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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 영화
평행우주를 소망하는 가정법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너의 이름은.>
박동수 칼럼니스트  |  dsp959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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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02  19: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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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의 이름은.> 스틸컷

[디아티스트 매거진=박동수]

 일본에서 역대급 흥행을 기록하고 있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너의 이름은.>을 시사회를 통해 관람했다. 1200년을 주기로 지구와 가까워지는 혜성이 다가오자 도쿄에 사는 소년 타키(카미키 류노스케)와 시골에 사는 소녀 미츠하(카미시라이시 모네)는 이상한 꿈을 꾼다. 꿈 속에서 서로의 몸이 바뀌게 되는 것. 처음엔 꿈인 줄 알았지만 주위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 그것이 꿈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서로에게 메모를 남기며 규칙을 세우고, 서로에게 점점 더 다가가던 둘은 어느 날 몸이 다시 바뀌지 않게 된다. 이에 타키는 미츠하를 만나기 위해 그녀가 살던 시골을 찾아 나선다.

   
▲ <너의 이름은.> 스틸컷

 <너의 이름은.>은 신카이 마코토의 장점과 단점이 각각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작품이다. <언어의 정원>, <초속 5센티미터> 등에서 드러난 아름답고 세밀한 작화와 오그라들지만 받아들여지는 특유의 감성은 여전한 그의 강점이다. 특히 하늘 위에 그려진 혜성이라던가, 얼핏 실사라고 착각할 도쿄와 시골의 풍경을 스크린으로 접할 때의 감흥은 생각보다 감동적이다. 보면서 순간적으로 감탄이 나오는 장면들이 있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비주얼적 경지가 아닐까. 오그라드는 감성마저 비주얼의 감탄 속에 이해된다. <언어의 정원> 등의 전작에서 문제점으로 꼽혔던 각본은 일본의 현재를 반영하며 한결 나아진 짜임새를 보여준다.

 반면 단점도 두드러진다. 영화 초반부에 특히 단점들이 몰려있는데, 미츠하를 비롯한 여성 캐릭터들을 대하는 태도는 계속 불편하게 느껴져 몰입을 방해한다. 몸을 아래에서 위로 훑는 카메라가 미츠하와 오쿠데라 등의 여성 캐릭터에게만 여러 차례 반복된다던가, 미츠하와 몸이 바뀐 타키가 가슴을 주무르는 장면이 과하게 반복되어 등장하는 것은 여러모로 불편하다. 서로가 바뀐 몸을 성적으로 이용한 코미디는 남녀가 몸이 뒤바뀌는 설정을 가진 영화들 대부분이 이용하는 클리셰지만, <너의 이름은.>의 초반부는 (심지어 미츠하는 고교생인데도)과하게 반복적으로 사용한다.

   
▲ <너의 이름은.> 스틸컷

 동일본 대지진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수 밖에 없는 후반부는 <신 고지라>처럼 비판적인 시선 대신 위로와 소망을 전한다. 일본에서 기록적인 흥행을 기록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예상치 못한 재난으로 인해 누군가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이젠 어느 정도 세월이 지나 그 사건을 잊어버린 사람들에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소망을 전달한다. ‘만약에 그걸 알았다면’이라는 가정법일 뿐이지만 어느 평행우주 속에선 ‘만약에’가 현실이 되고 다시 만나고 싶다는 소망이 <너의 이름은.>에 담겨있다. 굳이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재난이 아니더라도 ‘만약에 그걸 알았다면’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모든 순간을 떠올리게 만드는 소망은 누구에게나 통하는 메시지다.

   
▲ <너의 이름은.> 스틸컷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너의 이름은.>을 통해 자신이 발전했음을 증명했다. 여전히 단점이 보이지만, 지루하고 평면적인 각본의 한계를 극복했고 기존과는 다른 표현법을 사용하기도 하면서 조금씩 변화를 꾀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훌륭한 테크니션이기에 차기작에선 더 좋은 각본을 만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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