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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법정영화 Choice 5
조재형 칼럼니스트  |  superjjh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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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22  00: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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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아티스트매거진=조재형]  2월 15일 또 하나의 대한민국 법정영화가 한 편이 개봉됐다. 김태윤 감독 정우, 강하늘 주연의 ‘재심’. 연일 예매율 1위를 기록하는 등 법정영화로써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법정영화, 이제는 영화의 한 장르로써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외국에서 뿐만 아니라 ‘재심’과 같이 대한민국에서도 많은 법정영화들이 있었다. ‘재심’이라는 영화를 좀 더 깊게 즐기기 위해서, 법정영화라는 장르물을 좀 더 깊게 즐기기 위해서 지난 날 잘 만들어진 법정영화 다섯 편을 다시 감상해보자.

 

   
▲ '도가니' 스틸컷

  도가니

  법정영화는 아무래도 실화를 바탕으로 실화를 소재로 각색하여 만든다. 2000년부터 5년 간 행해졌던 광주인화학교 청각장애인 성폭행 사건을 매개로 만들어진 ‘도가니’라는 영화를 법정영화라는 장르가 보다 효과적으로 산업의 중심에 파고들 수 있게 했다. ‘도가니’에는 공유, 정유미 등 스타들이 선두에 서서 연기했다. 하지만 ‘도가니’의 핵심에는 청각장애인을 연기한 아역들 김현수, 정인서, 백승환 등이 있었다. 청각장애인 연기를 탁월하게 해내면서도 법정 안에서 슬기롭게 사건을 이겨나가는 모습에 관객들의 발걸음을 ‘도가니’라는 영화로 향하게 했다. 온갖 부조리와 잔혹한 성폭행이 영화적으로 섬뜩하게 연출됐다. 하지만 그 섬뜩한 감정을 청각장애인 아이들이 이겨내는데 영화는 힘을 실었다. 이 자체로 새로운 법정영화의 완성이었으며 대한민국 법정영화에 ‘도가니’는 빠져선 안 된다.

 

   
▲ '부러진 화살' 스틸컷

  부러진 화살

  아직까지도 아마 ‘부러진 화살’만큼 정확하고도 비틀어진 법정영화는 없을 것이다. 중심 사건인 석궁사건이 그렇게 대중적이지 않은 사건이긴 했다. 하지만 그 소재를 가지고 정지영 감독은 법정영화라는 장르에 맞게 논리적으로 탄탄하게 영화를 진행시켰다. 그 진행의 과정은 정석적이었다. 의뢰인과 변호인이 서로 다른 이해로써 만나고 의외의 성과를 거두나 곧 위기를 맞이하고 그 위기를 완전히 극복한 것은 아니지만 희망으로 마무리 짓는, 이 전형적인 진행을 ‘부러진 화살’은 피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안에서 비틀어진 연출도 존재했다. 피고인이 판사를 압박하고 되레 피고인이 고발을 당하는 등 일반인 상식에 벗어진 법정 상황 연출이 지속됐다. 논리와 연출 그 사이에서 미묘한 감정을 느끼고 싶다면 ‘부러진 화살’을 추천한다.

 

   
▲ '변호인' 스틸컷

  변호인

  ‘변호인’은 참 많은 의미를 가진 영화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담았고,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영화 도시인 부산을 담았고, 대한민국의 대표 배우 송강호를 담았고, 대한민국에서 손에 꼽히는 관객 숫자를 담았고, 대한민국 영화사에 분명히 손꼽힐 명장면인 3분 노컷 변론 장면도 담았다. 참 많은 것을 영화 안에 담았다. 그럼에도 ‘변호인’은 법정영화다. 재판 속에서 변호사 송우석은 때로는 재치 있게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분노로써 법을 말하고 정의를 말했다. 대중들이 ‘변호인’을 강력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들과는 멀 것만 같은 법을 송우석이란 인물이 가장 시원하게 우리들에게 다시 외쳐 주었기 때문 아닐까?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2항을 외치는 송강호 아니 송우석의 그 대사는 ‘변호인’이 법정영화였기에 가능했다.

 

   
▲ '또 하나의 약속' 스틸컷

  또 하나의 약속

  ‘재심’을 연출한 김태윤은 감독은 ‘재심’ 이전에도 비슷한 영화를 연출한 바 있다. ‘또 하나의 약속’은 사실 개봉 자체도 불투명했고 개봉 절차도 쉽지 않았다. 대기업을 상대로 싸우는 시민들의 과정을 담은 ‘또 하나의 약속’은 대기업들이 이미 장악한 현 대한민국의 영화산업에 발을 들이기가 너무나 어려웠다. 그럼에도 ‘또 하나의 약속’은 대중들의 지지와 갈구 끝에 2014년 2월 6일 개봉하는데 성공했고 점차 개봉 횟 수도 늘어갔다. 물론 ‘또 하나의 약속’은 완벽한 영화는 아니다. 그러나 법정이라는 영역에서 힘 약한 시민이 대기업으로써 상대할 수 있는 합법적 논리적 대응을 적절하게 담고 표현했다. 어쩌면 법정영화이자 역사영화일 것이다. 우리가 기억해야하는 사실을 영화로써 말해주었기에. 아무리 상대가 거대하고 초월적 존재라도 법 앞에선 우리와 똑같다. 이 점을 명확히 상기시켜준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다.

 

   
▲ '성난 변호사' 스틸컷

  성난 변호사

  약간은 발랄하고 통통튀는 법정영화 하나가 탄생했다. ‘성난 변호사’는 법정영화의 틀을 다소 부쉈다. 격식이 갖춰지고 똑 부러지는 어법만 구사하는 변호사가 아닌 리듬에 맞춰 변호를 구사해 상대를 압도하고 백팩에 운동화까지 신는 변호사 변호성을 ‘성난 변호사’의 주인공으로 허종호 감독인 배치시켰다. 그래서 변호성은 온갖 고생은 혼자 다 한다. 증거를 얻기 위해 현장 속에 뛰어들고 그로 인해 위험에 빠져들게 되고 또 그로 인해 사건도 직접 몸소 종결시키는 비범함까지 보여준다. 정적인 법정 현장만을 영화에 중점적으로 담는 것이 아닌 스펙터클하게 변호사가 재판에 임하는 과정 전체를 오락적으로 풀어낸 것이다. 법정영화만 보면 정적인 따분함에 사로잡힐 수 있다. 그 때 필요한 또 다른 매력을 가진 법정영화가 바로 ‘성난 변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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