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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더커튼 #.1 프랑스 2대 패션 콩투르 2관왕, 파리 패션계를 사로잡은 디자이너 이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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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02  16: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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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공부를 시작한지 단 3년 만에 프랑스 명문 패션 스쿨 <에스모드 파리> 수석 졸업은 물론 프랑스 2대 패션 콩쿠르 중 하나이자 젊은 패션디자이너들의 꿈의 무대인 <디나르 페스티벌>에서 남성복과 소재개발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세계 패션의 중심’ 파리를 놀라게 한 천재 디자이너 이규호.

옷을 좋아하던 세탁소집 막내아들에서 동대문시장 ‘사입삼촌’으로, 그리고 24살에 선택한 프랑스 유학으로 패션의 본고장 프랑스 파리 패션계의 인정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한 디자이너 이규호, 그를 만났다.

   
이규호 디자이너의 브랜드 <모호: MOHO>

 

세탁소집 막내아들

13살, 운명인지 숙명인지 모르겠지만 간호사였던 어머니께서 갑자기 세탁소를 차리셨고, 1년 365일을 셀 수도 없이 많은 옷들을 접하게 되면서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옷과 가까워졌어요. 어머니의 세탁소는 제게 일종의 패션에 대한 조기교육 현장 같았어요. 매일 다양한 종류의 옷을 통해 디자인은 물론 소재, 컬러, 기능 등 옷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덕분에 제 나이에 맞지 않게 옷에 대해 아는 것이 많아졌고, 아는 것이 많아지다 보니 관심과 애정이 생기고 그렇게 운명처럼 옷을 좋아할 수밖에 없었죠.

 

스무살, 대학입학 그리고 입대

옷 좋아하고, 친구 좋아하고 게다가 장난기까지 많아 정말 행복한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아쉽게 공부와는 가깝지 않아서 수능 치고 성적을 맞춰 대학에 입학 후 그 또래의 남자들이 그런 것처럼 군대에 입대했어요.

근데 뭔가 좀 억울한 거예요. ‘난 아직 어린데 내가 더 좋아하고 더 잘할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군 복무 내내 끊임없이 되묻다 보니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옷’이 떠올랐어요. 그래서 제대를 하자마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옷 많은 동네인 ‘동대문시장’에 무작정 찾아갔어요. 그냥 옷 가까이서 옷을 배우겠다는 생각 하나로요.

 

동대문시장 ‘사입삼촌’

‘사입삼촌’으로 동대문시장 생활을 처음 시작했어요. 동대문시장에 가면 옷을 전문적으로 사입하는 ‘사입삼촌’들이 있어요. 쇼핑몰이나 소매매장의 경우 동대문에 있는 여러 도매상에서 다양한 옷을 사서 소매로 판매를 하는데, 여러 도매상들을 돌면서 일일이 옷들을 구매하는 것이 어려워요. 그래서 쇼핑몰이나 소매매장 사장님들은 도매상점에 주문만 해놓고 옷을 찾아오는 일은 동대문의 각 구역을 담당하는 전문 사입인인 ‘사입삼촌’들에게 의뢰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는데, 동대문시장 옷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유통되고 어떤 옷이 유행하는지는 ‘사입삼촌’만큼 잘 알 수 있는 일이 없거든요. 그렇게 1년 정도 ‘사입삼촌’으로 일하면서 온몸으로 옷에 대해 배웠어요.

 

아버지의 믿음, 새로운 목표를 만들다

옷이 좋아서 그런지 육체적으로는 좀 고될 수 있는 ‘사입삼촌’ 일이 마냥 재미있어요. 하지만 학교도 안 가고 밤낮없이 동대문시장을 돌아다니며 옷에 미쳐 사는 저를 보시는 부모님께서는 걱정이 많으셨다고 하시더라고요.

