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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좌] 34. 남들과 다른 나만의 사진 찍기2016 사진 세미나를 마치며...
강태욱 칼럼니스트  |  photomel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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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09  23: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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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강태욱]

* 본 칼럼은 2016년 12회 진행된 사진 세미나 내용 및 토론 내용을 발췌해서 작성되었습니다.

* 가치있는 이야기를 공유해주신 200여 명의 참가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1. 사진 = 예술 = 일상 (α : 플러스 알파)

사진은 타 예술 장르들에 비해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다. 음악, 미술 등 많은 예술 장르들은 일반인이 접근하기엔 전문적인 지식을 쌓기가 어려울 뿐더러, 그 시작조차 막막한 경우가 많다. 그에 비해 사진은 값비싼 DSLR이 아닐지라도, 지금 이 칼럼을 읽기 위해 들여다 보고있는 스마트폰으로도 간편하게 이미지를 생성해 낼 수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SNS에 올릴 사진들을 간단하게나마 포토샵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결과물의 창작과 보정작업을 일상적으로 반복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사진은 예술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일상에서 삶의 일부분으로 녹여내기 용이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인이라도 조금의 노력만 기울인다면 예술을 자신의 삶에 투영하는데 사진을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세미나에서는 사진을 예술이라는 거창한 단어의 테두리 안에서 꺼내어 쉽게 풀어 보았다. ‘플러스 알파’. 즉 예술적인 사진은 현상에 가치를 더하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단순히 지금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메세지, 감정, 분위기, 유머 등 어떠한 형태의 가치라고 담겨있다면 이것이 현상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 즉 넓은 의미의 예술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진의 전문가가 아닌 누구라도 예술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이다. 2016 사진 세미나에서는 이러한 베이스에서 사진을 좋아하는 1년에 걸쳐 200여명의 동호인들이 참여하여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2. 내가 원하는 사진은?

사진을 찍으면서 '일상을 기록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필요한 질문은 ‘내가 원하는 사진은 무엇인가?’ 일것이다. 물론 이 세상엔 사진을 잘 찍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전문가들이 찍은 멋진 사진 앞에서 내 사진이 초라하게 느껴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이 찍는 사진이고, ‘나의 삶’에서 의미있는 것은 타인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사진을 잘 찍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내가 원하는것, 내 사진에 담았으면 하는 의미, 그 의미를 담아내는 스타일을 파악하는 것이 순서이다.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사진. 나의 이야기가 담긴 사진. 요즘 흔히 말하는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사진이 바로 그런 것이다. 나의 이야기가 묻어있고 그것을 표현하는 스타일이 남들과 다른 나만의 것일 때, 비로소 내 삶에서 가치있는 결과물로써의 사진이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말은 이렇게 거창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머리로 아는 것과 실제로 셔터를 누르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고 많은 사람들이 둘 사이의 괴리에서 좌절을 느끼곤 한다.

 

► 토론 1. 사진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

   
 

지금까지의 내용을 소개하고 수강생들에게 ‘사진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에 관해서 생각해보고 약 20~30분간 자유롭게 생각하고 토론하게 하였다. 어느정도 정답을 정해놓고 기획한 강연이긴 하였지만, 그 토론에서 정리된 내용들은 상당한 인사이트를 자아내기에 충분하였다. 토론에서 나온 ‘사진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들’을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Q1. 머릿속에서 상상한 이미지와 실제로 찍힌 이미지 사이의 괴리가 심하다.

Q2. 구현하고 싶은 이미지를 위한 최고의 렌즈나 카메라 선택이 너무 힘들다.

Q3. 사진을 찍고 있으면서도 왜 사진을 찍고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해서 든다.

Q4. 사진을 찍으면서 느낀 감정이나 무형의 의미를 담는 것이 너무 어렵다.

 

A1. 

이제 사진을 시작하는 초보자라면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점이다. 카메라 조작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구상하는 이미지지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촬영할 타이밍을 놓쳐버리거나 잘못된 세팅으로 인하여 의도가 완벽히 묻어나지 않을 수 있다. 사실 사진을 계속해서 찍다보면 ‘될성 부른 나무’를 보는 안목이 생긴다. 어느정도 수준에 이르게되면 사진이 나올 곳인지 아닌 곳인지 판단할 수 있게 된다. 하루종일 셔터를 누르지 않더라도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하지만 물론 그 수준에 이르기까지 잡식동물처럼 다양한 사진을 찍어보고 경험하는 것은 중요하다. 본인이 처음 DSLR이란 것을 구입하고 3년 뒤 되팔았을 때 찍었던 사진은 35만 장 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결국에는 마치 자신의 눈과 같이 카메라를 다룰 수 있게 된다.

