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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 영화
1등이 아니어도 괜찮아영화 <걷기왕>의 만복이가 전하는 메시지
한예령 칼럼니스트  |  mnjhk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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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24  02: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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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한예령]

   
 

우리 사회는 청춘들이 경쟁하고 열정을 갖는 것을 강요하다시피 할 때가 있다.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빠르고 열심히 나아가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 <걷기왕>의 만복이는 그러한 사회 통념에 물음을 제기한다. 꿈이 없다고 잘못된 것이 아니며 조금 느리게 간다고 해서 이상한 것이 아니지 않냐고.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안타까운 만복이의 경보 도전기를 통해 영화는 남들과 다르게 또는 남들보다 조금 느리게 앞으로 나아가도 괜찮다는 위로를 건넨다.

   
 

만복이는 왕복 4시간의 통학을 아무렇지 않게 걸어 다닌다. 선천적 멀미증후군 때문에 어떠한 교통수단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복이가 엄청난 거리를 걸어 다닌다는 사실을 안 담임은 그녀에게 경보를 해 볼 것을 제안한다. 이를 계기로 만복이의 경보도전기가 시작되지만 그녀가 스스로 선택한 일이 아니었기에 경보에 대한 만복이의 열정은 그리 간절하지 않다.

   
 

육상부 에이스인 수지는 그런 만복이의 자세를 비판하며 무엇이든 목숨 걸고 해보라고 윽박지른다.

 

지독한 멀미 때문에 집과 학교를 오가는 동안 어쩔 수 없이 걷기를 시작한 만복이지만 그녀에게 그 시간은 힘든 시간이 아니다. 걷는 시간을 즐기고 그 동안 주변을 둘러보며 여유를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만복이가 수지의 말에 자극을 받아 경보에 열중하기 시작하면서 만복이에게 걷는 것의 의미는 변한다.

   
 

더 이상 즐거움과 여유는 없고 오로지 남들보다 더 빨리 결승선을 통과해야 한다는 압박감만 있을 뿐이다. 쉴새없는 훈련으로 부상을 입어도 만복이는 내색하지 않고 훈련에만 열중한다. 이전의 만복이와 달리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원하는 모습이지만 그 모습이 어쩐지 안타깝고 위태로워 보이기도 한다. 그 모든 과정이 만복이가 진정으로 원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많은 사람들은 으레 청춘이라면 큰 꿈을 향해 열정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것이라고 단정 짓고 그 잣대에 맞추어 평가한다. 결국 만복이는 꿈과 열정을 강요받은 것이다.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마지막 즈음에 나온다. 앞만 보고 달리는 것만이 꿈이나 열정이라고 할 수 없으며 힘들면 조금 쉬어가도 괜찮다는 것을 만복이의 행동을 통해 전한다. 만복이는 영화 후반부에서 기록을 위한 걷기,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걷기를 멈춘다. 그리고 다시 예전의 만복이가 하던 즐거움과 여유가 있는 걷기를 다시 시작한다. 경보 트랙이라는 정해진 길 위가 아니라 만복이가 가는 곳이면 어디서든 계속될 그녀의 걷기처럼 영화는 어떤 형태의 꿈과 열정이든 거기에 옳고 그름은 없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걷기를 다시 시작하며 웃음을 되찾은 만복이처럼 자신만의 속도와 길로 앞으로 나아가는 모든 청춘들이 미소 지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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