동대문에서 1년 정도 일하고 있을 때쯤 그동안 별말씀 없이 저를 지켜보셨던 아버지께서 1년 치 학비가 들어있는 통장을 주시면서 ‘사입삼촌’ 일은 그만두고 정식으로 패션을 배워보라고 하셨어요.

1년 치 학비면 지금도 큰돈인데 그 큰돈을 선뜻 저를 믿고 주신 아버지의 마음이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그렇게 1년 동안 정들었던 동대문시장을 떠나 정식으로 패션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생겼고 이전에 다니던 학교를 자퇴한 후 본격적으로 패션학교 진학을 준비했어요.

사실 처음엔 파리가 아니라 서울에 있는 패션학교를 생각했는데 원서 마감 기간을 놓쳐서 입학까지 1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라 결단이 필요했어요. 결국 다가오는 9월에 신학기가 시작되는 파리에 있는 패션학교 진학을 목표로 무작정 프랑스로 떠났어요.

 

24살, 파리 그리고 새로운 시작

패션을 배우겠다는 열정 하나로 도착한 파리는 환상이 아닌 현실이었어요. 불어는 한마디도 못하는데 제 몸은 이미 파리에 있었으니까요. 근데 놀랍게도 이 막막한 상황이 제게 초인적인 용기를 주었고 모든 일을 그냥 부딪혔어요. 프랑스도, 프랑스 사람도, 프랑스 학교도 말이죠.

제가 가고 싶었던 <에스모드 파리>의 입학 면접에서도 똑같았어요. 제가 얼마나 패션을 사랑하는지 얼마나 패션을 배우고 싶은지에 대해 면접관들에게 진심을 다해 전했어요. 그리고 제 진심이 통했는지 2010년 9월 드디어 <에스모드 파리>의 1학년으로 정식적인 패션 공부를 시작했죠.

 

에스모드 파리를 놀라게 한 첫 수업

제 인생 첫 번째 패션 수업의 주제는 ‘발상의 전환’이었어요. 원단에 대해 이해하는 5시간짜리 기초 수업이었는데, ‘발상의 전환’이라는 주제를 수행하기에는 책상에 놓인 원단들이 너무 평범해 보여서 한 3시간쯤 멍하니 생각하다가 슈퍼마켓으로 뛰어가 생닭 한 마리를 사가지고 교실로 돌아와 생닭의 껍질을 벗겨 그 껍질을 꿰맨 작품을 과제로 제출했어요.

어쩌면 엉뚱할 수 있는 저의 행동에 교수님은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고, 원단에 대한 저의 ‘발상의 전환’이 가진 새로움과 신선함을 강조하며 이후 제 아이디어들을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꾸준히 도움을 주셨어요.

그 첫 수업 이후 저는 반 친구들 사이에 갑자기 ‘인기인’이 되었고 교수님은 물론 친구들까지 제가 하는 작업에 관심을 가져주고 응원해준 덕분에 학기 내내 다양한 시도로 다양한 작업들을 진행했어요. 그러는 동안 언어적인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었고 불어가 익숙해질수록 패션에 대한 배움이 더 넓어져 제가 추구하는 그 무언가에 가까워질 수 있었어요.

 

편견, 실력으로 극복하다

   
에스모드 파리에 재학 중

제가 좋아하는 옷에 대해 체제적으로 배우고, 그 배움을 바탕으로 새로운 옷들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매일 설레고 좋았어요. 수업이 오전 9시에 시작했는데 매일 아침 7시가 되면 이미 강의실에 도착해 그날 수업을 준비했어요. 학교생활은 그냥 모든 것들이 너무 재밌고 좋았어요. 수업도 교수님도 친구들요.

