3중 화음을 듣고 있으면 어쩐지 마음이 따뜻해진다. 비록 주제는 수도사의 고뇌라지만, 어쩌면 이는 인간의 고뇌로 읽어도 될 듯하다. 추운 겨울, 정신적으로 방황하며 자유를 고민하는 사람에게 이 영화를 권한다.

이준건 칼럼니스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디아티스트
디 아티스트 소개기사제보광고홍보 및 제휴문의 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회사명: 골든허스트  |  The Artist Daegu: 대구광역시 수성구 들안로 59, 4층  |  대표자명: 김혜인
대표전화: 070-7566-8009  |  일반문의메일: theartistmag@naver.com  |  사업자등록번호:107-20-48341  |  신문 등록번호: 대구,아00205
등록일: 2016년 12 월 14일  |  발행인/편집인: 김혜인  |  청소년 보호 책임자: 김경식
Copyright © 2022 디아티스트. All rights reserved.
golden hurst
by ndso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