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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의 화두: 힐링 트렌드리오타르(Lyotard)의 포스트모던미학의 관점으로
양효주 칼럼니스트  |  motu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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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1.06  1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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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uring money into your visual art career,"Where Does All the Money Go? I Am An Artist #19", By Edie Everette | February 24, 2014, http://www.pyragraph.com/author/edieeverette/

 

[디아티스트매거진=양효주] 몇 년 동안 '힐링(healing)'이라는 테마가 사회 전반 곳곳에 지속되고 있다. 힐링 장소, 힐링 북, 힐링 뮤직, 힐링 푸드, 종국에는 그 기세가 '힐링 아트' 로까지 확장되었다. 힐링을 테마로 한 크고 작은 미술전시회가 열리고 서점에 가보면 그림을 통해 ‘위로 받기’, ‘아트 테라피’, ‘힐링 아트 컬러링 북’ 라는 테마의 책이 쉽게 눈에 띈다. 더욱이 이런 책들은 판매 부수도 높다!

 

   
Joseph Beuys, January 1978, by Gerd Ludwig, 출처: 구글이미지

 

미술의 화두가 언제부터 '힐링'이 되었는가? 사실 연일 보도되는 암울한 정치·경제상황, 끝도 없고 보람도 없는 과중한 업무, 영혼 없는 인간관계에 치이고 상처받은 현대인들의 삶을 보자니 인간사와 함께 발전하는 미술사의 흐름이 이에 보조를 맞추는 것이 그리 이상할 일도 아니다. 미술이 ‘선하게’ 기능하겠다는데 굳이 비판받아야 필요도 없어 보인다.

 

미술과 트렌드는 어떻게 관계하는가? 미술사를 보면, 미술은 태생부터 각 시대를 강타하는 트렌드(trend)에 지대한 영향을 받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술가들은 시대의 기호(taste)에 부응하기 위한 '맞춤' 작품을 요구받았고 또 그것에 충실히 응하였다. 예컨대 중세 시대 미술가들은 교황청에서 작품 주문을 받았기에 줄곧 성화만 그린 것이고, 르네상스 때는 인본주의와 이성을 강조하는 사상 탓에 원근법과 인체비례를 엄격히 따지는 수학적·기하학적 미가 성행했다. 우리나라 미술사를 보면 조선시대 왕실 소속 도화서의 화공들은 왕실 행사를 기념하는 두루마기 그림,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는 병풍 그림, 그리고 제일의 영예인 어진(임금의 초상)을 그리는 일을 주 업으로 삼았다.

서양은 18세기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19세기에 들어서는 경제발전과 시민혁명이 잇따르면서 왕권과 귀족의 세력이 무너지고 부를 기반으로 새롭게 등장한 부르주아들이 새로운 지배세력이 되었다. 이런 배경 속에 왕족과 귀족의 후원을 받아왔던 미술가들은 밥줄이 끊기게 되었다. 미술가들의 경제적 상황은 비록 열악해졌으나 한편으로는 고정적인 주문자를 잃었기에 더 이상 주문 제작 그림이 아닌 자신만의 독창적인 주제를 갖고 개성 있는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사실주의와 인상주의 유파의 등장 배경)

 

   
쿠르베,<The Angelus> ,1857, 출처: 구글 이미지

 

그런데 미술가들에게도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들처럼 무명의 설움은 크고, 헝그리 정신만 부여잡고 작업을 지속하기에는 삶이 너무 가혹하기에 컬렉터와 소비자의 기호를 무시하기란 현실적으로 힘들다. 그렇지 않고 홀로 독야청청(獨也靑靑) 하다가는 반 고흐처럼 평생 가난에 시달리다가 일찍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사실 반 고흐 또한 자신의 그림이 인정받고 팔리기를 얼마나 학수고대했던가!)

미국에서 활동 중인 러시아계 2인조 작가 코 마르(Виталий Комар)와 멜 라이드(Александр Меламид)는 1994에서 1997년까지 <사람들의 선택People’s Choice> 연작을 위해 여론조사 전문 업체를 고용하여 시장조사를 하였다. 그들은 십여 개국의 사람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색, 그림의 주제, 그림 양식을 물어보았고 조사 결과를 통계적으로 평균을 낸 뒤, 나라별로의 선호하는 시각적 특징과 비 선호하는 시각적 특징을 반영한 그림을 제작했다.

 

 

"미국에서 가장 선호하는 그림은 식기세척기 정도의 크기에 따뜻한 색조로 칠해진, 유명인과 사슴이 있는 사실적인 풍경화였고, ‘가장 싫어하는’ 그림은 문고판 크기의 모더니즘 양식 추상화였다. 반면 (2,462명의 중국인을 표본으로 조사한 결과)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그림은 벽면 크기에 흰색과 청색, 녹색이 섞여 칠해진, 사람은 없고 동물만 있는 풍경화였다. 쿠마르와 멜러 미드의 작업은 ‘미술의 디자인이 다른 소비재처럼 여론조사의 지배를 받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한다."

(진 로버트슨, 크레이그 맥 다이얼 지음, 문혜진 옮김, <테마 현대미술 노트>, 두성북스, p.342)

 

여론조사 통계표 결과가 보여주는 '대중의 기호'에 따라 철저히 맞춤 제작한 그림은 과연 사람들에게 훨씬 높은 미적 만족감과 깊은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일까?

 

   

Joseph Beuys, ,<wie man dem toten Hasen die Bilder erklärt>, 1965, 츌처: 구글이미지

 

현대미술의 좌표를 좀 더 냉철히 진단하기 위하여 우리는 포스트모던철학의 권위자 리오타르(Jean-Francois Lyotard)의 글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리오타르는 그의 유명한 저서 <포스트모던의 조건 The Postmodern Condition: A Report on Knowledge>에서 자본의 힘에 따른 예술 · 예술가들의 역할 변모를 경고하고 있다.

