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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 영화
꿈과 기억 저편의 공간 속 당신,우리가 한번쯤 꿈꿔보았던 시간, <너의 이름은>
민선영 칼럼니스트  |  msy07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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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22  0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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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의 이름은(君の名は)> 포스터>

[디아티스트매거진=민선영]  가끔 너무 생생한 꿈은 어쩌면 꿈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환상, 혹 이 세상이 가짜이고 꿈속 세상이 진짜일지도 모른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꿈을 꾸는 동안만은 꿈속 세계가 마치 나와 전혀 상관없는 세계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전혀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것이지만 마치 오래전에 있었던 곳처럼 낯설지는 않다. 꿈은 그만큼 생생하더라도 또한 깨고 나면 금방 아득해져 쉽게 잊힌다. 그렇기에 꿈은 나의 현실세계와 맞닿아있는 것 같으면서도 어디까지나 의식 저편의 세계이고 오래 머물지 못하는 찰나의 공간이다.

   
▲ <너의 이름은(君の名は)> 스틸컷 中>

  누구나 한 번쯤 꿈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러한 상상력을 일본 애니 특유의 잔잔한 감성으로 풀어내기를 시도했다. 아주 작은 시골 마을에 사는 ‘미즈하’와 도쿄에 사는 ‘타키’의 몸은 어느 순간 잠에 들 때마다 한 번씩 바뀌어져 일어날 때면 서로 전혀 다른 세계에 도달해있다. 처음엔 그저 아주 생생한 꿈이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서로의 몸이 바뀌는 횟수가 잦아질수록 둘에게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음을 감지한다. 다만 서로의 기억은 몸이 바뀐 상태로 있을 동안만 생생할 뿐, 본연의 삶으로 돌아왔을 때 기억이 흐려지기 때문에 서로의 몸이 바뀌었을 때 각자가 어떠한 하루를 보냈는지에 대해 기록하기로 한다. 원래 몸의 주인이 깨었을 때, 그 전날을 각자가 알 수 있도록 말이다. 평소 도쿄에서의 삶을 동경해왔던 미즈하는 타키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도쿄의 생활을 경험하게 되고, 타키는 소심했던 미즈하의 학교생활을 송두리째 흔들어놓는다. 타키와 미즈하는 바뀐 시간동안 각자 남긴 하루 일과와 메모를 통해 상대방을 알아가기 시작한다.

   
▲ <너의 이름은(君の名は)> 스틸컷 中>

  그러나 언제부턴가 더 이상 서로의 몸이 바뀌지 않고, 타키와 미즈하는 서로의 안부를 궁금해한다. 몸이 바뀌었기 때문에 서로를 가장 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한 번도 만나볼 수는 없었기에 그들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타키는 직접 미즈하를 찾아가기를 결심하고, 미즈하가 어디에 사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로 기억의 복원을 통해 미즈하의 몸에 있을 때 본 풍경을 토대로 그림 한 장을 그려낸다. 오직 자신이 그린 그림 하나를 단서로 미즈하를 찾아나선 타키는, 놀랍게도 미즈하가 살던 곳은 3년 전 혜성의 추락으로 인해 사라져버린 ‘이토모리 마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 <너의 이름은(君の名は)> 스틸컷 中>

이제 '3년'이라는 시간의 통로는 미즈하와 타키 사이를 이어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시간의 왜곡을 통하여 두 세계를 서로 오고 간 미즈하와 타키는, 다시 한 번 시간의 힘을 빌려서 3년 전 사라져버린 이토모리 마을을, 미즈하를 살려내고자 한다.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흐릿해져 서로의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히 생생한 꿈 이상의 현실에 존재했던 그리운 누군가를 찾아내야만 한다. 서로의 이름조차 잊혀 어느덧 꿈같은 기억저편의 당신을 찾아가는 아름다운 여정과 같은 영화, 시간을 초월하여 서로를 알아보아야 하는 마법과 같은 이 영화 <너의 이름은>은 <초속5센티미터>(2007), <언어의 정원>(2013)의 영화감독 나카이 마코토가 다시 한 번 영화 속 두 인물의 재회의 과정에 대해 감성적 공간들과 상상력을 동원해낸 영화라 할 수 있다.

   
▲ <너의 이름은(君の名は)> 스틸컷 中>

  일본어 타소가레도키(たそがれどき)는 ‘해가 저물녘, 황혼’의 시간대를 의미한다. 영화에서는 이 시간대를 영화의 관전포인트이자 모든 것이 허용되는 신비로운 시간대로 설정하였다. 해질녘은 어둑해지기 직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빛이 남아있는 시간이라는 것. 이 찰나와도 같은 머무를 수 없는 시간대는 마치 '꿈'이 가진 특성과 매우 흡사하다. 빛이 사라지기 전, 깨어버리면 모든 기억이 종결되기 전의 그 아릿한 감정들에 대한 영화 표현은, 시간을 뛰어넘었기 때문에 만날 수 없었던 상대방을 향한 그리움을 잘 담아내고 있다. 최근 거의 300만 명 관객에게서 일본 애니의 특유한 느낌을 잘 살려냈다는 호평을 얻으면서 또 하나의 감성영화로 자리매김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을 경험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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