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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좌] #18. 창의적인 구도 만들기유레카는 없다.
강태욱 칼럼니스트  |  photomel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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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4.17  22: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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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강태욱]

 

#1. 우리는 평범한 것이 싫다.

평범한 것을 거부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보다는 나만의 특별한 것을 추구하고, 그 특별함을 지니기 위해 쏟는 노력에 큰 가치를 두고 있다. 현재 자본주의 논리에서는 이러한 경향을 소비심리에 비추어 해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인이 창작활동을 통해 얻는 특별함은 다소 소극적으로 표현되는 편이다. 무언가를 창작해 내는 것 보다는 면세점에서 패션아이템을 구매하는 것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일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물론 과거에 비해서 예술, 문화 컨텐츠가 다양화되고 그 가치를 알아보고 즐기는 사람들의 수는 늘었지만, 잘 생각해보면 ‘우리’가 창작한 무언가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 보다는 ‘그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을 ‘감상’하는 경향이 짙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느끼지 못할 뿐이지, 우리들은 사진이라는 예술장르를 통해서 끊임없이 이미지를 창조하고 개인의 특별함을 표현하고 있다. 지금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장착된 카메라로 하루에도 수 많은 사진들을 찍고 있지 않는가? 그리고 이러한 사진의 홍수속에서 특별함을 얻기 위해 사람들은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셀카의 각도를 통해 더 예쁜 얼굴을 담으려고 하는 것을 넘어, 턱을 깎고 눈을 키워 남들과 ‘차별화된’ 사진을 찍으려고 애쓴다. 하지만 남들과 같은 발상에서는 아무리 여러가지 수단을 동원하더라도 평균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2. 창의성이란?

셀카를 예로 들어 장난스럽게 표현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돌아오는 물음은 ‘남들과 다른 사진을 찍기 위한 충분조건은 무엇인가?’ 일것이다. 많은 정답이 있을 수 있지만, 오늘은 ‘창의성’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창의성’은 매우 강력하지만 그 개념 자체가 모호하기 때문에 다양한 해석이 있어왔다. 과거에는 창의성이 천재들의 전유물이라는 막연한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학계와 기업의 주도적인 사례연구를 통해 정립된 창의성의 맥락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유레카적 발상’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절묘한 연계’에서 그 패턴을 찾을 수 있다. 사진을 찍으면서도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온 기억들을 되새겨보면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찾은 경우는 극히 드물고, 이미 알고 있는 방법들을 잘 생각해서 응용했을 때 답을 찾았던것 같다.

 

#3. 새빛둥둥섬에서…

얼마전, 한강 새빛둥둥섬에서 사진을 찍을 기회가 있었다. 이전에는 인터넷상의 한강 야경 사진들을 보면서 왜 항상 같은 구도의 사진만을 찍는 것인지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똑같은 구도에 약간의 기술적 차이만 있는 사진들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가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 넓은 공원에서 찍을 수 있는 피사체라곤 멀리 떨어져 있는 반포대교와 새빛둥둥섬으로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색다른 구도를 생각해 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일단 칼럼 연재를 위한 비교군을 만들기 위해 일반적인 구도로 촬영하였다.

 

   
▲ 새빛둥둥섬 / 2016년 4월 / 작가 :강태욱 (본인)

 

이미 이 사진과 똑같은 구도의 사진을 찍기 위해 나온 수 십 명의 동호회 회원들이 같은 위치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구글에 새빛둥둥섬을 검색하면 90%이상 동일한 사진이 수 천 장씩 업로드 되어 있는데, 이 쌀쌀한 날씨에 수 십 명이 고가의 카메라를 가지고 와서 같은 사진을 찍기 위해 고생하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잠시 그 무리 안에서  불편한 마음으로 위 사진 한장을 찍고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4. 기존의 것들을 이용하라!

칼럼 초반에서 밝힌 바와 같이, 창의성을 가장 효율적으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완전히 새로운 발상을 하기 보다는 이미 검증되어 있는 것들을 조화롭게 혼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특별한 발상이 떠오르지 않을 때는 이 장소에서 내가 찍을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리스트업 해본 뒤에 그것들을 한 프레임 안에 적절히 섞으면 좋은 결과물을 얻을 확률이 커진다.

반포대교 부근을 스캔해본 결과 근처에서 찍을 수 있는 사진은 크게 3가지 정도였다. 반포대교의 야경, 새빛둥둥섬의 야경, 대교를 지나는 자동차들의 빛 궤적. 그리고 추가로 생각해낼 수 있는 아이디어는 다리의 펜스를 프레임으로 이용한 액자식 구성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정도였다. 결국 이것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차용하고 배열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아 있었다. 그래서 첫번째로 선택한 구도가 아래의 구도였다.  

 

   
▲ 새빛둥둥섬 / 2016년 4월 / 작가 :강태욱 (본인)

 

위의 사진은 새빛둥둥섬을 반포대교에서 바라보면서 펜스를 프레임으로 사용하되, 아웃포커싱을 이용하여 우측과 하단부에 쉐도우 효과를 준 사진이다. 이렇게 아웃포커싱된 프레임을 차용할 경우 1인칭 시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 

또한 새빛둥둥섬이 가로로 긴 구도이기 때문에 하늘 부분과 수면의 반영 부분이 사진 전체에서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여 구도 자체가 어정쩡하다. 프레임 효과를 줌으로써 우측 상단에서 좌측 하단으로 이어지는 대각선 구도가 만들어져 보다 안정적이고 꽉 찬 구도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첫번째 사진보다는 약간 나아졌지만 완성된 사진이라고 보기엔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래서 조금 다른 방식으로 혼합해 보기로 하였다. 

 

   
▲ 새빛둥둥섬 / 2016년 4월 / 작가 :강태욱 (본인)

 

그날의 촬영에서 마지막으로 선택한 컷이다. 일반적으로 반포대교 출사에서 찍는 구도가 아닌 나름의 스타일과 독특함이 있다. 아마 이러한 구도로 촬영한 사진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대부분 눈에 띄는 피사체가 있으면 그 피사체 자체에 몰입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위 사진은 펜스의 프레임 효과, 자동차의 빛 궤적, 새빛둥둥섬의 야경, 반포대교의 아랫쪽 모습을 효과적으로 배분하여 촬영한 사진이다. 확실히 새빛둥둥섬 하나만을 담았을 때 보다 볼거리가 더 많고, 한번 더 눈길을 가게 하는 구도이다. 바로 앞의 펜스는 아웃포커싱되어 마치 달리고 있는 차 안에서 촬영한 느낌을 주고, 빛 궤적이 구도의 중앙을 가로지르면서 오른쪽 방향으로의 방향성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새빛둥둥섬을 중앙구도가 아니라 사이드에 배치함으로써 비교적 현실적인 느낌의 구도를 완성할 수 있었다. 새빛둥둥섬은 계속해서 색이 변화하는데, 전체적인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서 청색 계열에서 촬영을 하여 차가운 느낌을 극대화시켰다.

 

#FIN.

많은 사람들이 기존의 구도를 답습하는 경향이 있다. 기존의 방식을 따르면 적어도 실패한 사진이 나오지는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실패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클수록,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의지는 약해진다. 또한 새로운 것을 원한다고 해도 막상 머릿속을 스치는 아이디어를 얻기란 쉽지 않다. 그러한 의미에서 기존의 방식들을 새롭게 재해석하는것은 비교적 높은 확률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무조건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방법을 찾으려고 고뇌하기 보다는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발전시키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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