 

리오타르는 예술이 치유의 목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예술가들이 선대 예술가들에게로부터 사사받은 예술의 내러티브 그리고 예술의 (본질적) 역할에 대해 자성적인 질문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the painter and novelist must refuse to lend themselves to such therapeutic uses. They must question the rule of the art of painting or of narrative as they have learned and received them from their predecessors.”

 

또한 리오타르는 자본과 힘을 갖춘 컬렉터·갤러리·소비자의 취향을 따라가는 절충주의(Eclecticism)에 빠진 트랜스-아방가르드 예술가(trans-avantgardist) 들을 향해 포스트모던의 핵심 특징인 ‘위반의 의지’를 결여했다며 날선 비판을 마다하지 않는다. 리오타르의 지적에 따르면 트랜스-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은 작품이 갖추어야할 미적 기준(aesthetic criteria)은 결여한 체 오직 자본사회가 요구하는, 자본가들이 수용하고 그들의 지갑을 열게끔 만드는 것이라면 ‘무엇이던 간에’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뽑아낼 뿐이다.

“trans-avantgardist – art panders to the confusion which reign in the ‘taste’ of the patrons. Artist, gallery owners, critics, and public wallow together in the ‘anything goes’ - But this realism of the ‘anything goes’ is in fact that of money; in the absence of aesthetic criteria – just as capital accommodates all ‘needs’ - purchasing power.”

 

   
제프 쿤스,“Made in Heaven,” 1989, is just one in a series of pornographic images of Koons and his ex-wife, Ilona Staller.
   
Jeff Koon's Lady Gaga Artpop album, 출처:구글이미지

 

그런 작품들은 리얼리티가 결여되어 있으며 칸트 미학의 ‘숭고미’가 없다. 작품을 향한 치열한 고뇌와 작업적 시도를 결여하고서 체제에 순응하고 트렌드에 민감하여 돈과 유명세를 쫓는 예술가들의 작품은 사실상 포르노그래피(pornography)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Pornography- it is becoming a general model for the visual or narratives arts which have not met the challenge”

 

리오타르는 현대미학이 던져야 할 물음은 ‘무엇이 아름다운 것 인가?’ 가 아닌 ‘무엇이 예술이 될 수 있는가?’ 라는 것이며 예술은 우리의 이성이 과거 나치와 스탈린이 주창한 ‘하나의 보편성, 총체적 체제’ 속에 가두어지지 않도록 해방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칸트의 미학이 말하는 숭고의 정서는 ‘고통과 쾌’가 동시에 동반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예술이 품은 이상과 이를 드러내고자 하는 예술적 시도는 결코 만족될 리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예술의 정신과 도전은 아름답고 가치가 있는 것이다.

 

   
Paul Klee, Castle in the Sun, 출처:구글이미지

 

‘힐링’은 좋은 것이다. 그리고 필요한 것이다. 미술이 제공하는 혹은 역할에 ‘치유’의 기능이 추가 된다고 해서 나쁠 일이 무언가? 하지만 예술이 맹목적인 트렌드 추종으로서의 ‘힐링’으로 치환되고자 한다면 이는 다른 말이다.

예술의 목적이 무조건적인 대중 소비재도 아니요 부자들의 재테크 수단도 아니듯 예술이 힘의 논리·추세에 따라 이래저래 꼴을 바꾸는 돌연변이성이 되서는 안 된다 -그것이 설령 치유의 목적으로 선하게 쓰임 받는다 하더라도- 이는, 특정 예술의 ‘해석으로서의 힐링'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다만 현대미술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는 힐링은 앞서 리오타르가 지적을 했듯이 "무엇을 예술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라는 문제제기의 필요성을 일으킨다.

소란스러운 소비시장에 빠져 허우적대는 ‘대량생산 예술품’에 맞서 진실한 예술 –예술을 감상하는 주체로서의 감상자가 독자적 해석을 하는데 방해하지 않으면서, 보이는 것 그 너머의 세계·사상을 사유할 기회(혹은 생각할 거리), 감성의 근육을 키우게 하는- 을 지킬 수 있어야한다.

 

사실 예술은 –작위적인 감성 팔이 주제가 꼭 아니더라도- 존재 자체로서 이미 힐링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메뉴얼이 있는 닫힌 사회를 향해 예술은 창의력을 통한 가능세계를 보여주고, 감상자로 하여금 발상의 전환과 사고의 지평을 넓혀주며, 감상자의 감각을 자극하여 감성적 울림을 주는 것 만 으로도 세상이 둘러쳐 놓은 정답을 뛰어넘는 지각적·감성적 희열을 맛보게 한다.

예술이 자본시장의 과열된 트렌드 경쟁에 같이 뛰어들어 '맞춤형 상품'을 내놓느라 동분서주 해야만 대중과 친해지고 그것의 가치를 유지하는 길은 아닐 것이다.

 

"Art does not reproduce what we see. It makes us see."

-Paul Klee-

 

세기를 거쳐 오며 ‘이데올로기’의 전복, ‘양식’의 전복을 거듭해온 예술은 그 어디에도 기생하지 않는, 오만하지 않으나 독자적인, 그것만의 ‘리얼리티’와 ‘아이덴티티’가 절실하다.

 
   
 
   
양효주 미술 칼럼니스트

 

학부와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전공했습니다

시각문화예술, 미학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미술쟁이 글쟁이로 쭉 살고픈 올해 서른한 살 처자입니다.

blog.naver.com/bomnal0407

페이스북페이지: 효주‘s 휴머니스트 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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