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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의 정체성을 들려주는 음악 Choice 5
조재형 칼럼니스트  |  superjjh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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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08  23: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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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한도전'

  [디아티스트매거진=조재형]  약간은 갑작스레 떠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13년간의 긴 대장정을 마치고 대한민국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2018년 3월 31일부로 우리 곁을 떠났다. 모르겠다. 그들이 다시 돌아올지 영원히 떠나있을지는. 분명했던 건 우리는 ‘무한도전’을 보면서 너무나도 많은 감정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 많은 감정을 전달하는데 ‘무한도전’은 여러 가지 방법을 택했다. 그 중에서도 대중적으로 효과적으로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전달하며 자신들의 정체성을 세운 수단이 음악이었다. 그 많은 음악들로 마치 무한도전은 ‘어떤 감정을 느끼셨나요? 맞아요. 우리는 이런 예능이고 이런 사람들입니다.’라고 말하는 듯 했다. 음악만 듣고도 ‘무한도전’이 어떤 존재였는지 가늠케 해주는 그 다섯 음악들을 ‘무한도전’을 떠나보내며 다시 들어보자.

 

   
▲ '무한도전'의 'All You Need is Love'

  All You Need is Love

  ‘무한도전’에서 단어의 형태소를 나누듯 최소단위로 더 의미를 나누어보면 아마 ‘무한’보다는 ‘도전’일 것이다. 대한민국 평균 이하의 남자들이 모여 무언가에 대해 ‘도전’한다는 것, ‘도전’이야 말로 ‘무한도전’의 가장 작은 최소 단위 형태소일 것이다. ‘무한도전’은 그렇게 2006년 연말을 맞이하야 비틀즈의 음악 ‘All You Need is Love’을 부르는데 도전했다. 물론 완벽한 결과물은 아니었다. 맴버 개개인의 노래실력 차이가 현저해 분량 배분에도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전문 음악인이 아닌 ‘무한도전’만의 순수함이 드러났고 결과적으로 크리스마스라는 분위기에 어울리는 ‘무한도전’만의 캐롤이 하나 탄생했다. 그렇게 ‘무한도전’은 ‘도전’을 함으로써 자신들의 첫 정체성을 알렸다.

 

   
▲ '무한도전'의 '하나마나송'

  하나마나송

  예능의 시점에서 바라보자. ‘무한도전’은 어떤 장르의 예능일까? 2006년부터 유행을 타기 시작한 리얼 버라이어티 그리고 소위 여러 명의 출연진이 같은 영상 프레임에 담겨 진행되는 떼샷 버라이어티의 선두두자였다. 떼샷 버라이어티의 단점은 여러명이 한꺼번에 등장하기 때문에 자칫 방향을 잘못 잡으면 금방 산만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무한도전’은 그 단점을 보란 듯이 극복했다. 무엇으로? 캐릭터로. 여기서 ‘무한도전’의 정체성이 또 하나 등장하는 것이다. ‘무한도전’을 이끄는 유반장 유재석, 버럭개그 1인자 박명수, 식신 정준하, 재미없는 개그맨 정형돈, 사람의 혼을 빼놓는 수다맨 노홍철, 여전히 꼬마같은 하하까지. 2007년 당시 ‘무한도전’은 그렇게 여섯 명이 오프닝에서 시끄럽게 떠들어도 눈살이 찌푸려지지 않았다. 그들의 캐릭터들이 살아있었기 때문. 2007년 2월 10일 알래스카 특집에서 게스트 차태현과 함께 원곡 보니엠의 ‘Bahama Mama’ 멜로디 위에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하나마나송’은 그렇게 캐릭터가 살아있는 ‘무한도전’이란 예능의 정체성을 단번에 대변해주었다. 다시 들어보아도 여섯 명을 설명해주는 그 가벼운 음악에 우리는 무한도전을 다시 추억한다.

