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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도시 베를린에서 만난 사람들연재 인터뷰 01. DNA- Die Neue Aktionsgalerie Berlin 수석 큐레이터 김서영.
이정훈 칼럼니스트  |  eliaslee3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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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01  22: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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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인터뷰를 기획하면서>

 

카셀도큐멘타(dOCUMENTA Kassel) 및 비엔날레, 트리엔날레와 같은 세계 주요 예술 행사를 개최하면서 자타공인 국제 사회에서 주요 예술 흐름을 선두하고 있는 독일. 그 중에서도 몇 년 전부터 예술가들 및 예술계 종사자들의 이목이 집중되어 온 베를린. 독일 안에서도 수도라고는 믿기지 않는 저렴한 집세와 생활비 그리고 다양한 문화의 집합이라는 이유에서일까 베를린은 흔히 말하는 예술가들이 사랑하는 도시이다. 미술계의 핫 플레이스인 이곳에서 필자는 다양한 예술계 종사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생각과 철학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연재 인터뷰를 통해서 마련해보고자 한다.

 

 

연재 인터뷰의 첫번째로 현재 베를린DNA 갤러리의 김서영 수석 큐레이터와의 만남을 가져보았다.  그녀는 현재 서울과 베를린을 오가면서 오는 11월 27일부터 내년 1월 27일까지 진행되는 전시“Evidence’’를 준비 중에 있다.

 

 

 

이정훈(이하 ,,이’’): 안녕하세요. 바쁘신 와중에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편하게 진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2011년부터 베를린의 수 많은 갤러리 중에서도 베를린 현대미술계의 주요 구역인 아우구스트 거리(August Str.)에 위치한 DNA (Die Neue Aktionsgalerie)에서 수석 큐레이터로서 전시 기획부를 담당하시고 계신데 언제부터 DNA Berlin에서 기획을 시작하시게 됐나요?

 

김서영 (이하 ,,김’’): 제가 초기에 A Radical Place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었어요.  이 프로젝트에서 조해준 선생님과 함께 새로운 구술 드로잉을 제작하여 선보일 계획이 있었어요. 이 프로젝트는 동독에 계셨던 한국학자들 그리고 독일분들을 만나뵙고 그분들이 평양에서 공부하면서 혹은 일을 하면서 경험하셨던 북한의 내용을 발췌해서 기록 (documentary) 방법을 통해서 전시에서 보여주는 기획이었습니다.
 

저는 이 전시를 통해서 대중에게 북한과 한반도의 분단역사에 대해서 알리고 싶었어요. 이를 위해서 예술 공간을 알아보던 중에, DNA Berlin이라는 갤러리를 접하게 되었어요. 이 공간은 베를린 중심가에 위치해 있을 뿐만이 아니라 과거 독일 분단 상징인 베를린 장벽이 있었다는 역사적 층위를 표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이처럼 DNA Berlin의 장소성 성격이 제가 준비한 프로젝트의 취지와 잘 맞았고, Die Neue Aktionsgalerie (새로운 행동의 갤러리)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품의 전위적 접근 방식과도 잘 부합했어요. 이후 DNA Berlin의 CEO인 Johann Nowak 대표님과의 많은 이야기를 통해서 전시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아시아 국가들, 특히 한국, 중국, 일본의 주요 미술공간과의 연결이 되면서 계속해서 전시 기획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이번에도 역시 DNA Berlin에서 11월 27일부터 선보일  전시 “Evidence’’가 서울과 베를린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이번 전시의 컨셉 혹은 배경에 대해서 말씀해주시자면?

 

김: 개인적으로 Evidence라는 주제에 예전부터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증언적 이미지가 미학적으로 발전해온 과 정과 역사적 형태나 내러티브를 주제로 작업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관심있게 봐왔고 이러한 주제로 전시를 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해왔어요.

유럽을 보면 이러한 증거적인 미학에 대해 프랑스와 독일의 고전주의 미학에서 여러차례 담론이 형성 되었지만, 이런 주제가 아직까지 현대시각예술에 크게 부각되어 다루어진 적이 없어요. 그리고 오늘날 주도하고 있는 유럽 예술현장의 경향들이 아시아성에 대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생각을 통해서도 이번 전시에 접근할 수 있었어요. 우리가 알고 있는 아시아의 근대 역사라는 것은 시대적인 흐름에서는 해방으로부터 자유주의로 이어지는 급속한 변화 형태로, 그 시점을 들여다보면 서구의 이원론적인 냉전 역사가 주도적인 편입니다. 그런데 공부를 하다 보면 이게 아닌 경우가 굉장히 많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우리나라처럼 식민지배역사와 민족전쟁을 경험한 나라가 더 나아가 민주화 항쟁에 이르기까지 큰 틀에서 볼때 서구 제국주의 영향 속에서 정치적 분단이 되었지만 그 이질감은 내부에도 지역감정주의로 번져있습니다. 하지만, 작은 틀에서 볼때는 분단을 통해 찢어진 가족의 역사, 그리고 이런 가족 안에서 생긴 개인의 희생가치들이 존재하거든요. 우리의 역사의식은 이러한 개인에 대한 아픔의 이해보다도, 과거 이데올로기 냉전 역사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상처와 아픔이 하나하나 그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 단순히 눈에 보이는 이데올로기로 판단하다 보니까 그 안에 자리하고 있는 내용들이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할수 있겠네요.

