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이나

  [디아티스트매거진=조재형]  2016년 4월 2일 그리고 2016년 4월 9일 두 번에 걸쳐 MBC 토요 예능 방송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작사가 김이나가 등장했다. 비록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아니었지만 김이나는 전문 작사가로써 작사의 중요성, 자신만의 작사법을 공개해 이목을 이끌었다. 음악은 소리 예술이다. 음악은 인간이 주로 즐기는 예술이다. 그렇기에 아름다운 소리뿐만이 아닌 소리에 언어를 입혀 인간이 보다 더 심층적으로 즐길 수 있는 음악예술로 발전시킨 것이 곧 가사다. 전문 작사가를 찾아보기 힘든 요즘 전문 작사가로써 작사의 세계를 날로 선보이고 있는 김이나의 지난 날 대표적인 음악적 동반자 그리고 그 명곡, 그 가사들을 다시 느껴보자.

▲ 'Abracadabra'가 실려있는 'Sound G.'

  Brown Eyed Girls – Abracadabra

  Brown Eyed Girls는 가창력과 랩, 즉 자신들의 음악적 역량을 데뷔 때부터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실력파 여성그룹임을 증명해갔다. 서서히 Brown Eyed Girls는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뛰어들었다. 음악에 댄스색을 조금씩 입혀가면서 2000년대 중반 대중가요를 이끄는 대표 걸그룹으로 거듭났다. ‘LOVE’, ‘어쩌다’ 등의 음악은 댄스음악을 소화하는 Brown Eyed Girls의 능력만을 보여주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작사가 김이나와의 찰떡호흡도 증명해 김이나의 작사력이 서서히 대중들의 인정을 받게끔 도왔다. 하지만 Brown Eyed Girls와 김이나의 합작이 가장 돋보였던 음악은 Brown Eyed Girls 몽환적 음악의 정점이자 Brown Eyed Girls의 제 1의 대표곡인 ‘Abracadabra’였다. 감정에 취해가는 여성을 대변하면서도 희대의 주문어 ‘Abracadabra’를 Brown Eyed Girls는 효과적으로 표현했고 김이나는 자신의 손으로 ‘Abracadabra’를 탄생시켰다. Brown Eyed Girls였기에 가능한 음악 그리고 김이나였기에 가능한 가사 ‘Abracadabra’였다.

▲ '돌이킬 수 없는'이 실려있는 'step 2/4'

  가인 – 돌이킬 수 없는

  ‘몽환’이란 단어에 가장 어울리고 가장 잘 표현했던 걸그룹이 바로 Brown Eyed Girls였다. 그렇다면 그 중에서 더욱이 짙게 그 ‘몽환’을 음악으로도 시각적으로도 잘 표현했던 맴버는 누구였을까? 단연코 가인이었다. 이목구비가 뚜렷한 서구적 외모는 아니었지만 맴버들보다 더 동양적인 외모로 탄탄한 가창력까지 선보이니 가인의 매력은 대중들에게 확실히 어필됐다. 가인은 자신의 몽환적이고 치명적인 매력을 확실히 뿜어낼 수 있는 음악을 만나기에 이르는데 그 음악은 ‘돌이킬 수 없는’이었다. ‘돌이킬 수 없는’은 청각적으로도 몽환치명적인 가인의 목소리 그리고 90년대부터 굳건히 한국대중음악계를 지탱하고 있던 윤상의 작곡 마지막으로 가인의 목소리 윤상의 음악 두 가지가 잘 배합될 수 있는 가사를 전달한 김이나가 작사했다. 각기 다른 영역에서 각기 다른 색을 증명하던 음악인들이 만나 탄생한 각자의 대표곡이 된 음악 ‘돌이킬 수 없는’이었다.

