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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탄자니아, 안녕 다르에스살람] (4) 달라달라는 달라탄자니아의 대중교통, 달라달라이야기
김아름 칼럼니스트  |  kir92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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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22  11:2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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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라달라에서 바라본 도로

[디아티스트매거진=김아름] 나는 아직도 처음 다르에스살람에 도착했을 때 만났던 버스를 기억한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공항에 내려 회사차를 타고 숙소로 향하던 그 때, 바로 그 앞에 한참을 서서 시커먼 매연을 한 없이 뿜어내던 그런 버스 말이다. 금방이라도 멈출 것 같은 외관에 문도 제대로 닫히지 않아 수시로 버스 승무원이 문을 열고 닫던, 내가 과연 저걸 타면서 생활할 수 있을까 라는 의심이 먼저 들었었다. 그 뒤로도 버스를 볼 때마다 어디서 어떻게 탈까, 저 버스를 타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겠다, 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고 그러던 어느 날, 다르에스살람에 온 지 2주 남짓 되던 그 때에, 나는 나의 스와힐리어 선생님 마르코와 시티투어를 약속하였고 드디어 그 정체불명의 버스를 탈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시티센터를 약속했던 그 주 토요일 오전, 나는 마르코를 만났고 그 즉시 버스를 타자는 말에 그를 따라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것이 바로 달라달라라고 불리는 다르에스살람 시내버스와의 첫 만남이었다.

   
▲ 달라달라의 모습

제각기 다른 모양과 가지각색의 온갖 장식들이 덕지덕지 붙은 버스들은 이곳이 시내인지 중고 버스 시장인지 헷갈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주로 일본에서 수입된 중고 버스들이 달라달라의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차 밖에 일본어로 쓰인 회사 이름이나 유리창에 붙은 '안전제일'이라는 한자는 탄자니아에서 이질적이면서도 그리 어색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달라달라는 다르에스살람의 주요 대중교통 수단인데, 그 구역에 따라 버스 밖에 다른 색으로 표시를 해준다. 달라달라의 맨 앞에는 기점과 종점이 적혀 있는 데, 이를 보고 노선을 파악하여 버스를 타는 형식이다. 기본 요금은 400실링으로 한국 돈 200원정도인데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노선이 있어 다르에스살람의 시민들이 주로 애용하는 교통수단 중에 하나이다. 실제로 달라달라를 앉아서 탄 기억보다는 서서 손잡이나 창틀을 잡은 기억이 더 많았는데, 그마저도 사람들이 가득가득 타는 날이면 손잡이까지 손을 뻗기 힘들어 사람들 사이에 끼어가는 모양새였다. 에어컨이 없기에, 사람들이 붐비는 날이면 땀으로 샤워하는 일이 흔했지만 버스에 약간의 여유가 있는 날이면 열린 창문들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 덕분에 더위를 잊고 바람에 기분을 맡기고는 했다. 물론 매연이 수시로 들어오는 것은 덤이었다.

   
▲ 달라달라 내부

달라달라에는 남성 버스안내원이 있는데, 60-70년대 있었다는 한국의 버스안내양의 역할을 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달라달라 이용료를 걷고, 한 명 한 명 버스에 태우고 때로는 밀어 넣으며 버스 차체를 툭툭 손바닥으로 치며 기사에게 출발 신호를 주기도 한다. 또 버스의 문을 직접 열고 닫으며 사람들의 승하차를 돕고, 사람들에게 목적지를 큰 소리로 알리는 안내판의 역할도 하는 등 버스에서 일어나는, 운전을 제외한 모든 일을 담당했다. 인건비가 너무 싸기 때문에, 기계가 더 비싸기 때문이겠지 라는 추측을 하는 동시에 버스 내부로 눈을 돌리면 기계를 설치할 수 있는 버스의 환경을 확인 할 수 있었기에 승무원의 역할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모든 일이 수동적으로, 인간 대 인간으로 진행되는 이 과정들이 약간 불편했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노인들의 짐을 들어주거나, 때로는 없는 자리를 만들어 주기도 했고 가끔은 타고 내리는 그 순간에 인사를 해주는 그들이 좋았다. 물론, 니하오를 외칠 때 마다 머리끝까지 짜증이 난건 사실이지만 말이다.

