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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 영화
설화를 소재로 삼은 한국영화 Choice 5
조재형 칼럼니스트  |  superjjh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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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20  20:5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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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아티스트매거진=조재형]  영화 소재 선택에는 한계가 없다. 영화를 잘 만들 수 있다면 영화 창작 주체의 소재 선택에 어느 누구도 제재할 수 없다. 영화를 잘 만들 수 있다면. 한반도 문화권은 지난 날의 역사를 관통하고 당시 시대의 공기를 대변할 수 있는 설화를 가지고 있다. 그 설화는 곧 당대의 미시적 역사를 나타냈고 곧 갖가지 문화로 승화됐다. 영화는 현대문화예술 매체다. 현대적 예술 감각으로 한국영화사는 설화를 소재로 선택해 영화를 만들어낸 여럿 작품이 있었다. 그 설화영화들을 다시 감상해 한반도 특유의 예술문화를 느껴보자.

 

   
▲ '장화, 홍련' 스틸컷

  장화, 홍련

  2003년에 개봉되어 김지운 감독의 영광스러운 필모그래피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장화, 홍련’은 가장 완벽했던 한국영화사 2003년을 장식한 작품이며 한국 공포영화사에도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릴 명작으로 기억되고 있다. ‘장화, 홍련’은 평안북도에서 전해 내려져오던 설화 ‘장화 홍련’을 모티브로 시작된 영화다. 두 자매와 표독스러운 계모 그리고 전개되는 섬뜩함 같은 것이 영화와 설화가 궤를 같이 한다. 물론 원작에 차용 정도는 감독의 선택 자유이다. 완벽히 원작을 살려내기보다는 인물이나 기본적인 설정 등만 따와 영화다운 영화를 만들어낸 김지운 감독이었다. 그럼에도 분명할 것이다. ‘장화, 홍련’을 본다면 설화 ‘장화 홍련’의 공기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는 점.

 

   
▲ '아라한 장풍대작전' 스틸컷

  아라한 장풍대작전

  류승완 감독이 지금에서야 충무로의 흥행보증수표 감독이지만 경력 초반에는 신선한 시도를 많이 했었다. ‘아라한 장풍대작전’이 그 사례다. ‘아라한 장풍대작전’은 세 가지를 잘 혼합한 영화로 기억된다. 류승완 감독만이 표현할 수 있는 액션, 단순하고 투박한 액션이 아닌 장풍 등의 판타지 액션으로 진화했다. 그 판타지 액션으로 진화되게끔 동력을 부여한 아라한이라는 불교전설의 투영까지. 액션, 판타지, 전설 이 세 가지를 ‘아라한 장풍대작전’이라는 영화로 잘 만들어냈다. 아무 것도 모르는 평 순경 상환이 서서히 무도를 갖추고 수련을 겪어 아라한에 가까운 경지에 오르는 과정, 가히 불교에서 불자가 아라한에 이르는 과정을 잘 축약한 느낌이 든다. ‘아라한 장풍대작전’도 설화를 잘 가져와 영화로 만든 사례로 기억될만하다.

 

   
▲ '전우치' 스틸컷

  전우치

  ‘전우치’는 최동함 감독 특유의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법과 인물 개성 등이 잘 드러나 설화를 보다 널찍하게 늘여놓은 오락영화로 기억된다. 우선 영화적으로도 누가 봐도 최동훈 감독의 작품임을 알 수 있는 영화색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조선시대 일었던 전우치라는 설화의 주인공의 매력을 단 한 순간도 놓지 않았다. 최동훈의 판 위에 강동원은 유쾌한 도사 전우치로 변신해 영화 내내 뛰어놀았다. 그 주변에 백윤식, 김윤석, 임수정 등은 설화를 소재로 영화를 했다는 그 중심을 잊지 않은 채 연기를 진행했다. 감독의 개성, 배우들의 역량, 소재의 신선함 전부가 잘 묻어낸 좋은 오락영화이자 설화영화인 ‘전우치’였다.

 

   
▲ '대호' 스틸컷

  대호

  한반도 문화권, 대한민국 문화권에서 호랑의 존재는 특별하고 영험하다. 이 특별함과 영험함을 박훈정 감독은 최동훈 감독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영화색을 완벽히 드러내며 호랑이 설화를 소재로 삼아 영화를 만들어내니 그 영화가 바로 ‘대호’다. 물론 실상과는 많이 다른 영화였다. 그러나 호랑이라는 전설적 중심소재를 영화로 만들어내는데 이렇게 무게감 있을 순 없을 것이다. 하얀 눈, 갈색의 마른 나무들 이런 건조한 색감들이 난무하는 지리산을 대호는 포효하고 뛰어다녔다. 대호의 움직임 자체가 우리가 기억하는 호랑이 모습 그대로였으며 우리가 그렸던 호랑이 전설의 표상이었다. 어쩌면 설화영화 중에 가장 진득한 설화영화일 것이다.

 

   
▲ '장산범' 스틸컷

  장산범

  장산범의 소문은 오히려 신세대들이 더 익숙히 들었을 것이다. 왜? 요즘 생겨난 현대설화니까. 부산의 장산을 배경으로 해 흰 털을 온몸에 감아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 내어 괴기한 전설을 뿌리던 장산범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려 간담을 서늘케 한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리하여 한국영화계는 이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곧바로 영화화 했다.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내는 장산범, 그 설화괴담을 영화는 놓치지 않았으며 청각적 공포에 더욱이 힘을 실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방점을 찍는, 장산범으로 변신한 이준혁의 완벽한 연기까지. ‘장산범’은 대한민국 설화영화의 바통을 잘 이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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