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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좌] #1. 누구나 예술사진을 찍을 수 있다?인스타그램을 넘어 나만의 사진 찍기.
강태욱 칼럼니스트  |  photomel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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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1.14  20: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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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강태욱] 

인스타그램 시대의 생존자들에게…

지난 해 9월 기준으로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4억 명을 돌파했다. 페이스북의 성장동력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인스타그램의 인기는 대단하다.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인스타그램의 성공은 여러 면에서 의미가 크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매일 약 8000만 장이나 되는 사진들이 유저들간에 공유되고 있고, 유저들은 그 사진들에 ‘좋아요’를 누르기 바쁘다. 출퇴근길, 점심시간, 심지어 친구와의 약속장소에서도 인스타그램 상의 현란한 사진들에 좋아요를 누르기 바쁜 모습니다. 그만큼 사진이란 매체는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깊이 들어왔다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도 있지만, 그만큼 한 장의 사진이 가지는 의미 또한 깃털만큼이나 가벼워진 것도 사실이다.

과거 사진을 사진기로만 찍을 수 있던 시대가 지나 우리는 언제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기 하나 이상 쯤은 몸의 일부분처럼 가지고 다닌다. 사진예술의 보편화 측면에서는 이만한 황금기가 없다고 보여지기도 하면서도, 그만큼 예술적 깊이가 사라지는 현실은 이상과의 괴리를 만들어내기에 충분해 보인다. 다행히도 인스턴트 사진의 홍수 속에서 전통적인 카메라 사용을 고집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개척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이 생존해 있다.(인스타그램 팬들이 죽은 자들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 고집 센 생존자들에게 본인이 생각하는 사진에 대한 철학과, 자신만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주고자 한다.

좋은 사진은 거창하지 않다.

테크닉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진을 시작하기 전에 많은 사람들이 지레 겁을 먹고 뒷걸음 치게 되는 이유 중 하나이다. ISO는 뭐고, 조리개는 무엇이며, 셔터스피드, 화이트 밸런스는 무엇인가? 초보자에게 다소 모호한 개념들이 범람하고, 알기 쉽게 알려주는 이도 없기에 금방 포기하고 만다. 하지만 사진을 찍는데 있어서 테크닉은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 오래 전에 보았던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한 장면이 생각났다. 김명민이 그의 제자인 장근석에게 말했다. “기본이 있어야 응용도 있는 거야”.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결국 그 제자는 천재성을 담은 음악을 완성해 냄으로써 가장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사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 분당 판교 까페거리 [2015년 7월], 작가 : 강태욱 (본인)

사진을 통해서 어떠한 가치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주제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혹은 감정이 전달되거나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그 사진은 당신에게 말을 걸어올 것이다. 사진 속의 꽃에서는 향기가 날 것이고, 할머니의 깊게 패인 주름에는 설명할 수 없는 세월의 무게가 실려있고, 도시의 풍경에는 살을 에는듯한 개인주의의 차가움이 느껴질 것이다. 사진이란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무언가를 전달하려는 매개체이다. 어떻게 찍어야 할지를 고민하기 전에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함정이 있다. 꿈보다 해몽이 좋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보잘것 없는 사진을 찍어놓고 장황한 해몽으로 자신의 사진을 포장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미안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사진을 찍을 때에는 멋진 의도와 주제를 상상한다. 많은 화가들이 항구의 밤을 그리려고 했지만 반 고흐만큼 그것을 완벽 이상으로 표현해낸 사람은 없듯이, 의도와 주제를 창의적이면서도 완숙하게 표현하는 스킬이 함께 나타났을 때 비로소 좋은 사진이 된다. 테크닉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때가 되어야 쓸 수 있는 말일 것이다.
 
사진에 정답이 없고, 아무도 사진의 무한한 가능성을 가히 짐작조차 할 수 없지만 사진을 통해 무엇인가 표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적어도 “당신들의 편이 여기있다” 라고 작은 응원을 보낸다. 그 응원과 함께 생각해 볼만한 팁 몇 가지를 소개한다. 사진을 찍을 때 어떤 식으로 생각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을지 모른다.
 
Tip #1. 고정관념을 반전시켜라!

어떤 작품에서나 마찬가지지만 예상을 뒤엎는 반전은 매우 큰 임팩트를 가진다. 사진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강한 인상을 받게 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긴 하지만,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큰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회전목마를 찍어보려고 한다. 회전목마에 대한 보편적인 이미지는 “행복한 가족 나들이”일 것이다. 즐거운 봄날에 놀이공원에서 아이는 회전목마를 타고 즐거워하고, 온 가족이 지켜보다가 아이가 지나가면 손을 흔들고 기뻐하는 “기쁨”과 “행복”의 이미지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밝은 이미지의 목마에 “우울함”(Melancholy)와 “괴기”(Grotesque)라는 의도를 투영하려 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 서울 용마랜드 [2015년 1월], 작가 : 강태욱 (본인)

폐쇄된 놀이공원의 회전목마 사진이다. 말의 감정이 느껴지는가? 무언가를 그리워 하는듯한, 오래 전 자신이 태웠던 예쁜 어린 아이를 생각하는듯,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누군가를 향해 울부짖는 듯한 우울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바로 뒤에 고통스러워 보이는 말 한 필은 의도적인 아웃포커스 조절로 아픔과 절망의 느낌을 표현하였다. 