 

A2.

속된 말로 ‘장비병’ 이라 부르곤 한다. 물론 비싸고 좋은 카메라일수록 확률적으로 높은 ‘품질’의 사진을 보장한다. 하지만 높은 ‘수준’의 사진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사진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많아질수록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하게 되고, 그 다양성은 더 많은 장비의 구성과 다양한 실험을 하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흔히 ‘장비병’에 걸린 사람들은 그러한 탐구를 통해서 사진 장비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이론적으로 알려진 장비의 스펙이나 블로그의 리뷰등을 앵무새처럼 인용하며 가능과 불가능을 논한다. 

크롭바디와 풀프레임, 정품 렌즈와 서드파티 렌즈, 조리개 개방의 정도. 이러한 것들은 중급자의 단계까지는 크게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첫 구매 시 최고의 장비를 선별하는 것이 아니라 ‘이 장비는 왜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가’를 정리해 나가는 것이다. 가지고 있다고 해서 해가 되는 장비는 없다. 하지만 다 가지고 있을 필요도 없다. 필요하지 않은 이유가 자신의 주된 화각과 달라서일 수도 있고, 추구하는 퀄리티를 뽑아내기에 충분하지 못한 품질일 수도 있고, 오버스펙일 수도 있고, 휴대성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다. 그렇게 다양한 경험이 쌓이다 보면 내 곁에 남아있는 장비들이 나의 사진들을 가장 잘 대변해 줄 수 있고 내가 가장 자신있게 운용할 수 있는 최정예의 팀원들로 남게 될 것이다.

 

A2, A3.

사진을 찍으면서 궁극적으로 부딪히게 되는 물음이라 생각된다. 기능적으로 카메라를 이용하는 것을 넘어 칼럼 초반에 언급한 ‘플러스 알파’를 만들기 위한 작업이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강의 전반에 걸쳐 답을 찾아나가는 토론을 거쳤다. 이어서 그 내용을 서술해 보았다.

 

#3. 사진의 정체성이다.

   
 

이번 강연의 주제이다. 백화점의 모든 상품이 고유한 바코드를 가지고 있듯이, 사람들이 찍은 많은 사진들이 비슷해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각각의 DNA를 가지고 있다. 정체성이 없다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사람이 정체성이 없다면 자신만의 기준이 모호하여 다른 사람들의 말에 쉽게 흔들리게 된다. 사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나의 취향, 기호, 개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시선과 기준에 의해 획일화 되는 정체성 없는 사진을 양산하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인스타그램에서 하루에 공유되는 사진의 수는 약 1억 장이다. 그 중에서 상당한 수준의 사진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사진의 홍수 속에서 나를 나타내는 사진을 오롯이 세우는 것이 올바른 방향일 것이다.

 

#3-1.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사진에서 정체성이 없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강연에서는 2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What : 무엇을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 : 장르, 소재

How  : 어떻게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 : 스타일

 

기준없이 사진을 찍다보면 내가 무엇을 찍고 싶은지, 어떤 스타일로 표현하고 싶은지 알지 못하고 타인의 사진을 모방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는 사진’을 위해서는 위 2가지의 물음에 답하고 본인의 정체성을 서서히 찾아 나가야 한다. 

 

A1. 무엇을 찍어야 할까?

내가 찍고 싶은 장르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진의 장르가 무한하기 때문’이다. 인물, 풍경, 정물, 추상, 스냅, 건축, 동물, 거리, 음식, 패션, 광고 사진 등 단편적으로 구분 하더라도 상당히 종류가 많다. 또한 다양한 장르가 혼합되는 컨버전스의 시대인 지금, 사진 장르는 무한대로 많아지고 있다. 생각보다 내가 찍고 싶은 장르를 찾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들에게서 '학습된 주력 장르'를 가지고 있었다. 

   
 

모든 장르를 다 잘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특정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그 선택에는 두 가지의 방향이 존재할 수 있다. 첫째로 ‘재미’ 측면에서의 주력장르이다. 사진은 본질에 ‘플러스 알파’를 투영하는 미디어일 뿐이지 본질 자체가 될 수 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재미없는 장르를 찍는 것은 귀중한 시간과 더 큰 유희의 가능성에 대한 낭비이다. 물론 더 잘 찍기 위해 받는 긍정적인 스트레스는 재미의 한 요소로 생각한다.