▲ '나만 몰랐던 이야기'가 실려있는 'Real +'

  IU – 나만 몰랐던 이야기

  김이나 작사 인생에 있어 Brown Eyed Girls만큼이나 가인만큼이나 빼놓을 수 없는 음악적 동반자가 바로 IU다. 2016년 4월 현 시점에서 IU와 김이나의 대표 합작품을 꼽으라고 했을 때 선두에 꼽힐 음악들이 아마 ‘좋은 날’, ‘너랑 나’일 것이다. ‘좋은 날’, ‘너랑 나’는 분명히 IU의 이미지를 잘 들려주고 지금의 IU를 만들어준 명곡들이라는 것이 부정할 수 없지만 사실 IU의 라는 가수에게 있어 약간 뻔한 곡이다. 마냥 여동생같은 IU에게 그냥 예상될 수 있는 음악색이다. 하지만 ‘나만 몰랐던 이야기’는 IU에게 있어 특별하다. 정통 발라드에 슬픈 정서까지 더한 음악이어서 IU가 본격적으로 대중음악의 실력 있는 신뢰를 주는 음악인으로 성장할 수 있게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그런 ‘나만 몰랐던 이야기’의 가사를 김이나가 작사했다. 가사의 전개 또한 일반적인 슬픈 정서를 탈피했다. 자신만 몰랐던 아니 모르고 싶은 이별 순간의 감정을 김이나는 ‘나만 몰랐던 이야기’가 들려주는 슬픈 선율에 완벽하게 얹어냈다. IU의 깊은 음악성장을 ‘나만 몰랐던 이야기’ 작곡가 윤상만이 기여한 것이 아니다. 김이나도 기여했다.

▲ '저녁하늘'이 실려있는 'Invitation'

  Ailee – 저녁 하늘

  기존 다른 영역에서의 예술품에 음악을 가미한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한다면 극복한 음악인들은 당연한 호평을 받을 수 있다. Ailee와 김이나는 이를 극복했다. ‘저녁 하늘’이라는 음악으로. ‘저녁 하늘’은 ‘나우 이즈 굿’이라는 영화가 우리나라 영화계에 홍보될 때 예고영상음악으로 삽입된 곡이다. 목적부터가 영화를 위한 음악이었다. 그 본 목적을 넘어서지 않는 정도로 Ailee는 차분하게 ‘저녁 하늘’을 불렀다. 그냥 부를 수 없지 않은가. Ailee는 김이나의 가사, 떠나가는 저녁하늘 그리고 현재 자신의 옆에 없는 그를 그리는 여자의 심리를 담은 김이나의 가사를 정확히 불러냈다. ‘나우 이즈 굿’은 그야말로 순수한 사랑을 표현한 영화다. ‘저녁 하늘’ 또한 그 순수한 사랑을 담았다. 이 정확한 결합을 만들어낸 두 음악인이 바로 Ailee와 김이나였다.

▲ '그중에 그대를 만나'가 실려있는 '15집 `SERENDIPITY` 30주년 기념앨범'

  이선희 – 그중에 그대를 만나

  대한민국 대중음악계에서 이선희의 존재는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독보적이다. 도저히 대체할 수 없는 존재감, 역사를 가진 가수 이선희기에 이선희와 작업하는 음악인들은 영광인 동시에 부담감을 분명히 품을 것이다. 그렇게 이선희는 2014년 3월 자신의 데뷔 30주년을 기념하는 동시 15집 음반을 발매했다. 이선희는 80년대를 대표하는 가수다. 이미 80년대는 30여년이 지났다. 80년대의 음악 흐름과 현재의 음악 흐름은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를 관통하는 힘을 가진 이선희는 자신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음악을 꿋꿋이 가지고와 2014년 대중음악계에 일약 일침과도 같은 좋은 음악을 대거 공개했다. 이선희의 15집 음반 타이틀곡은 ‘그중에 그대를 만나’였다. ‘그중에 그대를 만나’는 남녀 간의 사랑만을 노래하지 않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랑을 대변하고 담아냈다. 특히나 이선희의 목소리로 전달되는 그 사랑은 더욱 신뢰받았다. 이선희의 목소리로 들려오는 ‘그중에 그대를 만나’의 가사는 김이나의 작품이었다. 그렇게 김이나는 국민가수 이선희의 명곡의, 국민가수 이선희 30주년 기념 15집 음반 타이틀곡의 가사를 완벽히 입혀 또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