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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 전시&공연 리뷰
구사구용(九思九容), 현대미술을 마주하는 것.북서울시립미술관 X 난지창작스튜디오 9기 리뷰전
김혁준 칼럼니스트  |  hj07237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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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2.02  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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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사구용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디아티스트매거진=김혁준]

모든것은 눈동자에서 시작한다. 순간의 마주침은 모든 것을 시작하며 계속하여 응시함은 자기를드러내며 동시에 빠져든다. 시선의 감촉은 감정의 크기에 비례하며 쏘아대는 눈빛과 그 눈빛을 의식함으로 인해 예술은 시작된다. 북서울 시립미술관에서 이번 구사구용(九思九容)전 전시안내지킴이로 일하며 얻은 해석과 느낌에 대해 풀어내려 한다.

난지 미술창작 스튜디오 신진 작가들의 향연, 구사구용

장소 : 서울 북서울 시립 미술관 제 1전시실, 사진 갤러리 1

날짜 : 1월 19일 ~ 2월 28일, 매월 첫째 셋째주 금요일 뮤지엄 나이트(10시까지 연장개관)

시간 : 평일 오전 10시 개관 오후 8시 폐관, 주말 및 공휴일 오전 10시 개관 오후 8시 폐관 (월요일 휴관)

작가 : 김은형, 노상호, 로와정, 박여주, 박정기, 박천욱, 서정희, 손혜민, 송수영, 심래정, 안정주, 유쥬쥬, 이보람, 이우성, 이윤이, 장민승, 장태원, 전소정, 정문경, 조재영, 주세균

   
▲ 희생자-Descent 7 ⓒ이보람

구사, 구용이란 격몽요결(몽매한 것을 물리치고 가장 중요한 방법, 요결)의 저자 율곡 이이 선생이 논어와 예기의 인용내용 사용한 내용이다. 구사란 “아홉 가지의 생각”으로 "볼 때는 환히 볼 것을 생각하고, 들을 때는 똑똑하게 들을 것을 생각하고, 안색은 온화하게 가질 것을 생각하고, 태도는 공손할 것을 생각하고, 말은 진실될 것을 생각하고, 일할 때는 조심할 것을 생각하고, 의심 날 때는 물어볼 것을 생각하고, 화가 날 때는 곤란하게 될 것을 생각하고, 이득이 생기면 의리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용이란 '아홉 가지 태도'로 "걸음걸이는 무겁게 하고, 손은 공손하게 가지며, 눈은 바르게 뜨며, 입은 다물고 있으며, 말소리는 조용히 하며, 머리는 곧게 들며, 숨소리는 정숙하게 하며, 서 있는 모습은 의젓해야 하며, 얼굴빛은 위엄이 있게 한다"는 것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구용 구사 (글로벌 리더-세계무대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알아야 할 아홉 가지 원칙, 2007. 12. 10., ㈜살림출판사)

난지 미술창작 스튜디오는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전속 프로그램으로 국내의 미술가 및 연구자를 양성하기 위한 지원프로그램이다. 2006년 개관을 시작으로 2009년까지 젊은 작가들에게 창작공간 및 여건을 제공하며 2010년을 기점으로 전시, 연구 및 학술, 교류로 세분화하여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구사구용전은 난지 9기 작가들의 지난 1년의 성과물과 더불어 실험정신과 표현의지를 느끼고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9기 작가들은 “구사”, “구용”을 예술적 표현으로 대체하여 구사는 작가들의 9가지 화두로서 현실, 사회, 일상, 예술, 이념, 경험, 정서, 세대, 전통 등이라 할 수 있다. 구용은 이에 대한 9가지 표현으로 1)비가시적인 공간의 의미를 현시, 2)사회 참여적인 양상, 3)일상적인 사물에 독창적 의미 제시, 4)재활용을 통한 고정관념의 타파, 5)새로운 그리기 방식의 제시, 6)공예기법을 통한 예술의 영역 확장, 7)다층적으로 이루어진 관계의 표현, 8)동시대의 새로운 디지털 기술의 활용, 9)소리와 빛을 활용한 표현 등으로 해석된다.  