두번째 방향은 ‘목표’ 측면에서의 주력장르이다. 재미있는 장르와 별개로 ‘내가 사진을 찍으면서 이런 것은 한번 찍어보고 싶다’ 라고 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장르는 꼭 재미가 수반되는 것은 아니지만 목표로서 가치가 있고, 이루었을 때 오는 성취감이 클 수 있다. 

   
 

장비의 선택에서도 주력 분야 설정이 매우 중요하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하곤 한다. ‘사진을 잘 찍게 되면 어떤 장비를 가지고 있어도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맞는 말이지만, 짧은 식견에서 나오는 말이다. 물론 어떤 장비를 가지고도 모든 장르를 찍을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장르마다 ‘장비 특성’이 존재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물론 예외적으로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어 남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장비로 창의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그것은 10%정도 밖에 되지 않는 예외적인 상황일 뿐이다. 주력분야를 설정한다는 것은 그 장르의 100%에 다다른다는 것이다. 결국에는 그 장르에서 주로 사용되는 화각은 기본적으로 확보하고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주력분야 없이 모든 장르에 발을 담그다 보면 확실한 범위의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게 되고, 경제적인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내가 찍고 싶은 대상을 명확히 하고 그것을 가장 잘 담기 위해 제한된 시간과 금전을 투자하는 것이 주력 분야에서의 실력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키울 수 있는 방법이다.

 

► 토론 2. 나의 주력분야 찾기

두번째 토론 주제는 ‘나의 주력분야는 무엇인가’ 에 대해 작성하고 공유하는 것이었다. 내가 주로 찍는 사진은 무엇인지, 어떤 사진을 찍을 때 가장 재미있는지, 그리고 사진을 잘 찍게 된다면 어떤 사진을 찍고 싶은지에 대해 작성해 보도록 했다. 예상대로 다양한 답변이 나왔고, 사람들은 각자의 취향과 이상향을 공유하면서 공감할 수 있었다. 가장 좋았던 점은 각자의 스타일에 갇혀 있었던 많은 사람들이 더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점이다. 한 명의 사람이 접할 수 있는 사진의 종류는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 하루 종일 사진 검색만 하고 지낼 수 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다양한 기호를 가진 사람들이 각자가 생각하는 사진들을 쏟아내고 그것을 그대로 흡수하면서 짧은 토론 시간동안 큰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토론 결과 내가 원하는 장르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타인과 공유하면서 더 큰 생각으로 이끌어 내는 것 또한 수반되어야 할 작업이라 생각되었다. 마치 시험을 보기 전 모를만한 것 서로 물어봐주기와 비슷한 효과라고 할까?

 

A2. 어떻게 찍어야 할까?

정체성을 찾기 위한 방향 두번째,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스타일에는 정답이 없다. 개성의 시대에 살고 있고, 모든 사람들은 제 멋에 살아가고 있다. 물론 스타일에는 유행이 있다. 그 시대에서 많은 사람들이 스타일리쉬 하다고 인정하는 기조가 있고, 어느정도 메인스트림의 스타일을 따라가도록 강요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진에서도 이러한 패션에서 자유롭지 못한듯 하다. 특히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보다는 온라인 상의 오피니언 리더들의 생각을 답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질문을 던져 답을 얻기 보다는 의견을 엮어 논리를 만든다. 하지만 스타일에는 이유가 있다. 특정한 스타일을 이용하는 것에는 나름의 사유가 있고, 무작정 정해진 답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 이 세션에서는 사람들이 스타일 측면에서 가장 많이 인용하는 몇 가지 부분에 대해서 다루어 보았다.

 

a. 클로즈업 vs 와이드앵글

‘풍경에는 광각이지’. ‘인물은 멀리서 당겨 찍는게 진리야’ 등의 말을 하며 스타일을 강요하는 편협한 의견을 주입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렇다면 화각이란 것은 어떻게 선택될까?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크게 2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개인적인 취향, 혹은 문화적 차이이다. 개인의 취향으로 광각 계열을 선호하는지 망원 계열을 선호하는지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사진을 많이 찍다보면 성향이라는 것이 보이게 된다. 내가 찍은 많은 사진들이 대체적으로 어떤 화각을 주로 다루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면 내가 클로즈업, 혹은 와이드앵글에 가까운지 알 수 있다. 물론 표준 화각에서 최적의 화각을 찾을 수도 있다. 그렇게 찾은 주력 화각에 맞는 장비로 내가 가장 잘 볼 수 있는 화각을 연습하다 보면 자신만의 스타일에 다가갈 수 있다. 본인은 광각, 표준, 망원의 사용 비율이 약 5%, 60%, 35% 정도 되는것 같다. 다소 표준에서 망원 계열의 화각대에 주력 화각이 설정되어 있고 가장 자신있게 찍을 수 있는 화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화각의 차이로만 봐도 광각을 주로 찍는 분들과의 스타일 차이가 생겨나게 된다.