 

   
▲ '무한도전'의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말하는 대로

  앞서 말했듯이 ‘무한도전’은 참 많은 감정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주었다. ‘All You Need is Love’로 도전과 따뜻함을 전달해주었고 ‘하나마나송’으로 재미를 전달해주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무한도전’은 직접 음악으로 시청자들의 깊은 감정까지도 서서히 만져주기 시작했다. 2011년 개최된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는 지난 ‘무한도전’의 다섯 번의 정기 가요제 중 가장 완벽한 밸런스와 결과물을 자랑했다. 이 극찬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음악은 역설적이게도 관객이 다 빠져나간 뒤에 유재석과 이적이 부른 ‘말하는 대로’였다. 비록 현장이 아닌 방송으로만 그 음악을 들었을 뿐인데도 시청자들은 ‘말하는 대로’에 기대고 말았다. 어느 청춘이든 성공과 환희만이 있을 순 없다. 절망과 좌절이 대부분이고 그 비극적인 청춘의 과정을 국민예능인 유재석도 걸어왔다. 자신의 삶과 과거에 빗대어 ‘말하는 대로’를 부르는 유재석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위로 받고 공감했다. 그렇게 ‘무한도전’은 음악으로 시청자들을 위로도 할 줄 하는 친구 같은 가족 같은 예능이 됐다. 가히 ‘말하는 대로’는 ‘무한도전’이 들려준 최고의 음악이자 작곡가인 이적 개인의 최고 음악이자 2011년 최고의 음악이라 말하고 싶다.

 

   
▲ '무한도전'의 '자유로 가요제'

  그래, 우리 함께

  단적으로 예를 들면 힙합계 안에서도 각 단체들이 있고 그 단체들은 항상 자신들이 어떤 음악을 하는 단체이고 어떤 이들로 구성됐는지 하나의 음악으로 설명해주는 단체곡이 꼭 있기 마련이다. ‘무한도전’도 어쩌면 단체라면 단체다. 아니 단체가 맞다. 여럿이 모여 있으니까. 어떤 의도를 전달한다기보다 자신들을 설명할 수 있는, 자체적으로 자신들의 손으로 자신을 설명하고 노래할 수 있는 그런 음악이 필요했다. 그 음악이 바로 유희열의 작곡으로 탄생한 ‘그래, 우리 함께’다. 2013년 기준, ‘무한도전’ 맴버였던 유재석, 정준하, 노홍철, 박명수, 하하, 정형돈, 길까지 직접 작사한 짧은 문구들은 짧지만 이 일곱 명이 어떤 감정으로 ‘무한도전’을 해온 사람들이었는지 이해가 가는 그런 가사였다. 어쩌면 가장 ‘무한도전’을 잘 나타내는 음악이 아닐까싶다. 2018년 3월 31일 무한도전이 마지막 순간을 맞이할 때 ‘그래, 우리 함께’가 흐른 이유도 그런 이유에서가 아니었을까?

 

   
▲ '무한도전'의 '위대한 유산'

  당신의 밤

  ‘무한도전’은 고정된 틀이 없다. 그렇기에 결과적으로 어떤 것이든 방송의 소재가 됐고 어떤 말이라도 할 수 있는 사이다(?)같은 방송이기도 했다. ‘무한도전’은 직간접적으로 참 많이 사회에 참여했다. 다시 한 번 독도를 알리기도 했고, 직접 국회의원들을 불러 국민들의 의견도 전달하기도 했고, 우리가 미처 몰랐던 비극의 역사도 재조명했다. 이렇게 정말 많은 사회참여를 예능으로써 이뤄낸 ‘무한도전’이다. 그런 일환으로 ‘무한도전’은 음악으로도 사회에 참여했다. 2016년 연말 상상에서나 가능할 것 같았던 역사와 힙합을 조합해 새로운 음악들을 창조해냈다. 특히나 광희와 개코가 부른 ‘당신의 밤’은 우리가 기억하던 윤동주라는 시인의 단상을 음악적으로 완벽히 구현했다. 그냥 듣기만 해도 좋은 그런 음악이었다. 이렇게 접하기 쉬운 음악을 만들어 대중들을 끌어들이고 그 다음 자연스레 역사를 잊지 말자는 성숙한 시민의 사회참여를 유도하는 ‘무한도전’만의 유한 수순, ‘당신의 밤’으로 완벽히 이뤄냈다. 그냥 웃기기만 하는 예능을 넘어서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를 대중들에게 잘 전달하는 책임 있는 예능의 모습을 ‘무한도전’은 보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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