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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딜리아니 展몽파르나스의 전설
이태경 칼럼니스트  |  dlxorud1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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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8.14  00: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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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딜리아니전 공식 포스터

[디아티스트매거진=이태경]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초상 화가이자 잠시나마 조각가이기도 했던 ‘모딜리아니’의 삶을 이처럼 잘 묘사한 문장이 있을까. 아마데오 모딜리아니(Amadeo Modiliani 1884~1920)는 이탈리아 태생의 화가이다. 짧은 생애와 그의 일생을 따라 다닌 빈곤함과 병약함은 그를 예술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했다. 그렇지만 그런 불운이 일관된 ‘모딜리아니’만의 애수에 찬 화풍을 만들었는지 모른다. 세계 어느 미술관을 가도 그의 작품을 세 점 이상 함께 보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뿔뿔이 흩어진 삶의 파편들을 이어 붙여 그의 생애를 서사적으로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가 그래서 더욱 의미 있다. 초상화 속 인물들은 후원자, 연인, 그가 기용한 모델 등 다양하지만 주로 지인으로 그의 예술관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이들이다. 사후에 이 그림들이 제 가치를 인정받으며 그의 생애는 몽파르나스의 전설로 불리게 된다.
 

야수파, 입체파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지만 사조를 규정하기 힘든 그의 그림의 특징들은 매력적이다. 붓 터치는 두텁고 역동적이지만 단조로운 배경의 구성에 의해 절제되어 녹아든다. 그 배경은 모딜리아니 특유의 음울한 분위기를 더한다. 목이 길고 마른 사람들. 기묘한 느낌의 눈과 비스듬한 각도는 사람의 형태라기보다 원혼의 그 것 같아서 보는 이에 따라 섬뜩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법하다. 모딜리아니는 “누군가의 영혼을 아는 순간에 눈동자를 그렸다” 라는 말을 남긴다. 어떤 이와 교감한 모딜리아니는 그 혹은 그녀의 감정뿐만 아니라 내면의 깊은 곳 까지도 화폭에 옮겨냈고 작품 간의 형태적 유사성이 짙지만 모든 작품은 저마다 고유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영적인’ 느낌의 원천은 바로 눈이다. 이 때문에 전시장 안은 저마다의 시선으로 가득하다. 작품을 보는 사람들과 그런 관람자들을 응시하는 작품들. 어느 방향에서 보든지 그림 속 인물은 관람자와 눈을 맞추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한다. 심지어 눈동자가 없는 그림일지라도 눈에서 그 그림의 고유한 기운이 우리를 감싸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때 기술시대 복제 예술작품의 저자 발터 벤야민이 남긴 말이 떠오른다. 아우라의 경험은, 인간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반응형식을 무생물 또는 자연적 대상과 인간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에 옮겨놓는 데 있다. 우리가 시선을 주고 있는 자나, 시선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자는 우리에게 시선을 되돌려준다. 우리가 어떤 현상의 아우라를 경험한다는 것은 시선을 되돌려 줄 수 있는 능력을 그 현상에 부여하는 것을 뜻한다.시선을 나누면서 모딜리아니의 그림에서 아우라를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초상화 속 인물과 일시적으로 정서적인 교감을 맺는 듯 한 느낌을 받는다.
 

  어떤 위대한 화가들은 신적인 표현력으로 외면을 그대로 재현한다. 그러나 또다른 위대한 화가의 신적인 능력은 절제된 표현력으로 내면을 담아내는 데 있다. 이렇듯 진정한 예술은 인간의 내적 및 외적 실체에 대한 근원적 통찰을 이끌어 내는 매개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전시 도입부에 나오는 그의 후원자였던 폴 알렉상드르는 가족의 초상화를 가능한 많이 그에게 맡긴다. 이 의사도 유복한 것은 아니었지만 오로지 예술을 사랑하고 가난한 예술가를 후원해주고 싶은 순수한 마음이었다. 그러한 ‘선구안’의 대가로 사후에 위대한 예술가로 사랑받는 모딜리아니의 그림에 담겨 많은 이들과 영혼의 교감을 나눈다. 예술에 대한 순수한 열정은 바로 이름 모를 누군가도 몇세기를 뛰어넘어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는 위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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