그렇다면 문화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몇 년 전, 모 방송에서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차이를 설명하는 예시 중 다음과 같은 사진을 인용한 적이 있다. 

   
 

어떤 그림이 더 행복해 보이냐는 질문에 동양인들은 대체로 왼쪽 사진을 선택했고, 서양 사람들은 양쪽 큰 차이가 없었다. 동양인들은 서양인들에 비해 주변 환경의 영향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의 작은 스마일들이 웃고 있는 사진 속의 큰 스마일이 더 행복해 보인다고 답한 것이다. 그에 반하여 서양인들은 대체로 대상 자체에 집중하는 편이기 때문에 작은 스마일들의 표정과 무관하게 양쪽을 모두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이는 인물 사진 촬영에서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동양인들은 ‘나’ 자체보다는 내가 ‘여기’에 있었다는 사실을 더 중요시 하는 경향이 있다. 그에 반하여 서양인들은 ‘여기’에 ‘내가 있다’ 라는 관점에서 사람에 더 집중하게 되고, 비교적 클로즈업샷을 많이 찍는 편이다. 그에 반해 많은 동양인들은 여행지의 랜드마크 전체와 내가 함께 나오는 사진을 선호한다. 세대가 거듭됨에 따라 점점 이러한 경향은 희석되어 확연한 구분은 사라져 가지만 문화적, 개인적 성향에 따라 화각의 선택이 나타날 수 있다는 재미있는 사례이다.

사실 클로즈업과 와이드앵글에는 나름의 장단점이 존재한다. 클로즈업의 경우는 다소 좁은 화각에 피사체를 채울 수 있기 때문에 디테일을 살리거나, 주변의 피사체가 개입하는 것을 최소화하여 피사체 집중도를 올려야 하는 사진에 적절하다.

   
▲ 클로즈업샷 (개인작업, 강태욱 포토그래퍼)

와이드앵클의 장점은 현장감과 다양한 소재의 활용이다. 화각이 상대적으로 넓기 때문에 더 많은 소재들을 끌어다 쓸 수 있고, 그만큼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또한 주요 피사체 주변의 상황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현장감과 분위기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특정 화각이 더 우월한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데 있어서 나름의 이유가 있고 장단점이 존재하는 것이다. 촬영의 의도에 따라 알맞은 화각을 선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 와이드 앵글 (여행사진, 강태욱 포토그래퍼)

 

b. 흑백 vs 컬러

흑백사진과 컬러사진도 자주 등장하는 이야깃거리 중 하나이다. 혹자는 흑백사진을 먼저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열변을 토하기도 하지만 어디에서 들어본 말을 되풀이 하는 것 뿐이다. 사실 흑백과 컬러 중 더 단순하고 쉬운 것이 있는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장단점에 따라 컨셉에 맞게 취사선택 해야 하는 것이 전부이다.

   
▲ 흑백 사진 (개인작업, 강태욱 포토그래퍼)

우리가 보는 모든 것들이 형태, 색, 명암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면 색이라는 요소는 시각적인 판단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색을 배제한 흑백사진은 상대적으로 나머지 두 요소의 집중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색채가 중립적이기 때문에 형태와 명암의 역할이 극대화되어 명확한 라인을 만들어 낸다. 따라서 흑백사진은 피사체의 형태 자체가 중요하거나, 명암의 표현으로 인한 분위기 표현이 주된 컨셉이 될 때 주로 사용된다. 인물사진에서 흑백사진이 사랑받는 이유도 인물 자체의 선을 살리고, 명암을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컬러 사진 (개인작업, 강태욱 포토그래퍼)

그에 반하여 색이 개입하는 컬러 사진의 경우는 흑백사진에 비해 우리가 보는 실제 환경과 비교적 유사한 이미지를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흑백사진에서는 표현할 수 없는 현장감과 분위기를 색을 통해 나타낼 수 있다. 색을 통해 생동감 있고 현실적인 이미지를 구현하는 것이다. 노란 조명의 분위기 있는 재즈바를 찍는다고 했을 때 흑백사진은 컬러사진만큼 빈티지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지는 못할 테니까.

