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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희와는 달라.ANISH KAPOOR 전시 리뷰
장소영 칼럼니스트  |  powerkisek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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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12  00: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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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ARTIST MAGAZINE

[디아티스트매거진=장소영] 얼마 전 국제갤러리에서 ANISH KAPOOR의 전시를 종료했다. 전시는 종료했으나 아무래도 계속 생각이나 글을 짧게나마 적어보고자 한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전시의 스태프가 부랴부랴 관람객의 가방부터 데스크에 맡겨주길 부탁한다. 그 이유는 Twist시리즈를 감상하기 위한 조건 때문이다. 작품의 설치가 좁기 때문에 혹여나 관람객의 실수로 벌어질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함인데 가방을 맡긴 관람객은 작품의 좁은 좌대사이를 왔다갔다 감상하도록 안내한다. 그렇다면 관람자가 이 좁은 작품 사이를 오가며 감상해야만 작가의 이야기가 완성이 된다는 말이다. Twist시리즈는 두 줄로 나란히 좌대 위에 오브제들이 놓아져 있다. 오브제는 표면이 매끄러워 자신을 둘러싼 외부를 반사하며 비추고 있다. 그러나 이는 거울처럼 반사하되 표면이 비틀어져 있어 그대로를 비추지 못한다. 왜곡되고 변형되어 비춘다. 또 각 비틀어진 오브제들은 가까이 배치되어 서로를 비추고 있다. 관람자가 작품사이를 지나가면 그 또한 비틀어진 채로 반사한다. 각 오브제들은 그냥 비틀어진 것이 아니다. 사실 형태나 형식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라 정삼각형, 8, 직사각형, 직각삼각형, 별 모양 등의 초기에 설정된 모양이 존재한다. 다양한 모양을 지녔으나 설정모양이 변형되어 비정형으로 보인다.

   
▲ ⓒANISH KAPOOR, Twist시리즈, 2014-2016년, 국제갤러리

개인은 각자가 외부를 인지하는 자아 혹은 기준, 시선이 있다. 이는 모두 같을 수는 없다. 또한 개인은 자기 자신을 스스로 볼 수 없다. 타인의 시선을 통해서만 나를 인지 할 수 있다. 나를 보는 타인의 시선은 어떠한가? 내가 있는 위치에 따라서 왜곡의 정도가 달라진다. 작품들 사이를 오가며 자세히 보기 위해 가까이 가면 초점조차 사라져 멀미가 난다. 오래 보고 있을 수가 없다. 비추는 나의 모습은 전부 옆으로 누워 있다. 내가 이미 인지하고 있던 나의 모습은 저런 모습이 아닌데 비춰진 나의 모습은 누워있다. 오브제가 비춰진 나의 모습은 내가 아니다. 그것은 비틀어진 모습이다. 내가 비스듬하게 걷는 것이 아니지 않나. 내 모습 뒤에 다른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다가오려 한다. 가까이 반사된 내 모습이 아닌 멀리 있는 다른 사람의 모습을 보면 초점이 맞는다. 보기에 편해진다. 반사된 나의 모습을 보려고 할 때는 초점이 맞지 않아 어지럽고 멀리 있는 다른 사람의 모습을 보면 어지러움증이 가라앉는다.

웃기지 않은가? 우리가 이루고 있는 사회라는 곳은 개인이 정체성 혹은 존재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혼자 할 수 없다. 이는 타자화를 통해서만 이루어지며 여기에 절대적인 각도로 비틀어지지 않은 거울 즉 절대적인 시선이란 없다. 모두들 각자의 정체성과 기준으로 이루어진 것이 사회이며 모두들 이 비틀어진 시선으로 서로를 비추며 존재를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그 시선이 나에게 맞춰진다면 나라는 개인은 그 시선을 인정할 수 없다. 도저히 어지러워 볼 수가 없지 않은가. 그런데 나와는 관계없는 다른 사람에게 그 시선이 맞춰져있을 때 이내 비교적 편하게 초점을 맞춘다. 그들의 시선에 동의한다. 그렇다면 분명 비틀어진 시선만이 존재하는 이사회에서 정적인 각도를 유지하는 거울은 어디에 있는가? 그들의 시선에 초점을 맞추고 나와는 관계없는 이를 편하게 바라보는 태도는 과연 올바른 것인가? 그들이 나를 원래 모습과 다르게 바라보는 것은 참을 수 없지만 타인의 경우에는 편하게 바라보는 나는 그들과 진정 다른 존재인 것인가? 모두가 이렇게 뒤틀려있다면 각각의 개인 설정이 뒤틀리게 된 외부의 환경 혹은 압력은 어떤 것이 있었는가? ANISH KAPOOR는 명확하게 꼬집는다. 뜨끔하며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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