현대의 예술은 철학과 상보적인 관계를 이루며 예술은 자신이 왜 예술인지에 대해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전에는 판별의 기준이 작품 바깥에 있었다면 현재의 예술은 자신을 예술로 만들어 주는 정의를 자기 안에 품고 나와야 한다. 현대예술은 ‘숭고’와 ‘시뮬라크르’라는 서로 대립하며 보존하는 두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으며 탈근대미학, 실패한 주체에 대한 해체를 통해 미리 존재하는 상투적 틀을 전복하고 끊임없이 창조적 재해석, 새로운 것을 생성하는 새로운 유목적 주체가 될 수 있다. –진중권, 현대미학 강의.

   
▲ 마지막 한 사람까지 전멸하라 ⓒ유쥬쥬

발터 벤야민, 마르틴 하이데거, 테오도르 아도르노, 자크 데리다, 미셸 푸코, 질 들뢰즈, 장-프랑수아 리오타르, 장 보드리야르. 이 철학자들이 말하는 것은 조금씩의 차이는 있지만 진리의 개시와 차이의 놀이, 미학에서 결국 동일성으로서의 근대적 주체의 파괴, 인간중심적, 주체중심적 주체의 한계를 짚어내며 차이와 차연, 비동일자를 강조한다.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오면서 시각에서 촉각으로, 재현(모방)에서 현시(개시)로, 유사(위계가 있는 모방)에서 상사(위계가 없는 차이의 모방)로, 인식에서 존재의 차원으로, 유기체에서 파편으로, 아름다움에서 숭고로 나아간다. 세계대전과 나치, 전체주의에서 알 수 있는 근대적 주체의 실패는 이렇게 현대에서 해체로 탈바꿈한다. 오랜 역사로부터 전해지는 현전(개시)과 해체의 대립, 실재와 관념의 대립은 현대에 와서는 독일 철학자들이 터를 닦았고 프랑스 철학자들이 발전시킨다. 그들이 말하는 차이의 철학은 어떠한 의미를 고정시키려는 것이 아닌 다양한 의미복합체, 해석복합체로 남아 주객의 구별에 앞서 예술의 진리는 인식되는 것뿐 아니라 사건으로, 인식에 앞서 예술을 예술로 만들려 한다. 이제 예술의 진리는 예술가만의 진리가 아니라 예술작품 진리 그 자체의 진리다. 혹은 기표의 차이일 뿐이다.  

숭고시뮬라크르는 현대미술의 두 키워드다. 예술은 종교적 가치에서 벗어나 재현(모방)해야할 의무로부터 자유로워졌다. 표현에는 자유가 생겼고 의미(기의)보다 형식, 표현(기표)가 중요해진 것이다. 현재에는 모상 없는 복제가 원본을 제압하며 기호와 이미지들은 넘쳐난다(TV영상, 전자이미지 등 전자이미지는 1과 0으로 만들어진 2진법이기에). 매체가 다양해 짐에 따라 예술이 전달해주는 것이 바뀌고 이는 곧 인간의 사유체계까지 바꾼다. 2차세계 대전을 즈음하여 예술운동의 주도권은 유럽에서 미국으로 넘어갔으며 아방가르드(전통과의 단절을 강령으로 삼는다)는 유럽 미술의 전통과 단절하여 미에서 숭고로 넘어온다. 숭고는 인식능력으로 파악할 수 없는 그것의 체험이며 형이상학적 체험, 고양과 격동의 감정에서 우주를 사유할 수 있는 인간이 이성과 사건성의 체험으로 느끼는 기쁨과 모순된 감정 그리고 보이는 것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내며 그 자체에 압도되며 침잠하는 것. (거대한 크기, 위대한 힘, 숭고라는 사건성의 체험) 시뮬라크르는 부정적 묘사(묘사를 포기함으로 인해 이 세상에 묘사할 수 없는 것의 존재를 알리는 것)과 계속된 극점에 다다른 차이는 결국 반대가 되어 차이를 사라지게 해 결국 존재했던 코드인, 동일자의 자기 회기로 계속되는 지루한 반복이 아니라 실재를 사라지게 하고 이는 실재 보다 더 실재같음(하이퍼리얼, 매체를 통해 기록되는 것은 전쟁이 실상이 아닌 편집과 이미지일 뿐이라는 부정성과 더불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정치의 부패를 은폐한다. 허나 창조의 역할을 하는 상사라는 긍정성 또한 있다.)을 만든다. 이는 워홀, 뒤샹 같은 미술적 가치가 사라진 초미학을 도래하고 또한 미니멀 아트, 탈물질화, 개념예술 같은 미적 가치의 사라짐은 역설적으로 숭고함을 만든다. 인간은 계속해서 진리를 드러내고 싶어하는 그 미지의 실체를 예술로 계속해서 의도하고 있는 것이며 차이가 없어져 무가치, 무의미함을 발견했을 때 그 무의미함을 현시하는 것 자체가 사건성이 되어 또다른 하나의 예술이 되는 것을 보인다. (거칠게 요약되었다. 진중권의 현대미학 강의)

