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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 영화
3가지 색깔로 보는 3가지 이야기, <문라이트>
손정호 칼럼니스트  |  thseod1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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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27  17: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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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인 포스터

[디아티스트매거진=손정호][기사 내 모든 사진의 출처는 ‘NAVER 영화’, ‘로튼토마토’입니다]

 

<문라이트(Moonlight)>(2016, 배리 젠킨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지난 27일 오전 10시(한국시간 기준) 제8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 관전 포인트는 ‘<라라랜드>(2016)의 독식이냐, <문라이트>(2016)의 선전이냐’였다. <문라이트>는 감독상은 내줬지만 아카데미에서 작품상을 포함 3개의 트로피를 차지했다. 비록 <문라이트>의 선물 포장지를 <라라랜드>가 뜯었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각설하고, <문라이트>가 작품상을 수상한 데 대해 이견은 없으리라. 이미 59개 시상식에서 158관왕(2월 17일 기준)을 차지하며 전 세계의 인정을 받은 작품이다.

영화를 보고 나면 특히 포스터에 많은 의미가 담겼다는 걸 알게 된다. 세 사람이 한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으며, 각 얼굴은 서로 다른 색을 띤다. 영화는 샤이론이란 한 인물의 소년기(i.리틀), 청년기(ii.샤이론), 성년기(iii.블랙)를 그렸다. 3개의 막(幕)은 샤이론의 이름(별명)으로 구별된다. 영화 포스터를 보면 소년은 파란색, 청년은 빨간색, 성년은 검은색을 띠고 있다. 이 세 가지 색은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다. 이 글에서는 색깔을 통해 영화를 보고자 한다.

   
▲ 리틀에게 수영을 가르치는 후안

먼저 파란색부터 살펴보자. 소년 샤이론의 이름을 불러 주는 친구는 없다. 모두 그를 리틀(little)(알렉스 R. 히버트)이라고 부른다. 별명에서 알 수 있듯이 작고 왜소한 체격이다. 여기에 내성적인 성격까지 더해져 괴롭힘의 표적이 된다. 마약에 중독된 엄마(나오미 해리스), 아빠의 부재, 친구들의 괴롭힘. 파란 가방을 맨 리틀은 우울하기만 하다. ‘우울한’이란 의미를 지닌 blue처럼 리틀에게 어울리는 색깔은 없을 것이다. 파란색이 상징하는 우울함을 깨고 들어온 사람이 후안(메허샬레하쉬바즈 엘리)이다. 후안 또한 파란색을 상징한다. 그의 차 내부는 파란색 계열이며, 어린 시절 별명은 블루(Blue)였다. 후안과 리틀은 바다에서 같이 수영하며 마음을 열고 깊은 교감한다. ‘물’은 파란색을 연상시킨다. 이렇게 파란색과 후안, 물(바다)은 하나로 이어진다. 이 셋은 샤이론에게 ‘심리적 안정’을 의미한다. 여기서 말하는 ‘심리적 안정’이란 혼돈이 없는 상태―그게 옳든 그르든―를 의미한다. 블랙(Black)(트레반테 로데스)과 10년 만에 재회한 케빈(안드레 홀랜드)은 집에서 파란색 옷을 입고 있다. 케빈이 블랙에게 여전히 심리적 안정을 주는 존재임을 알 수 있다.

 

특히 물이 상징하는 ‘심리적 안정’은 의미가 크다. 리틀은 후안과 바다를 다녀온 후,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고 목욕을 한다. 엄마가 없는 집(모성애의 결핍)에서 따뜻한 물을 통해 온기를 느끼고 안정을 취한다. 청년 샤이론(에쉬튼 샌더스)은 케빈(자렐 제롬)의 폭력에 큰 충격을 받는다. 충격은 테럴에 대한 분노와 케빈에 대한 배신감으로 변한다. 그는 집으로 돌아와 피범벅이 된 얼굴을 얼음물에 담근다. 얼음물의 냉기는 샤이론을 차갑게 만든다. 혼란스러운 감정은 ‘복수’라는 하나의 결심으로 위험한 안정을 찾는다. 테럴을 찾아가 주저 없이 의자로 내리치는 모습이 이를 방증한다. 블랙은 어린 시절 소리를 지르던 엄마의 악몽을 자주 꾼다. 당시의 기억은 선명하게 남아 치유되지 않는 트라우마가 된다. 잠에서 깬 그는 안정을 되찾기 위해 파란빛이 도는 화장실에서 얼굴을 물에 담근다.

   
▲ 리틀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엄마

다음은 빨간색이다. 엄마는 마약상인 후안과의 첫 대면에서 리틀을 방어적으로 챙긴다. 그러한 태도나 집에서 하는 일상적인 대화는 평범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 준다. 하지만 약에 취한 엄마는 돌변한다. 약을 할 때면 엄마는 빨간색 나시를 입고 있다. 게다가 빨간 조명의 방에서 나온 엄마는 리틀에게 분노를 표출한다. 리틀을 쫓던 아이 중 한 명은 빨간 가방을 맸으며, 샤이론을 괴롭히는 테럴도 빨간 티를 입는다. 케빈에게 맞고 피로 빨갛게 물든 얼굴을 한 샤이론은 분노로 가득 찬다. 여기서 빨간색은 분노와 공포를 상징한다.