 

c. 깊은 심도 vs 얕은 심도

아웃포커싱에 관한 이야기이다. 한국은 유독 개방조리개에 민감하다. 아웃포커싱과 보케에 관해 다소 과한 집착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인지 조리개수치가 1에 근접하는 렌즈들을 수 십, 수 백 만원을 더 주고 구입한다. 실제로 그만한 개방 조리개를 사용할지 말지에 대해 고민도 해보기 전에 말이다. 배경을 날릴 수록 멋있다는 지인들의 소개에 값비싼 단렌즈를 구입한다. 하지만 다른 예시들과 같이 심도의 선택, 아웃포커싱의 정도, 즉 조리개값의 선택에도 이유가 있다.

   
▲ 얕은 심도 (풍선 사진, 강태욱 포토그래퍼)

카메라의 세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조리개 값이다. 조리개 값은 다른 말로 ‘사진의 주제’ 라고 부를 수 있다. 내가 이 사진에서 단일 피사체를 강조할 것인지, 전체적인 화면을 명확하게 할 것인지를 정하는게 먼저이다. 하나의 피사체가 강조되어야 한다면 조리개를 개방하여 아웃포커싱 효과를 내는 것이고, 주변의 피사체들과 함께 명확한 형태를 가짐으로써 조화로운 사진을 찍고 싶다면, 혹은 디테일을 살리는 사진을 찍는 것이 주제라면 아웃포커싱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리개를 축소하는 것이다. 

   
▲ 깊은 심도 (세고비야 여행, 강태욱 포토그래퍼)

모든 사진을 멋있게 찍는다 하여 아웃포커싱으로 도배된 사진들을 양산하는 것이 아니라 찍고 싶은 사진의 주제가 무엇인가에 따라 조리개값을 선택하여 아웃포커싱의 정도를 설정하는 것이다. 또한 아웃포커싱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아웃-포커스’에 집착하다 보면 ‘인-포커스’를 놓칠 우려가 있다. 포커스가 된다는 것은 사진에서 집중되어야 할 주피사체, 주제를 의미한다. 따라서 아웃포커싱은 분위기를 돋워주는 부재료일 뿐이며 근본적으로 집중해야 하는 것은 ‘포커스’된 피사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4. 마무리

앞선 내용에서 사진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두가지 방향으로 생각과 토론을 해보았다. 내가 무엇을 찍고 싶은지(장르, 소재)에 관한 내용과 어떻게 찍어야 할지(스타일)에 관한 내용이었다. 사진은 다른 예술 장르에 비해 접하기 쉽고,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쉬운 사진의 특성상 획일화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자신만의 정체성을 세우고 그 방향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여 자신의 스타일에서 최상의 결과물을 낼 수 있는 실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200여 명의 수강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유하면서 사진이란 장르에는 틀이 없고 개인의 개성에 따라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지인(A)와 내가(B) 간단한 인터뷰를 한 내용으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A :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같은 곳에 소속되는 것 혹은 전업 사진작가가 목표인가?

B : 전업의 의미보다는 가치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여건을 갖추는 것이 꿈이다.

 

A : 가치있는 사진이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사진을 말하는 것인가?

B : 일단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진이 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그 결과물로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나만의 스토리텔링으로 말이다.

 

A : 그렇다면 그 이상적인 사진이란 것은 너의 이야기를 그대로 전달하는 사진인가?

B : 이야기일 수도 있다. 생각해보면 내가 평소에 생각하는 방식이나 생각하는 소재들이 사진의 아이디어나 컨셉으로 나타나지 않는가? 그것 자체가 나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다양한 매체에 올라오는 사람들의 사진들이 한결같은 경향이 있다. 해뜨는 하늘을 찍거나, 모델을 세워놓고 감성사진이라는 이름으로 촬영하는 그런 것들 말이다.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와 컨셉이 획일화되는 것 같다. 그래서 만약에 내가 조금 더 개방적이고 진보적인 생각을 한다면 굳이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이 아닐지라도, ‘이 사진을 찍은 사람은 사상이 독특하구나’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구나’ 등으로 표현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뭉크의 그림을 보면 그 사람이 제정신은 아니구나 라는 것을 알 수 있듯 말이다.

 

A : 그럼 너가 너 자신을 표현하는 새로운 방식의 사진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으면 하는건가?

B : 어떤 종류의 감정적 동요든 상관 없는 것 같다. 심지어 역겨워 해도 좋다. 무심하게 보지만 않으면 되는 것 같다. 감동은 라라랜드를 보면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A : 진중한 답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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