   
▲ 나는 안다. 당신이 모를 거라는 것을...ⓒ박천욱

전시는 결국 작품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사람에 대한 이해다. 그래서인지 이러한 작품을 읽어내기란 여간 무섭고 두려운 일이 아니다. 작품을 마주했을 때 그것이 온전한 해석이 아닐지, ‘좋은 작품이란 무엇인지 더 나아가 좋은 예술이란 무엇인지’라는 질문들을 던질 때 단순히 눈으로 담는 전시로 끝나지 않는다. 9기 작가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고 얘기를 나누어 보았다. 각자가 풀어내는 예술의 영역 및 작가의 영역. 좋은 예술은 무엇인지 작가가 주체로서 시작으로 말할 수 있는 영역은 어디까지 인지, 이 작품은 성공한 작품이라고 말하여질 수 있는 것인지, 작품에는 분명 작가의 실패가 드러난다는 점, 다양하고 어딘가 정답의 영역으로 넘어가려는 계속되는 시도는 이전까지 전시회에서 느낄 수 없었던 살아있는 느낌을 주게 했다. 미지의 영역에 대해 계속해서 찾으려는 몸부림. 작품 안으로의 진리의 정립, 그 차이와 차연(의미는 고정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차이와 하나의 해석에서 다른 해석으로 끊임없이 연기되는 것)에서 오는 다양한 해석은 이성의 영역이 아닌 형상의 언어로 작가들은 말했다. 로고스적인 것이 아닌 타자의 존재 설정으로 인한 관계의 그물망의 선점과 예술에서 사라진 페이소스를 그래도 다시 찾으려는 작가의 열정이 현시되었다.   

예술 속에서 특히 미술은 감성의 영역뿐 아니라 예술철학, 기표(형식)의 이해 더불어 예술사를 통해 역사, 흐름적 사건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의미 복합체인 것을 알게 된다. 분명 미술은 다른 예술보다 어렵게 느껴지고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영역이다. 개념이 아니라 이념을 읽어내야 할 때, 의미와 형식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무엇을 말하고자 함을 계속해서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작품이 쉽게 읽히지 않을 때는 분명 무지에 대한 불편함과 불안함을 유발하지만 걱정하지만은 않아도 될 것 같다. 보이는 것을 통해 보이지 않음을 읽어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현시 혹은 작품 속으로의 진리의 정립. 읽어내지 못했을 땐 무시해도 되고 그저 관조하며 향유해도 된다. 예술은 합리성의 의미정립이 아닌 경험의 본질을 이루는 관계가 선행해야 하는 것이기에. 칸트가 말한 것처럼 철학을 배우는 것이 아닌 철학함을 배워야 한다. .

뿐만 아니라 북서울시립미술관 제 2전시실과 사진 갤러리 2에서는 2월 27일 까지 서울 시립미술관이 전년도 동안 수집한 작품을 선보이는 2015 SeMA(Seoul Museum of Art) 쇼케이스가 열린다. 회화, 드로잉, 사진, 조각, 설치, 뉴미디어 작품 60점을 선보이며 백남준부터 중진, 신진 작가들의 작품으로 서울시립 미술관이 추구하는 시민친화적이면서도 세계적인 미술관, 시각예술의 아름다움, 사회문화 담론을 제시한다.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 작가님들에게 특별한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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