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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커센터 다이어리뉴튼 호커센터
장현석 칼럼니스트  |  gustjr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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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21  01:2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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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장현석]

 

<뉴튼 호커센터>

500 Clemenceau Avenue North

 

싱가폴 레스토랑에서 GST(상품서비스세)를 내고 식사하기보다 호커센터에 가길 좋아했다. 주머니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호커센터는 천국이다. 유튜브에 ‘X같이’ 거지가 되었을 때(Broke as f**k) 갈만한 호커센터를 소개하는 영상이 있을 정도다. 호커센터 음식은 대개 싸게는 S$2부터 비싸야 S$5 안팎이다. S1$가 약 850원이니 우리 돈 3000원이면 한 끼 든든하게 먹곤 했다.

 

하지만 뉴튼 호커센터라면 예외다. X같이 거지가 되었을 때 찾을만한 호커센터에 뉴튼 호커센터는 없다. 기실 호커센터가 비싸다는 말은 곧 관광객이 많음을 의미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뉴튼 호커센터는 유명 쇼핑센터가 즐비한 오차드 로드 가까이에 있다.

 

   
▲ 휴양지를 떠올리게하는 하얀 파라솔과 뒤편의 야자수

 

무더운 날이었다. 하얀 파라솔과 벤치가 있고 둥글게 야자수를 두른 뉴튼 호커센터는 영락없는 도심 속 휴양지였다. 가는 길에 땀을 실컷 흘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슈가 케인 주스를 찾았다. 호커센터의 슈가 케인 주스가 대체로 S$1.30인 반면 이곳의 주스는 S$2였다. 1000원이나 1500원이나 거기서 거기라지만 슈가 케인 주스로부터 뉴튼 호커센터의 물가를 가늠할 수 있었다.

 

주스를 들고 이곳은 뭐가 다를까 기대하는 내 곁으로 한 남성이 다가왔다. 그는 대뜸 나를 향해 ‘어서 오세요’라며 인사했다. 자연스러운 한국어 발음에 놀라 주위를 살피니 여기저기 스톨 주인들이 나를 향해 히죽거리고 있었다.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가 나를 부르기 시작했다. 어서 오시라던 가게 반대편에는 ‘먹고 죽자. 한국인 환영’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환영을 빙자한 호객행위를 피해 스톨들을 전전했고 건물이 크지 않아 금세 한바퀴를 돌았다. 입구 반대편에 오리구이 덮밥을 파는 스톨과 국수를 파는 스톨 두 곳의 줄이 유독 길었다.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호객은 커녕 음식 내기도 바빠보였다. 그들 중 그나마 줄이 짧은 XO Minced Meet Noodle가게 앞에 섰다. 한 그릇에 S4.5$라니 뉴튼 호커센터 치고 나쁘지 않은 가격이었다.

 

   
▲ 매운맛이 익숙할 때쯤 이미 국수는 없었다

 

가게 이름과 같은 XO소스를 이용한 중국식 국수 요리를 시켰다. 노란 Mee면에 소스와 고명이 얹어져있고 으레 있을 법한 육수는 없었다. 대신 장국마냥 따로 국물이 나온다. 매콤한 소스와 야채 고명이 계란으로 만든 면의 비릿함을 잡아냈다. 면 요리를 빠르게 먹는지라 매운맛에 익숙해질 때 쯤 벌써 그릇의 바닥이 드러났다. 휴지로 땀을 닦으면서도 아쉬운 마음에 남은 고기를 일일이 집어먹었다.

 

국수가 적어서인지 내가 빨리 먹어서인지 여전히 배가 고팠다. 설렁설렁 음식을 찾아 다시 입구 쪽으로 나갔다. 뉴튼 호커센터의 입구 근처 스톨들은 대체로 여럿이 먹는 음식을 팔고 있었다. 두리번거리는 내게 조금 전 한국어로 인사하던 아저씨는 작은 사이즈의 바비큐 스팅레이(가오리)도 있다 귀띔해주었다. 바비큐 스팅레이는 대표적인 호커센터 음식인데 그전까지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다. 언젠간 먹어야지 생각했기에 이참에 못 이기는 척 주문했다.

 

   
▲ 뉴튼 호커센터는 혼자 와도 좋고 여럿이 오면 더 좋다

 

Modern Grill Seafood에서 혼자 먹는 바비큐 스팅레이가 S12$, 약 만 원이었다. 비싼걸까 싶었지만 저 너머 잘생긴 야자수를 보며 받아들이기로 했다. 스톨의 바비큐 그릴로부터 연기가 쉴새없이 피어났고 매운 연기가 덮칠때면 연신 재채기를 했다. 미안하게도 바로 옆 음료수 스톨 아저씨도 덩달아 연기에 묻혀 재채기를 하고있었다. 사이좋게 몇 번씩을 반복하고 나서야 기다리던 스팅레이 요리를 받을 수 있었다.

 

   
▲ 보기만해도 침이 나온다

 

태어나 처음 맛보는 가오리였다. 걱정과 달리 전혀 비리지 않았고 야들야들 부드러운 식감엔 불맛까지 묻어있었다. 생선을 먹으며 뼈가 공연히 차지하는 부피가 원망스럽긴 처음이었다. 끼얹어진 삼발 소스는 광고 카피처럼 정말이지 맛있게 매웠다. 국수를 먹고 닫혔던 땀구멍이 이내 다시 열리고 있었다. 바가지를 써도 좋을만큼, 시원한 맥주 한 모금이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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