 

빨간색의 다른 의미를 찾기 위해선 청년기 막(幕)의 제목이 ‘샤이론’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른 막(幕)과 달리 이름이 쓰였다. 이는 청년기에 샤이론이 정체성을 찾기 때문이다. 샤이론은 여자와 관계를 갖는 케빈 꿈을 꾼다. 꿈에서 깨어난 후에 자신의 팬티를 만져 몽정을 확인한다. 꿈은 케빈에 대한 사랑, 즉 성정체성을 암시한다. 이후 바닷가에서 케빈과 우연히 만나고 둘은 사랑을 나눈다. 케빈은 물을 좋아하냐고 묻고는 자신은 불을 주겠다며 마리화나에 불을 붙여 건넨다. ‘물’이 파란색을 연상시킨다면, ‘불’은 빨간색을 연상시킨다. 샤이론에게 케빈은 사랑이자 성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가 된다. 빨간색과 케빈, 불이 하나로 이어지고, 이것들은 샤이론에게 ‘사랑’을 의미한다.

   
▲ 성년 샤이론, 블랙

마지막으로 검정색은 좀 더 다양한 의미가 담겼다. 소년원을 다녀온 샤이론은 마약 판매상 블랙이 된다. 마약, 총, 흑표범 같은 근육, 힙한 인사, 야한 농담. ‘이 바닥(마약 판매)에서 이 정도(험악한) 농담’은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칠 정도로 강한 남자가 됐다. 마약 판매상 ‘블랙’을 보면, 검정색은 강인함과 남성성을 상징한다. 블랙은 케빈이 청년 샤이론을 부르던 별명이다. 블랙이란 별명은 성년기까지 이어지지만, 리틀이나 샤이론의 외형은 아니다. 더 이상 스키니한 청바지로 놀림 받던 샤이론은 없다. 후안처럼 검정 두건과 커다란 큐빅 귀걸이를 하고, 케빈처럼 금 목걸이로 멋을 냈다. 케빈이 지어 준 별명이나 블랙의 외형으로 보면, 검정색은 그리움을 의미한다. 그의 외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릴즈(악세서리용 금니)이다. 그릴즈는 흑인음악의 한 종류인 힙합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이다. 블랙과 그릴즈는 흑인이라는 정체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즉, 검정색은 자아도 의미한다.

 

성년 샤이론이 후안이나 케빈이 부르는 블랙이 되려고 한 것은 아니다. ‘넌 누구야? 샤이론’ ‘난 그냥 나야. 다른 사람이 되려고 한 적 없어’ 대답에서 알 수 있듯이 블랙은 주체적인 존재이다. 영화 포스터를 보면 검정은 검정인데 새까맣지는 않다. 정확히는 보랏빛이 도는 검정색이다. 보랏빛은 검정색을 더 다채로워 보이게끔 한다. 파란색의 후안과 빨간색의 케빈이 더해져 샤이론을 개성적인 인물로 만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소년기와 청년기 사이에는 파란색이, 청년기와 성년기 사이에는 빨간색이 검정 바탕 위에서 깜빡인다. 깜빡이는 모습이 마치 심장이 뛰는 것처럼 보인다. 여기서 검정색은 샤이론, 파란색은 후안, 빨간색은 케빈을 상징한다. 소년 샤이론 안에는 후안이 살아 숨 쉬고, 청년 샤이론 안에는 케빈이 살아 숨 쉰다. ‘보랏빛이 도는’이란 표현은 그들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찾았다는 의미이다. 즉, 보랏빛이 도는 검정색은 완성된 자아를 의미한다.

   
▲ 달빛 아래서 흑인 아이들은 파랗게 보인다

우리는 관념적으로 밤하늘은 까맣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밤하늘은 검정색보단 남색에 가깝다. 특히 달빛이 강하게 비치는 달 주변의 하늘 색깔은 더욱 파랗게 보인다. ‘In moonlight, black boys look blue(달빛 아래서 흑인 아이들은 파랗게 보인다)’ ‘달빛’은 사랑과 관심, ‘흑인 아이’는 그 대상, ‘파랗게 보인다’는 본질을 의미하는 건 아닐까. ‘후안’(달)은 ‘사랑과 관심’(달빛)으로 ‘샤이론’(흑인 아이)을 ‘있는 그대로’(파랗게) 보고 받아들인다.

 

‘(밤바다의) 달빛 아래서 흑인 아이’는 세 번 등장한다. 케빈이 사랑을 나누는 꿈 속 장면, 샤이론과 케빈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 전자에선 암시만 할 뿐 정체성을 깨닫는 계기가 되진 못한다. 후자에선 사랑을 나누지만 케빈은 샤이론을 때림으로써 오롯이 받아들이지 못한다. 앞에 두 장면은 본질에 다가가지만 겉돌 뿐이다. 그래서 달빛 아래 있음에도 샤이론과 케빈은 파랗게 보이지 않는다. 10년 만에 만난 케빈에게 샤이론은 솔직한 마음을 고백하고 둘은 함께한다. 그 둘은 비로서야 서로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엔딩에서 마지막 밤바다가 나온다.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는 소년의 뒷모습이 파랗게 물들어 있다. 그 소년은 곧 샤이론이자 케빈일 것이다. 사실 우리도 달빛 아래서 파랗게 보일지도 모른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혹은 있는 그대로의 누군가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리 모두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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