그렇게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을 때, 동양인에 대한 편견을 가진 교수님을 만났어요. 교수님께서는 저를 마뜩지 않아 하실 뿐만 아니라 제가 만든 옷들에 대해 혹평을 쏟아내셨는데, 처음엔 마음이 상했어요. 저도 사람이니까요. 근데 그 교수님이 혹평을 쏟아내면 쏟아낼수록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쉬지 않고 옷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학기말에 열린 학교 행사에서 그 교수님의 혹평을 받았던 제 작품들이 교장, 교감 선생님들을 비롯한 모든 교수님들께 인정을 받으며 교수님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동양인은 안된다는 교수님께서도 결국은 제 작품에 대한 칭찬으로 수업을 마무리하셨어요. 그때 느꼈어요. 편견이든 혹평이든 결국 노력과 실력이 있다면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요.

 

미카엘 교수와 남성복

   
미카엘 교수님

처음 입학했을 땐, 남성복도 여성복도 모두 좋았어요. 그런데 1학년 때부터 남성복 피팅 모델로 활동하면서 남성복에 조금 더 흥미를 느꼈던 것 같아요. 게다가 저희 학교에서 가장 카리스마 넘치는 교수님이자 유명 남성복 디자이너였던 미카엘 교수님이 가진 카리스마는 정말 최고였거든요. 그분을 보고 있으면 남성복을 택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미카엘 교수님이 가지고 있는 남성복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정의는 저를 매료시켰고 남성복을 전공으로 선택했어요.

 

<디나르 페스티벌> 2관왕과 수석 졸업의 영광

   
<디나르 페스티벌> 당시 무대에 올랐던 작품들

남성복은 꼭 필요한 디테일을 통해서 완성돼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미카엘 교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남성복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정의는 저로 하여금 남성복이 가진 특별한 매력에 빠지기에 충분한 그 무엇이 되어 주었어요.

그리고 3년제 학교인 에스모드 파리의 마지막 학년인 3학년이 되었을 때, 교수님들은 제게 졸업 작품보다는 프랑스 2대 패션 콩쿠르 중 하나인 <디나르 페스티벌> 준비를 권하셨고, 준비 기간 동안 정말 제 모든 것을 쏟아내듯 작업에 매진했어요.

<디나르 페스티벌>에서 수상하겠다는 목표보다는 내가 무언가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는 그 순간이 주는 행복이 제게는 너무 큰 축복이라고 생각하면서요.

결과는 4개 부문 중 남성복과 소재개발 2개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젊은 디자이너로 많은 매체에 소개되었고 ‘베를린 패션 디자인 박람회’, ‘파리 후즈 넥스트’ 등에 참가할 기회는 물론 졸업식에서는 수석 졸업이라는 영광을 얻게 되었죠.

 

나를 믿어주는 친구, 박지근

   
전시 <패션에 예술을 엮다> 포스터

학교생활에 빨리 적응한 덕분에 프랑스인 친구들이 많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불어가 빨리 늘었어요. 덕분에 불어가 익숙하지 않은 한국 친구들의 통역을 도맡았어요. 주로 비자나 은행 등 유학생활에 중요한 일들이었기 때문에 교수님들의 양해로 수업시간에도 한국 친구들의 통역을 도와주다 보니 학교에 있는 거의 모든 한국학생들과 친분이 있었어요.

그리고 그때 만난 한국친구 중에 제가 가진 재능을 진심으로 인정해 주던 친구가 지금 저와 함께 일을 하고 있는 지근(브랜드 <모호>의 공동대표 박지근)이에요. 지근이는 <디나르 페스티벌>에서 수상한 작품들을 한국에 소개하는 전시회를 기획해 주었고, 2013년 12월 신사동 이다 갤러리에서 <패션에 예술을 엮다>로 난생처음으로 제 단독 전시회를 가졌어요.

<디나르 페스티벌>를 준비하는 동안 어머니께서 큰 사고를 당하셨는데, 어머니께서는 제가 걱정하는 것이 염려되어 사실을 알리지 않으셨어요. <패션에 예술을 엮다> 전시는 한국 가족들에게 3년간의 제 노력의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전시로 전시 개최에 큰 역할을 해준 지근이에 대한 감사함이 정말 컸던 전시였어요.