평소 우리가 본 회전목마의 느낌과 너무나 다르고, 회전목마의 표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을 사람은 없기 때문에 그 잔향이 더 오래가고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사진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은 마치 공포영화의 무서운 장면에서 서커스 광대가 나타났을 때 그 괴상함과 공포심이 배가되는 것과 비슷한 것일지도 모른다. 평소 대상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선입관, 그 일반적인 관념을 깨고 다른 느낌으로 표현했을 때 그 임팩트는 더욱 강렬해진다. 이렇게 보편적 인식을 반전시키는 시도는 보는 이로 하여금 “다르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이것이 바로 나만의 시각이며 감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Tip #2. 부분을 포착하라!


매일마다 유명한 출사지를 찾아갈 수는 없다. 장소에 의존하게 되면 사진이 재미없어진다. 출사지는 거기에서 거기이며, 사진도 비슷비슷해져 사진이 심심해질 수 있다. 카메라만 들이대면 멋진 사진이 나오는 장소들은 흔치 않고, 그런 장소들은 이미 너무 알려져 있어서 인터넷에 비슷한 사진들이 넘쳐난다. 물론 열심히 발품을 팔아 좋은 장소를 찾아내고 멋지게 찍어내는 것은 기본적인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분명히 한계가 존재하고, 오히려 특별하지 않은 무언가에서 특별함을 추출해낼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효율적이다.

   
▲ 스페인 세고비아 [2014년 11월], 작가 : 강태욱 (본인)

이런 사진도 물론 대중적인 면에서는 좋다. 하지만 흔한 장소이고, 특색 없는 사진이다. 내가 찍었지만 세고비아에 갔었다는 인증사진 이상의 의미는 없다. 누구나 이 정도는 삼각대만 있으면 찍을 수 있다. 별것 아닌 소재도 멋지게 찍을 수는 없을까? 유명한 작가들은 싸구려 테이블 하나를 찍어도 그들만의 작품세계를 구현한다. 어떻게 찍어야 할까?

대상의 전체를 담으려고 하는 것은 때때로 독이 될 수 있다. 전체를 프레임에 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풍경사진이 거기에서 거기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슷한 위치에서 광각으로 찍는데 큰 차이가 있을 수 있을까? 나만의 시각을 가지려면 전체보다는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유려하고 특별한 대상이던 별것 아닌 평범한 대상이던 결국 모든 물체는 여러 점, 선, 면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분을 잘 포착하면 기존의 것과 완전히 새로운 구도가 나올 수 있다. 말로는 설명하기 힘드니 다음 사진을 통해서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 서울 이태원 스트라디움 [2016년 1월], 작가 : 강태욱 (본인)

이태원에 있는 아스텔엔컨 스트라디움의 계단을 찍은 것이다. 이 멋진 음악 감상 공간에서 하필이면 계단이라는 피사체를 선택한 것은 사진을 찍는데 장소보다는 시각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층계는 3차원적인 구조이다. 그 부분을 잘라 2차원으로 분석하고, 위와 같은 4분 구조를 떠올려보았다. 어떤 피사체도 해부적으로 해석하려고 계속 시도하다 보면 참신한 구도를 얻을 수 있다. 왼쪽 면은 올라가는 계단(상행), 오른쪽은 내려가는 계단(하행)이지만 저렇게 평면적인 표현을 했을 때 새로운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양 면은 반대 방향을 상징하지만 2차원적 평면에 가두어 기하학적인 느낌으로 묶어버릴 수 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사진의 소재가 될 수 있고, 부분적으로 해석함에 따라 멋지게 담아낼 수 있다.

용기를 드리며...

우리 안에는 서로 다른 특별함이 존재하고 있다. 사진은 그 특별함을 세상에 드러내는 강력한 무기를 우리에게 줄 수 있다. 구글 이미지에 검색하면 수 만 장이 나오는 똑같은 사진을 찍겠는가? 그것은 마치 그 수 만 명의 사람과 나 사이의 차별성을 상실시키는 슬픈 일일 수 있다. 반대로 누구도 찍지 않은 나만의 시각이 담긴 사진은 나 자신을 이 세계에 오롯이 세울 수 있는 표현방식이 될 수 있다. 말은 거창하지만 자신만의 사진을 찍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단 두 가지 예시를 통해서 그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을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조차도 끊임없이 훌륭한 사진들을 통해서 배우고 실험해가는 사람일 뿐이다. 다만 그 높은 이상을 향해 시도하는지 여부가 중요한 것이라 생각된다. 

모두 용기를 가지고 사진에 “나”를 담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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