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애니메이션 작품을 모두 만날 수 있는 아시아 최고의 인디 애니메이션 축제 인디애니페스트 2017이 오는 9월 21일 남산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21일~26일)와 CGV명동역(23일~24일), 재미랑5호 애니살롱에서 개최되는 인디애니페스트 2017는 엄격한 공모와 심사를 통해 국내외의 총 166편의 뛰어난 작품성을 가진 애니메이션을 소개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 6월 별세하신 한국 최초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을 만드신 故 신동헌 감독의 <호피와 차돌바위>가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국내 애니메이션 팬들의 큰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큰 별 신동헌 감독

신동헌 감독

1927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신동헌 감독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재학 시절 서울 명동에서 초상화를 그리며 만난 시사만화 ‘코주부’의 김용환 화백을 통해 처음으로 만화 공부를 시작해, 1947년 만화 ‘스티브의 모험’으로 데뷔한 후 시사만평, 명랑만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방면으로 만화를 그렸다.
 
이후 신동헌 감독은 1960년 그의 첫 애니메이션 작품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풀 애니메이션인 진로소주 광고를 제작하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특히 1967년 신동헌 감독이 만든 한국 최초의 극장용 장편 컬러 애니메이션 <홍길동>은 당시 국내 영화 평균 제작비의 10배 규모인 5400만원을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투입해 만든 보기 드문 대작이자 400명의 만화가가 1년간 그린 총 12만 5300장의 그림판(가로 길이 34.59Km)을 모아 만든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홍길동>은 당시 높은 제작비용과 제작과정으로 월트 디즈니 등의 미국 메이저급 영화사들만 사용하고 있는 프리스코어링<선녹음/후작화>방식으로 제작되어 당시 기술로서는 세계적인 수준의 작품을 완성하며 초기 한국 애니메이션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수직 도약시키는 기적 같은 역사를 쓴다.
 
1967년 1월 7일 서울 대한극장을 비롯한 전국 7개 극장에서 개봉한 애니메이션 <홍길동>은 개봉 4일 만에 10만 명, 총 38만 명의 관객을 끌어 당시 최고의 흥행은 물론 제6회 대종상 문화영화작품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까지 인정받았다.신동헌 감독은 같은 해 <홍길동>의 후속작 <호피와 차돌바위> 역시 흥행에 성공시키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큰 별로서 자신의 족적을 뚜렷하게 남기며 한국적인 소재를 설득력 있는 내러티브와 풍부한 액션으로 담아내며 역사적 의미뿐만 아니라 당시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나 일본 애니메이션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경이로운 수준을 작품을 선보인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수익금만 챙기고 재투자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당시 영화 제작사들로 인해 엄청난 흥행 성공에도 불구하고 정작 신동헌 감독 자신은 제작비를 회수하지 못해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으며 그는 한국 영화계에서 큰 환멸을 느끼고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손을 떼게 된다.
 
최초라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세계적 수준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던 한국 애니메이션의 큰 별은 극성스러운 상업주의에 밀려 떠났고, 한국 애니메이션은 이후 긴 시간의 암흑기를 걸을 수밖에 없었다.

신동헌 감독의 <호피와 차돌바위>

애니메이션을 직접 제작하는 일은 멈췄지만 평생 애니메이션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젊은 후배들에게 거장의 예술적 영감을 전해주었던 신동헌 감독은 2001년 한국 애니메이션계에 끼친 큰 영향을 인정받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공로상과 2002년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공로문화인상을 수상하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놀라운 역사를 만들었던 그의 위대한 기록들에 대해 존경과 경이를 표하는 뜻깊은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한국 애니메이션계의 큰 별 신동헌 감독의 <호피와 차돌바위>는 오는 9월 21일 남산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리는 인디애니페스트2017의 개막작으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