   
▲ 달라달라 내부

달라달라의 묘미라고 한다면 단연, 다양한 달라달라의 내외관이라고 할 수 있다. 버스 안과 밖을 장식하는 다양한 스티커들과 사진들, 어디론가 오고 가는 다양한 사람들과 수 많은 종류의 중고버스들로 인한 독특한 자리배치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내 눈을 항상 사로잡았다. 몇몇 버스는 그 안과 밖에 자신의 종교와 선호 축구팀을 그 어디서라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게 표시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특히 버스 뒤 편 유리창에 '인샬라'라고 써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종종 이런 버스들이 과속이나 난폭운전을 하는 경우가 꽤 많았다. 신의 뜻에 따라 운전을 하는 그들은 나에게 항상 공포의 대상이었다. 인샬라 뿐 아니라 십자가나 예수의 사진, 혹은 호날두나 메시의 사진이 차창에 붙는 경우는 정말 흔했는데 이 단순한 버스도 그들의 생활공간이자 철학이 담긴 소중한 삶의 공간이구나 라는 생각에 때로는 숙연해 졌다. 가끔 버스의 특이한 좌석구조 덕분에 기사의 바로 옆에, 가방을 깔고 앉아서 가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핸들 뒤나 기사의 창가에 놓인 꾸란이나 성경을 발견했을 때는 새삼 거룩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극심한 교통체증이 있을 때면 먼저 말을 걸어오는 기사들의 말동무가 되어주는 일이 흔했는데, 달라달라에서 만 느낄 수 있는 묘미가 아닐까 싶다.

   
▲ 버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밥말리 스티커

앞에서 언급했듯이, 달라달라는 다양한 중고버스들을 개조한 탓에 그 내부 구조가 상당히 다양하다. 중고등학교 시절 타고 다니던 기억 속의 학원 차처럼, 통로에서 의자를 열고 접는 경우도 많았고 벤치처럼 세로로 길게 앉는 좌석에 앉아 가는 일도 왕왕 있었다. 가끔 앉는 자리에서는 자리가 너무 비좁아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몇 십 분이고 다리를 웅크리고 그대로 자세를 고정한 채 간 적도 꽤 된다. 이대로 굳어버리는 건 아닐까 라는 걱정을 할 때 즈음이면 항상 내릴 타이밍이 되었다. 달라달라를 타면 다르에스살람에 사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한국처럼 일반적인 모습의 사람들도 많았지만 백팩을 메고 모스크에 가는 무슬림들, 화려한 키텡게를 입고 시장에 장을 보러 가는 마마들,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가는 마사이족(우리가 흔히 마사이족을 생각할 때 떠올리는 그 복장으로 한 손에는 막대기를 든 채로 말이다.)까지 익숙하면서도 이색적으로 보이는 다양한 승객들이 항상 달라달라에 몸을 싣고 각자의 목적지로 향해 떠났다. 나도 그 다양한 승객 중 하나였다.

   
▲ 달라달라를 타러가는 아낙네들

 다소 외적으로 이질적인 승객들이 있었지만 음악을 듣거나, 핸드폰으로 메시지를 확인하거나 차창 밖을 바라보거나 하는 그들의 모습들은 내가 살던 한국의 버스 풍경과 다를 게 없었다.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이나 자리가 나자 마자 앉는 아이의 등짝을 때리는 마마도 어쩌면 그리 한국과 똑같을까 라는 생각에 피식 웃을 때도 많았다. 아프리카, 아니 탄자니아를 온다는 사실에 겁을 먹었던 많은 부분들이 달라달라를 타기 시작하면서 많이 사라졌던 것 같다. 한국과 너무나도 비슷한 풍경에 이 곳도 사람들이 사는, 그저 평범하디 평범한 곳 이구나 라는 생각이 나에게 들어왔기 때문일까. 한낱 심적으로 멀리 있는 이방인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그들과 가장 자연스럽게 동화될 수 있던 몇 안 되는 공간이었다. 처음에 달라달라를 탔을 때는 받는 승차권을 모두 모아 서랍에 고이 간직 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표를 모으지 않기 시작했다,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익숙해진 그 기분이 좋았다. 달라달라에서 느꼈던 익숙함과 편안함, 그리고 진짜 내 자신이 탄자니아에 물이 든 듯했던 그 느낌은 계속 남아 다르에스살람을 추억하게 해준다.

   
▲ 달라달라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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