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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이 가르쳐준 '여행의 기술'겨울 후쿠오카 여행기
박유신 칼럼니스트  |  pyousin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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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7.25  01: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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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이 가르쳐준 '여행의 기술'> 

[디아티스트매거진=박유신] "당신의 삶이 예술이다." THE ARTIST MAGAZINE

   
 

 

내가 알랭 드 보통을 처음 만난 건 재작년 겨울 종로 영풍문고에서였다.

1년 365일 외국소설 베스트셀러 코너를 지키고 있던 알랭 드 보통이라는 작가의 책들이 그날따라 눈에 잘 띄어서인지 나는 <우리는 사랑일까>라는 책을 열두 페이지 정도 읽어보고 바로 계산대로 향했다. 그리고 집에 가자마자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사랑과 섹스라는 어쩌면 질펀하고, 이해하기 오묘하기도한 인간의 감정을 위트있고 분석적인 문체로 재치있게 표현하다니!

<러브 액츄얼리>를 보고 휴 그랜트를 짝사랑하는 일은 있어도, 책을 읽고 그 작가를 짝사랑하는 일은 절대 없었던 나는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 이라는 교양 에세이를 읽고 나서야 알랭 드 보통을 향한 일방적인 짝사랑을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 <여행의 기술>을 통해 나와 모든 독자들에게 어디로든 제발 떠나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해준 알랭 드 보통과의 후쿠오카 여행이 12월 크리스마스 이브에 시작되었다.

   
 
   
▲ 정치, 연애, 심리, 철학 등 폭넓은 지식과 그만의 감성으로 전세계 수많은 독자들과 소통하는 알랭 드 보통.

누구나 여행을 가기 전에는 팝콘만큼이나 잔뜩 부푼 설레임과 기대감을 안고 간다. 이런 기대감은 주로 여행을 준비할 때 꼼꼼히 살펴 보았던 여행 안내 책자와 여행 정보 사이트, 여행 블로그 등으로부터 얻는다. 후쿠오카로 출발하기 바로 전날 나와 친구는 미리 찾아 둔 후쿠오카의 각종 맛집들과 화려한 쇼핑몰, 그리고 다이묘 거리의 디저트집 사진을 보면서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설레임에 잠을 설쳤다. 후쿠오카에 도착한 첫날 우리는 호텔에 짐을 맡기고, 지하철역과 쇼핑몰이 복합된 ‘JR하카타시티’ 지하에서 아침으로 라멘을 먹었다. 밥을 먹고 ‘100엔샵’과 ‘도큐핸즈’ 쇼핑몰을 구경했는데, 도큐핸즈는 얼마나 넓고 높은지 한층 한층 올라가면서 구경할때마다 진이 빠지고 다리가 아파왔다. 체크 인 시간까지 세시간을 돌아다니다가 호텔 로비에 도착했는데 우리 둘다 로비 의자에 앉아 말없이 삼십분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여행의 기술>에서는 이러한 여행 가기전의 기대감과 여행에서의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여행을 거부하는 데제생트의 일화를 설명하고 있다. J.K. 위스망스의 소설 <거꾸로>의 주인공인 대제생트 공작은 여행에 대한 책을 읽고 늘 여행을 갈망하지만, 자신이 생각했던 여행과 실제 여행이 다르다는 것에 회의를 느끼고 다시는 여행을 시도하지 않았다. 기대감과 현실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나머지 즐거움을 찾아 메꾸어 나가는 것이 현명한 여행의 기술이다.

후쿠오카에 가기 전 내 머릿속에는 다이묘 거리의 디저트집과, 1분 1초도 나를 지루하게 하지 않을 것 같은 도큐핸즈 뿐이었다. 여행 안내 책자에서는 누구도 나에게 도큐핸즈가 4층 위로는 정말 흥미로운 것들이 없다고 말해주지 않았고, 복잡한 다이묘 거리에서 헤멜 위험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에 도착해서는 우리가 생각했던 도큐핸즈의 흥미로움과 다이묘 거리의 아기자기함외에 다른 부수적인 것들(다리 통증, 길 잃음, 모퉁이에서 밟은 개똥 등)또한 함께 딸려오기 때문에, 우리는 여행 전 기대감과 여행 중 현실 사이의 차이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 딸기 커스타드 크림 타르트가 정말 맛있는 카페 '키르훼봉'.

우리는 스마트폰의 구글 맵의 도움으로 호텔에서 다이묘까지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었다. 다이묘는 우리나라로 치면 삼청동과 신사동 가로수길을 닮은 동네인데, 소박하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골목 골목마다 보물찾기 하듯이 신기한 가게들이 콕 콕 박혀 있다. 버스보다 자전거가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일본 사람들은 남녀 노소 나이 불문하고 자전거를 주로 애용한다. 여기 다이묘 거리에도 페인트 칠이 벗겨진 자전거 수십대가 곳곳에 세워져 있다. 번화가인 호텔에서 벗어난 곳이라서 그런지 건물 벽돌이나, 칠이 벗겨진 자전거들, 약소한 라멘집들과 디저트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이곳은 말 그대로 참 ‘이국적’이다.

   

▲ 다이묘 거리에서 발견한 빈티지샵. 닫혀있어서 아쉽게도 들어가보진 못했다.

 

   
▲ 다이묘 거리에서 겨우 찾은 꼼데가르송 플래그쉽 스토어.

알랭 드 보통은 암스테르담의 거리의 건물들 사이에서 이국적인 정취를 느꼈다. 그는 빨간 현관문 앞에 서서 이 곳에서 남은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고 말했다. 외국까지 와서 고작 빨간 현관문과 같이 작은 것에 매료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일본까지 와서 안장이 비뚤어지고 페인트 칠이 벗겨진 낡은 자전거에 매료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때 알랭 드 보통이 명쾌한 해답을 던져준다. “이국적이라는 말을 좀더 일시적이고 사소한 맥락에서 생각한다면, 외국에서 만나는 장소의 매력은 새로움과 변화라는 단순한 관념으로부터 나온다. ...우리는 외국의 요소들이 새롭기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이나 신조에 좀더 충실하게 들어맞기 때문에 귀중하게 생각 할 수도 있다. 이것은 고향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것일 수도 있다. ...우리가 외국에서 이국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고향에서 갈망했으나 얻지 못한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 로큰롤 음악과 칵테일, 그리고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하드록 카페 (Hard rock cafe)
     
 
     
   
▲ 비틀즈의 음악이 흘러나올때쯤 주문했던 체리 칵테일과 마티니가 나왔다.

대제생트처럼 방구석에서 여행책자만 읽고, 세계지도를 들여다보며 여행에 대한 행복한 상상을 하고만 있느냐, 여행을 실행에 옮기느냐는 선택의 문제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 책의 한 페이지를 읽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앞으로 수많은 시간들을 더 살아가고, 라디오헤드의 노래 Fake Plastic Trees처럼 플라스틱같이 매정한 사회에서 보내야 할 텐데, 여행 없는 삶이란 정말 숨막히는 화생방같이 느껴질 것이다. 후쿠오카에서 찍은 수백장의 사진들을 보고 있는 나의 옆에서 알랭 드 보통이 주저 말고 언제든지 여행을 떠나라며 또 다시 나를 부추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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