 

김: 그렇죠. 그동안 사회 통합적인 접근으로 해결하려고 했지만 해결하지 못하고 있잖아요. 최근의 예술적 경향들이 다루고 있는 리얼리티는 바로 이러한 역사 사실을 통해 현실을 직시하고 과거를 재조명하는 것을 나타냅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이번 전시의 컨셉도 증언적 이미지가 표현하는 사실, 증거적 역할 뿐만이 아니라 그것이 예술을 통해 어떻게 재구성이 되는지 주목합니다. 이러한 시도는 사회적, 정치적, 문화 역사적 차원에서 재해석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시의성도 있구요.

 

 

이: Evidence라는 컨셉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번 전시가 어떤 의도로 기획이 되었는지 확실히 파악이 되는 것 같네요. 이번 전시 뿐만이 아니라 전시를 통해서 다가올 새로운 반응들이 더욱 기대됩니다. 기획을 통해서 시도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를 해주시자면?

 

김: 예술의 가능성은 굉장히 크니까요. 지역전문가도 예술적 역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어느 지역의 문화적, 장소적 특수성을 보여줄 수 있는 개성이 예술 작품으로 채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술의 형식과 장르는 다양해서 이를 총체적으로 기획, 연출하는 큐레이터가 지역 발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예술을 통해서 또 다른 차원의 사회적, 정치적 그리고 지역문화적인 발전까지 기대를 할 수 있다고 이해 할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이러한 기대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아티스트들만인건가요?

 

김: 아티스트 뿐만이 아니라 큐레이터도 그러한 역할을 하죠. 아티스트들은 그들의 작품을 통해서. 그리고 큐레이터들은 그들의 전시기획을 통해서 역할을 한다고 봐요. 그리고 저는 예술 맥락은 굉장히 다양한 형태와 방법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아티스트, 큐레이터 뿐만이 아니라 또 다른 누군가가 그 역할을 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가능성을 기대할 수도 있겠죠.

 

 

이: 위에서 말씀하신대로 다양한 예술 맥락의 한 형태 혹은 방법으로서 김 수석 큐레이터께서는 전시기획을 해오고 계시는거라고 할 수 있겠네요.

 

김: 그렇죠. 위에서 말한대로 큐레이터도 아티스트들처럼 전시 기획을 통해서 새로운 사회의 패러다임을 구성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이: 이러한 역할을 국내가 아닌 주로 베를린에서 수행하시는데, 전 세계의 수 많은 나라와 도시들 중에서 독일, 베를린에서 전시 기획을 주로 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김: 우선은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예술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는 점이 전시 기획을 하는 사람으로서 좋은 환경인 것 같아요.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 단순히 전시 오프닝에 참석하고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는데서 그치는게 아니라 작품과 전시 의도에 대해서 진지하게 접근하려고 하는 진정성 있는 태도가 인상 깊어요. 예술가로서, 큐레이터로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베를린이라는 장소의 특수성은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들에도 잘 부합하고 있습니다.

 

 

이: 앞으로 큐레이터로서 길을 걸어갈 젊은 친구들에게 몇 마디 해주시자면?

 

김: 나이가 아직 어린 만큼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다양한 매체의 발전으로 여러가지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으니 이를 적극 활용해서 젊은 열정으로 예술에 대한 공부를 진지하게 꾸준히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 앞으로 큐레이터 길을 갈 젊은 친구들이 김 수석 큐레이터님의 말씀을 잘 새겨들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주시자면?

 

김: 앞으로도 한국과 독일을 오가면서 전시 기획을 진행하게 될 것 같아요. DNA Berlin에서의 전시 뿐만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박사과정 학업을 위해서도 독일에 자주 올 일이 있을 것 같아요.

 

 

이: 앞으로도 독일과 한국에서 전시들 기대하겠습니다. 그리고 박사과정도 무사히 잘 마치시길 바랍니다. 다음번에 또 다른 좋은 기회로 만나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김: 네. 감사합니다.

 

 

 

   

▲ 지난 2015년 2월 13일부터 3월 31일까지 독일 DNA 베를린에서 열린 "경계의 잔상과 투영 Making Border: Afterimages and Projections" (기획:김서영) 에서 김서영 수석 큐레이터가 참여작으로 일부 공개된 한국정전협정문의 첨부 지도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출처: 이정훈

 

   

▲ 김서영 수석 큐레이터가 "예술과 건축: 토폴로지” 전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 이정훈

 

 

*김서영

 

김서영은 독일 베를린자유대에서 문화역사학 미술사학으로 학위를 취득하였다. 독일 베를린 Die Neue  Aktionsgalerie 수석큐레이터를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역임하였으며, 미국 하버드대, 독일 베를린자유대, 각 연구소에서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독일 프로이센 문화재 재단, 독일 국립박물관연합에서 전문가워크샵을 추진했다. 최근 독일에서 한반도 비무장지대를 소재로 공공 공원 전환 연구 논문을 발표하고 관련 국제 학술대회를 추진하고 있다. (www.placeradical.org)

 

*전시 정보
 

“Evidence”는 예술 문화사가 낳은 역사적 산물의 증언이며 이 전시가 재현하는 증언의 역사는 과거, 현재, 미래를 이어가는 새로운 관점의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이 전시는 김서영 큐레이터의 제안으로 차재민, 최원준, 마리엄 가니, 클레멘스 클라우스, 딘 큐 레, 마리아나 바실레바, 야오 루이중이 참여했으며 오는 11월 26일에 개막하여 내년 1월 27일까지 독일 베를린 DNA에서 개최된다. 문의: +49 (0)30 28 59 96 52  홈페이지: www.dna-galerie.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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