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THE ARTIST MAGAZINE

[디아티스트매거진=도혜린] 매년 트랜드 컬러를 지정해 패션, 디자인,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행을 선도해가는 미국의 색채 전문 회사 팬톤(Pantone)은 2016년인 올해, 이례적으로 올해의 색을 두 가지로 지정했다. 그것은 핑크색 계열의 ‘로즈 쿼츠(Rose Quarts)’ 와 푸른색 계열의 ‘세레니티(Serenity)’이다. 로즈 쿼츠는 잔잔한 평정과 온화, 세레니티는 휴식과 여유를 상징하는 색깔로, 이 두 색깔의 자연스러운 융합을 통해 팬톤사는 성평등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지향한다고 한다. 이러한 특별한 의미를 내포했기 때문인지, 매년 다양한 트랜드 컬러가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유독 백화점, 길거리 등 어딜 가더라도 이 두 색이 눈에 띄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트랜드와 유행에 특히 민감한 대림미술관은 2월 25일부터 로즈 쿼츠와 세레니티를 중심으로 ‘색깔’이라는 독특한 콘셉트의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사실 지금 대림미술관에서 확장된 한남동의 새로운 공간인 ‘디 뮤지엄’에서는 빛에 관한 전시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림미술관에서 어쩌면 빛과 가장 유사하면서도 반대되는 개념인 ‘색’ 에 대해 다룬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이번 색, 다른 공간 이야기 전에서는 색을 주제로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선보이고 있는데, 2층은 사진을 중심으로, 3층은 디자이너들의 개별 가구들을 전시한다면, 4층은 올해의 색을 비롯한 여러 색깔을 바탕으로 꾸민 공간 자체를 다루고 있다. 2층의 경우, 유명 사진 작가들의 사진에서 중심이 되는 색깔을 추출하는 방식으로 전시가 이루어졌는데, 그 중에서도 수십 장의 다양한 인종의 사진을 나열하고, ‘살색’이라는 공통 주제를 이끌어가는 방식으로 인종 차별을 지양하는 전시가 특히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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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3층과 4층은 주로 실내 디자인을 다루고 있었는데, 가구나 인테리어에는 문외한인 내가 3층에 위치한 가구들을 관람할 때에는 막연하게만 느껴졌다면, 4층에서 개별 가구들이 여러 공간들을 이루는 모습을 보자 전시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어느정도는 다가왔다. 로즈 쿼츠와 세레니티 이외에도 팬톤 사에서 꼽은 파스텔 톤의 십여 가지 올해의 색깔들로 꾸민 작은 방들은 유행에 맞추어 공간 구성에 변화를 주어야 하는 카페와 같은 공간들에게는 특히 좋은 제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트랜드 컬러와 디자인에 대한 사전 지식이나, 도슨트의 설명 등이 없이는 나를 포함한 일반 관람객들이 이 전시를 이해하기는 꽤나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젊은 감각으로 유행을 이끌어가는 대림미술관의 또 다른 새로운 시도가 대단하다고 느껴졌으며, 그에 걸맞게 도슨트나 오디오 가이드, 교육 프로그램 또한 잘 구비되어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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