 

파리 패션위크 컬렉션 브랜드 <Andrea Crews>의 디자이너

졸업 후, <디나르 페스티벌>의 출품작이었던 브랜드 'XY XX'을 런칭했지만 자금 부족으로 브랜드를 지속하기가 어려웠어요. 자금이 부족해지니 돈을 벌어야 했고 결국 평소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 <Andrea Crews>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며 제 디자인을 계속하려고 했지만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 것이 여의치 않았죠. 그렇게 3년이 지났고 어느새 <Andrea Crews>의 수석 디자이너가 되었지만 제 브랜드와 디자인에 대한 아쉬움으로 고민이 많았던 2017년 2월 할머니께서 갑작스럽게 돌아가셨고 잠시 한국에 귀국하면서 모든 것이 바꿔었어요.

 

브랜드 <모호: MOHO> 런칭

   
브랜드 <모호: MOHO>

2017년은 제 삶의 새로운 전환점 같은 해였어요. 임종을 지켜드리지 못한 할머니, 공모전 준비에 방해가 될까봐 사고를 숨기셨던 어머니. 그동안 함께하지 못한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이 파리 생활의 회의가 되었고, 그동안 저를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친구 지근이와 오랜 상의 끝에 함께 브랜드 <모호: MOHO>를 함께 런칭하며 디자이너로서의 새로운 출발점에 섰고, 런칭 이후 2018 S/S 서울 패션위크로 처음으로 <모호: MOHO>를 소개했어요.

 

브랜드 <모호: MOHO>

 

   
브랜드 <모호: MOHO>

<모호: MOHO>는?

<모호: MOHO>는 패션과 삶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탐구와 연구로 답하며 매 시즌 새로운 이야기가 담긴 독창적인 패션으로 단순히 트렌드를 쫓아 만든 화려한 이미지가 아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강력한 힘을 가진 옷, 기본에 흔들리지 않는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옷을 만든다.

 

<모호: MOHO>가 보여주고 싶은 패션은?

   
브랜드 <모호: MOHO>

<모호: MOHO>는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트렌드가 아닌 자신의 주관을 가지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의미 있는 옷, 섬세하게 잘 만들어져 삶의 만족을 주는 옷을 통해 <모호: MOHO>를 입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옷으로 시대를 앞서나가는 패션을 제시하고 싶다.

 

<모호: MOHO>의 강점은?

   
브랜드 <모호: MOHO>

단순히 멋을 위한 디테일이 아닌 활용 가능한 실용적인 디테일로 완성된 <모호: MOHO>의 옷들은 차가운 모노톤의 컬러와 각진 절개들이 만들어내는 카리스마 넘치는 볼륨감 여기에 <모호: MOHO>를 위해 개발된 특수 소재와 기능성 소재로 마감된 완벽할 만큼의 완성도가 강점이다.

 

2018 F/W 시즌 <모호: MOHO>는?

   
브랜드 <모호: MOHO>

오는 3월 23일 2018 F/W 헤라 서울 패션위크를 통해 소개되는 2018 F/W <모호: MOHO> 컬렉션에서는 해체주의적인 패션에 대한 의식을 모더니즘으로 풀어내며 브랜드의 시그니처 절개 라인과 디테일을 블랙, 그레이, 화이트와 같은 모노톤에 담아 모던함과 절제미가 있는 독보적인 컨셉을 선보였다.

 

<모호: MOHO>의 앞으로의 목표는?

   
브랜드 <모호: MOHO>

트렌드보다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하고 자신만의 역사와 문화를 만들어가는 이들을 위한 옷을 통해 획일화되지 않은 특별한 멋이 담긴 <모호: MOHO>만의 차별화된 패션 영역을 추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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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더커튼의 디자이너 시리즈는 온라인 편집샵 <오픈 더 커튼>과 디아티스트가 함께 만드는 디자이너 연재 인터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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